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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내안의모든감정.인사이드아웃(Inside Out.2015)

by 꿈꾸는구름 2019.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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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우리의 감정들. 슬픔이, 소심이, 버럭이, 까칠이,기쁨이 (다음 발췌)

  '인사이드아웃'은 우리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리상태를 기발한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캐릭터들을 이용하여 잘 보여 준 '픽사'의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은 12살의 라일리라는 소녀인데, 감독인 피트 닥터가 자신의 딸인 '엘리'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다가 12살인 딸의 심리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이를 경험으로 영화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12살의 나이는 어린아이에서 청소년으로 성장해나가는 중요한 시기의 나이로 심리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유아기에서 청소년기로의 변화는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많은 성장을 하는데, '사춘기'라는 일생일대(자신이나 부모나 동일한 의미로)의 중요한 시기를 지나게 되는 것이다. 

중심적인 두 주인공 슬픔이와 기쁨이 (다음 발췌)

  주인공인 라일리의 감정중에서 중심이 되는 감정은 '기쁨이'이다. 다섯가지 감정중에 '기쁨이'를 중심으로 감정들이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 감정의 통제를 의논하고 대응해 나간다. '기쁨이'는 라일리의 핵심 감정이었던 것이다. 핵심 감정은 우리 감정의 기본값을 구성하는 감정으로 가장 쉽게 느끼는 감정이자 마음의 주춧돌이 되는 감정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방식도 다르지만 핵심감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에서도 각각의 반응이 다르게 나오는 것이다.

주인공 라일리의 핵심 감정인 '기쁨이' (다음 발췌)

  라일리의 핵심 감정인 '기쁨이'는 라일리가 이전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자신에게 갑자기 다가온 모든 스트레스를 이기고 낙관적으로 자신의 난관을 '기쁘게' 이겨나가기를 바란다. 그것이 바로 라일리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라일리에게 닥친 이번 위기는 통제가 잘 되지 않는다. 당연히 힘든 상황인데 그것을 기쁘게만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힘든 상황에서는 당연히 힘든 감정이 일어나는 것인데도 비쁨이는 어떻게든 모든 상황에 기쁨이만의 색조를 불어넣으려 동분서주한다. 그러나 기쁨이의 노력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감정 통재 시스템에 위기가 찾아온다.

위기를 맞이하는 기쁨이와 슬픔이 (다음 발췌)

  '슬픔이'의 존재에 대한 편견을 나 역시 가지고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기쁨이라는 존재는 항상 밝고 떠들썩하게 하고 나를 웃게 만드는 소중한 존재라는 편견 아닌 편견에 그런 감정만이 옳은 감정이라는 편협된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지 않았나. 그리고 그런 감정만을 남에게나, 특히 나에게 강요하면서 살아오지 않았나 하는. 그래서 내가 떠나 보낸 소중한 슬픔이라는 감정이 제대로 치유되지 않은 채 내 안을 처연하게 떠돌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우리안의 모든 감정은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것인데 말이다.

공존해야하는 기쁨이와 슬픔이 (다음 발췌)

  어떻게라도 라일리의 좋은 감정을 유지하려는 '기쁨이'처럼, 우리는 되도록이면 '슬픔이'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기 위해 애를 쓰며 살아간다. 우리는 감정이 슬픔에 머무는 것을 꺼려하고 슬픈 사람들을 멀리한다. 약해질까 봐 자신을 방어하고 부정적인 감정에 압도당할까 봐 두려워한다. 화내는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하고 싫은 감정을 솔직하게 내색하지 않고 좋은 척, 괜찮은 척하는 것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걸 감정을 통제한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서로에게 무작정 낙관주의를 권하며 슬픈 얼굴을 마주하기 힘들어하지만, 모든 감정에는 그 나름의 의미와 역할이 존재하는데 이를 부정하는것도 바로 자신들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인 버럭이 (다음 발췌)

  '버럭'으로 대변된 분노감정은 사람들이 자주 회피하고 무시하며 뜨거운 감자처럼 여기는 감정이기도 하지만, 분노를 느끼는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편안하게 느끼는 자신만의 경계를 존중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고,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다.  '까칠함' 역시 우리가 원치 않는 자극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소심'해지는 마음 덕분에 우리는 우리가 무모하게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이처럼 일견 긍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감정에도, 부정적인 것처럼 보이는 감정에도 그 나름의 한계와 역할, 기능이 있다.

라일리의 꿈들 (다음 발췌)

  우리는 자주 우리가 너무 감정적이 되는 것을 걱정하지만 사실 우리가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일은 감정의 과잉이 아닌감정의 정체와 그에 따른 무감각, 무감동인 셈이다. 흐르지 않는 감정들, 느끼려하지 않는 감정은 억압하거나 외면한다고 다른 곳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영화 속 '기쁨이'도 처음에는 '슬픔이'가 커지는 것을 경계하며 슬픔을 작은 동그라미 안에 가두어 슬픔 이의 행동반경을 제한하고자 하지만 슬픔과 함께 하는 여러감정의 여정을 통해 기쁨은 결국 슬픔의 존재와 이유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라일리의 기억들 (다음 발췌)

  영화는 단순히 우리의 감정에만 주목하지는 않는다. 감정들의 기억으로 그리고 이 기억들이 우리의 성격으로 우리의 마음속에서 뼈대와 살을 만들어 나가는 모습으로 확장되는 것, 그럼으로써 한 사람의 복잡하고도 소중한 정신세계를 만들어가는 한 사람의 내면의 복잡다단하면서도 체계적인 감정과 기억, 성격의 구조를 라일리의 정신구조를 따라가며 명확하게 그려주고 있다. 그럼으로써 매 순간마다 새로운 위기를 접하며 그 위기가 우리 안에서 이끌어낸 감정들, 그 감정들과 연결된 기억들이 삶의 선택의 순간마다 나타난 한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 기준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라일리의 상상속 친구인 '빙봉' (다음 발췌)

  영화에 등장하는 '빙봉'의 존재를 잘 살펴보면 우리의 성장에 대한 이면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빙봉'은 어린 라일리가 만들어낸 가상의 친구이다. 소멸되는 것을 두려워해 다른 이들의 눈에 띄는 것을 피해 다니는 그는 결국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희생을 한다. '사춘기'라는 시기는 어린 생각에서 어른의 생각으로 변화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유아시절의 많은 것들이 지워지게 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빙봉'과 같은 어린 시절의 기억들이다. 라일리의 유아기를 지켜주었던 '빙봉'은 어른이 되어가며 자신을 잊어버리는 라일리를 위해 기꺼이 희생을 하고 라일리의 꿈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소멸해간다. 영화의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유아기 시절의 '빙봉'과 같은 존재가 나에게도 있었을 텐데.

'기쁨이'의 머리색깔이 파란색인 이유는 (다음 발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우리가 어른이 되면서,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라는 압력에 치이면서 우리 안에서 놓쳐버린소중한 기억이 있음을 다시금 꺼내어 만져보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나란 사람에 대해 내 기억의 소중함에 대해, 내 안에 이렇게 풍성하고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 대해, 나 스스로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경이로움에 감탄하면서 감사하게 된다. 아이들의 성장뿐만 아니라 영화를 보는 모든 이들의 정신적인 성장을 이끄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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