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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ForJohn.터미네이터:다크페이트(Terminator:DarkFate.2019)

by 꿈꾸는구름 2019.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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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의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시작부터 제임스 카메론은 자신이 감독/제작했던 1편과 2편, 그 이후에 등장한 3,4,5편과의 관계를 끊어버리려는 심산이었는지 자신의 중요한 소재였던 '존 코너'를 무참하게 죽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점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판권이 다른 이에게 넘어간 이후 제작된 3,4,5편은 개인적으로, 그나마 4편을 제외하고는 팬의 입장으로써 모두 '쓰레기' 같은 영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들과의 관계를 확실히 해두려는 제임스 카메론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고 그의 이런 자세가 좋았다. " 자 이제 새로 판을 짰으니 모두들 알아들었지?" 라고 얘기하고 영화는 시작한다.

바주카포 보다도 강력한 아우라를 안고 등장하는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다음 발췌)

  제작자인 제임스 카메론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사라 코너'역의 린다 해밀턴은 터미네이터 2편에서 보여주었던 강렬한 여전사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멋진 할머니로 등장 한다. 금발인지 백발인지 헷갈리는 그녀의 머리카락 색깔 만큼이나 여전히 그녀가 안고 있는 '아우라'는 감히 그 누구도 쉽게 범접하지 못하게 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으며, 그 무지막지하고 두려운 존재인 REV-9과의 대결에서도 일대일로 맞서 싸우는 담대함을 보여준다. 등장과 동시에 차량으로 REV-9을 날려버리고, 기관총과 바주카포를 난사하면서 쿨하게 'I'll be back"이라고 하면서 돌아서는 그녀를 보고 있자니 세월이 흐른 만큼 2편에서 아들인 존 코너를 보호하기 위해 큰 두눈에 눈물을 머금은채 이를 악물고 '버티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라 '우와~' 하는 감탐사와 함께 뭔가 가슴 짠함이 느껴졌다. 세월을 거스를수는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건 당연한 것이고.

T-1000과 T-800을 합쳐 놓은것 같은 REV-9(가브리엘 루나) (다음 발췌)

  시간이 지난만큼 CG는 많은 발전을 했기에 REV-9을 묘사하는데는 전혀 이질감은 없었지만, 2편에서 보았던 T-1000의  '눈빛'과 그 '달리기'가 관객들에게 전해 주었던 그 무시무시한 공포감은 따를 수가 없었다. 액체금속이라는 혁신적인 발상으로 이미지화했던 터미네이터2의 T-1000은 지금 영화속에 보이는 REV-9을 보고 있자니 단순히 기술력만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게 아니구나라는 아주 기본적인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해주었다. 물론 REV-9을 연기한 가브리엘 루나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고 그를 섬뜩하게 연출해낸 팀 밀러 감독의 역량도 그대로 였음을 미리 밝혀둔다. 다만 1991년도에 등장했던 T-1000을 연기한 로버트 패트릭의 연기가 매우 훌륭했었고 그 이전에는 없었던 기술력으로 구현해낸 T-1000의 모습이 그 당시에는 그야말로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반지의 제왕 1편의 대규모 전투씬을 보고 나서는 그 이후로 어떤 대규모 전투씬도 그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못받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미래에서 대니를 지키기위해 과거로 온 '그레이스'(맥캔지 데이비스)와 미래의 지도자 '대니'(나탈리아 레이즈) (다음 발췌)

  미래에서 미래의 지도자를 지키기위해 보내어진 인물은 '강화군인'인 '그레이스'라는 여성 군인이다. 강화군인이란건 인간의 몸에 기계의 이점을 합성한 형태인데 한마디로 '사이보그'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레이스 역을 연기한 '맥켄지 데이비스'는 새로운 신인 배우는 아니고, 낯이 많이 익은 배우였는데, 찾아보니 '마션'에서 주인공 '마크'의 움직임을 발견하는 안경 쓴 나사직원 역을 했던 배우였다. 큰 영화에서는 주로 조연급으로 출연을 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대니'에 버금가는 중요한 인물로 등장한다. 남성 못지 않은 커다란 키(178cm)에 금발 쇼커트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로 액션 연기도 시원시원하게 해내어 '강화군인'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 내었다.

처음엔 서로를 믿지 못하는 그레이스와 사라 (다음 발췌)

  미래의 지도자인 '대니'역을 연기 한 '나탈리아 레이즈'는 이 영화가 첫 영화인 신인으로 키는 작지만(155cm) 당차고 의지가 강한 여성으로 등장한다. '사라'로 부터 처음에는 "네가 아니라 네 자궁이 중요한거다."라는 얘기를 듣지만 사실은 '대니'가 미래의 지도자이며,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레이스'가 미래로 부터 온 사실을 알고는 모두가 놀란다. 물론 영화를 보고 있던 나를 포함해서. 당연히 '남성'이 미래의 지도가가 될 것이고 1,2편 처럼 미래의 지도자를 잉태할 '여성'을 지키는게 임무라고 '당연하게' 왜 생각을 했는지... 남녀 평등을 기본적인 가치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21세기이지만 아직도 우리 내면엔 쉽게 바꾸지 못하는 '고정관념'이란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영화의 초반부에는 '대니'의 말대로 그저 평범한 사람이었지만, 영화의 후반으로 가면 왜 그녀가 미래의 지도자인지, 어떤 지도자가 될 것인지가 분명하게 나타난다.

이 투샷을 다시 보게 되다니... 사라와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 (다음 발췌)

  사라코너의 등장 만큼이나 나를 환호하게 했던건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등장 장면이었다. 이 영화에서는 2편과는 다른 터미네이터로 등장하는데, 영화 초반에 존 코너를 죽이는 터미네이터로 등장했던 그 T-800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한 후 더 이상의 '목적'과 '임무'가 주어지지 않아 학습을 하면서 한 '인간'인 '칼'로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인물로 등장한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외형도 자연적으로 변한건 아니겠지만 노화된 모습으로 변모를 했고 기계보다는 인간에 가까운 감정을 지니게 된 '로봇'이 되어있다. 자신의 양아들을 키우면서 '사라'의 심정을 이해하게 되어 '사라'에게 목적성을 주기위해 '터미네이터'의 등장이 예상될 때마다 '사라'에게 좌표와 시간, 장소를 알려주어 그들을 처리하게끔 도와주었다. 마지막에 REV-9과 장렬한 최후를 맞으며 남기는 "FOR JOHN'이라는 대사는 2편에서 용광로로 들어가며 보여주었던 '엄지척'만큼이나 가슴 뭉클하게 남았다. 1,2편에서는 연기 경험이 부족해 실제 기계와 같은 대사를 하던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자연스러운 '인간같은' 기계의 대사를 하는 모습도 세월의 흐름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또한 얼굴은 노화되었어도 근육질 몸매를 그 나이에 유지하고 있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자기관리에 박수를 보낸다. 

'사라'와 '대니' 어딘가 닮은 두사람 (다음 발췌)

  영화의 중요한 세 인물은 모두 여성이다. 감독의 의도일지, 우연일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모르겠으나, '페미니즘'으로 아주 시끄러운 이 상황에 묘한 대비를 주는 영화가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페미니즘'을 운운하는 자체가 코미디 일것 같긴 하지만,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을 좋아라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점을 가지고 또 다시 설전을 벌일게 분명해 보인다. 그것보다 중요한것은 '칼(T-800)'이 말하듯 자신의 '선택'에 따라 미래는 변하게 되고, 정해진 운명이란 없다는 것이다. REV-9과의 최후의 일전을 앞두고 집을 떠나면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와 같았던 검은색 선글라스를 집어들었다가 다시 내려 놓고 그냥가는 장면은 그의 그런 신념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는 더이상 존재를 지우는 '터미네이터'가 아닌 인간성을 지닌 '칼'로서 존재하려는 것이다.

REV-9에 맞서는 칼(T-800) (다음 발췌)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을 적어보자면 이제야 터미네이터의 진정한 완결편을 본 것 같은 느낌이었다. 제임스 카메론이 공언을 했듯이 이번 편에서 터미네이터의 완벽한 완결을 본 것 같았고, 왠지 모를 아쉬움과 함께 시원한 결말을 본 것 같아서 시원 섭섭했다. '팀 밀러' 감독의 연출은 '데드풀'이 그냥 나온 영화가 아니라는걸 알게 해 주었고, 역시나 원작자인 제임스 카메론이 이 영화의 캐릭터와 주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다. 1984년에 나온 1편과 1991년에 나온 2편에 이어 무려 2019년에 나온 이 3편이 장장 '35년'간 이어온 시리즈의 막을 내리는 것 같아 감회가 남달랐다. 개인적으로 내 유년기와 청년기를 관통해온 중요한 영화 캐릭터 였기에 그가 말그대로 'TERMINATE'된다는 것은 소중한 내 추억의 일부가 끝나는 느낌이라 많이 짠했다. 그래도 쓰레기라 여겼던 다른 작품들에 비해 준수한 작품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다행스러웠고, 중반에 지루한 느낌이 있었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영화의 흐름상 필요한 부분이라고 느꼈었는지 나는 지루한 부분이 한군데도 없었다. 마지막으로 두장의 사진을 올리며 글을 마무리한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터미네이터'하면 내 기억에는 이 두 사람의 이 시절의 그림이 남아 있을 것이다. FOR JO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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