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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아이디어의원맨쇼.더문(TheMoon.2009)

by 꿈꾸는구름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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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샘 벨'역의 '샘 락웰' (다음 발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많은 곳에 '한글'이 적혀 있는 걸 보게 된다. 영화 속 기지인 'sarang(사랑)'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사랑'이고 영문인 'LOVE'라고 적혀있지 않다. 분명히 한글이 적혀 있는데, 영화 설정상 한국기업이 동참하여 건설한 달의 기지여서 한글이 적혀 있다는 것이고, 내면을 더 깊숙이 들여다보자면 이 영화의 감독인 '던칸 존슨'이 '박찬욱'감독을 비롯한 한국영화에 깊은 관심이 있어서 일종의 '헌사'로 영화의 전반에 한글을 사용했다고 한다. 한글로 대사를 하는 배우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주 짧은 문장이긴 하지만. 연출자인 '던칸 존슨'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었는데, 철학을 공부한 철학도답게 깊은 성찰을 통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훌륭한 연출력을 보여준다. 500백만 달러라는 아주 저예산의 영화로 영화의 95%를 혼자 연기하는 샘 록웰의 '연기'만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분명하게 있다. 이후 '던칸 존슨'감독이 연출한 '소스코드'까지는 그 기대감에 부응하는 듯했으나 '워크래프트'와 '뮤트'에 이르러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주었다. '뮤트'는 국내 개봉도 되지 않아 접할 기회가 없었지만 흥행과 평단의 냉혹한 반응을 볼 때 '더 문'과 같은 영화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 

'헬륨3'를 채취하기 위한 달기지에서 홀로 근무하는 '샘' (다음 발췌)

  미래의 지구는 지하자원이 고갈이 되어 달에 있는 '헬륨3'라는 대체 에너지를 채취하여 사용하게 된다. 달에는 기업이 건설한 채취 기지가 세워지게 되고 이 곳에는 근무자 단 한 명만이 근무를 하게 된다.  외로운 기지생활의 유일한 친구는 인공지능 컴퓨터인 '거티(케빈 스페이시)'뿐이지만, 다행스럽게도 거티는 유머와 따스함을 갖춘 컴퓨터이다. 통신장비의 고장으로 외부와의 연락이 단절된 채 3년이라는 근무 기간을 끝내게 되면 지구로 귀환을 하게 되는데, 근무자인 '샘'은 이제 단 2주 만을 남겨 두었다. 평상시와 다름없는 아침을 맞이 한 샘은 어느 여인의 환영을 보게 되고, 근무 중에도 '자신'이지만 지금의 모습과는 다른 '자신'을 보게 된다. 이 모든 게 착각이라고 생각한 샘은 근무를 계속하게 되는데, 자신의 몸도 많이 쇠약해졌음을 직감한다. 외부에서 작업을 하는 도중 아침에 보았던 여인의 환영을 다시 보게 되고 한눈을 판 사이 로버가 채취 기계와 충돌을 하게 되어 샘은 로버 안에서 정신을 잃는다.

외로운 기지 생활을 버텨내는 '샘' (다음 발췌)

  기지안에서 눈을 뜬 샘은 거티와 지구가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고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다. 기업은 '샘'에게 기지 안에만 있으라는 명령을 하고 '거티'는 이를 수행하기 위해 샘을 기지 안에 가두어 두려고 한다. 재치를 발휘한 샘은 기지 외부로 나가게 되고 사고가 난 로버 현장에서 자신과 똑같이 생긴 남자를 발견해 기지로 데리고 온다. 그를 치료해 준 '거티'는 '샘'에게 충격적인 사실을 들려준다. 바로 두 사람 모두 다 '샘'이라는 것. 처음엔 두 사람 모두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에 대한 연민과 동질감으로 일종의 '동지애'가 생긴다. '오래된 샘'은 기지 안에서 점점 자신이 죽어가고 있음을 알게 되고 저장된 동영상에서 '먼저 있었던 샘들'이 자신과 똑같은 증상을 겪었으며 지구로 귀환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지구로 귀환하는 '셔틀'이라고 알고 있던 기계의 바닥에서 밀실을 발견하게 되고 '새로운 샘'과 함께 그곳에 들어가게 된다. 두 사람을 기다리는 건 수없이 많은 또 다른 '샘'들. 이들은 '클론(복제인간)'이며 그들의 수명은 3년이며, 3년 주기로 그들을 교체하기 위해 일부러 환영을 보이게 하고 사고를 유발하고 그를 틈타 새로운 '샘'으로 교체하기를 반복해 왔던 것이다.   

샘의 기억에 있는 사실들은 모두가 조작된 기억들이다. (다음발췌)

  진실을 마주한 두 사람은 충격에 휩싸이게 되지만, '새로운 샘'은 '오래된 샘'을 지구로 귀환시킬 방법을 생각해 내고, '거티'를 설득해 또 다른 새로운 '샘'을 꺼내게 된다. 그의 계획은 새로운 '샘'을 죽여서 사고 장소에 놓고, '오래된 샘'을 화물운송선에 태워 지구로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누군가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것과 병약해진 자신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직감한 '오래된 샘'은 자기 대신 '새로운 샘'이 지구로 귀환하도록 한다. 그의 결정에 따라 '새로운 샘'은 '오래된 샘'을 사고 장소에 남겨두고 자신이 지구로 귀환하는 수송선에 몰래 몸을 싣는다. 지구에서 사실을 폭로한 샘의 기사들이 지구 위에 흘러넘치며 영화는 끝이 난다. 

'기계'를 소모품 처럼 사용해 버리는 인간들 (다음 발췌)

  기계들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소모해 버리는 '비정한' 인간들과 애정넘치고 양심적이며 따뜻한 마음을 가진 '클론'과 '인공지능 컴퓨터(거티)'를 대립적으로 보여주며 인간성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굉장히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영화이다. SF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넓은 영역을 아우르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아주 작은 구간을 현미경으로 보듯이 깊게 파고드는 그런 영화이다. 인물의 감정선도 크나 큰 기복 없이 담담하게 그려나가는데 그러한 구성 방식이 오히려 관객으로 하여금 사색의 시간을 부여해 주는 것 같아 더 좋게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듯이 '샘 록웰'이라는 배우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이다. 1인 2역을 제외하더라도 '영화 한 편'을 '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배우는 세상에 그리 많지 않다. 명성에 비해 그의 연기는 너무나도 훌륭하게 느껴졌다. 영화의 초반에 마주한 '한글'만큼이나 영화의 결말에 이르러서는 좋은 영화를 한편 발견했다는 큰 기쁨을 주는 영화이다. 원안자이자 감독인 던칸 존슨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그 아이디어를 끝까지 이끌어나가는 배우의 힘이 크게 느껴지는 영화다.

배우 '샘 록웰'의 새로운 발견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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