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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거장의마침표.취화선(2002)

by 꿈꾸는구름 2019.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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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우선은 내가 이 영화에서 작았지만 하나의 포지션을 담당했던 스탭이었음을 밝힌다. (편집실의 오퍼레이터였다.2002년에. 엔딩 크레딧에도 이름이 나온다.) 영화에 참여했던 사람으로써 가지고 있어야 할 당연한 자부심은 매우 많다. 그리고 객관적이지 않은 시선으로 이 영화를 보고 있는것 역시 매우 명백한 사실이다. 때문에 다른글에서 처럼 영화 관람 후에 느낀 전체적인 평이나 느낌 보다는 스탭으로 참여한 작품을 바라보았을때 느끼는 감정들. 아쉬움이나 자부심... 같은 얘기를 써보려고 한다. 모든 스텝들의 노력과 고생을 지근에서 보아 익히 알기에 영화에 말하는 것도 조심스럽긴하다. 우선 이 영화는 올해 봉준호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아 더 알려진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다. 대단히 영광스런 일이고 자랑스런일임에는 틀림없다. 100여편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님도 처음 받은 상이니까...

매우 동양적인 오프닝 크레딧 (다음 발췌)

  영화는 전반적으로 '한국적인', 혹은 '동양적인' 차별화를 두려고 부단히도 노력했다. 그간의 임권택감독님의 영화 스타일과 많이 벗어나지는 않지만 이 영화는 특히나 그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쓴 듯하다. 화가 '오원 장승업'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하다 보니 회화적인 부분, 화면의 구도나 색감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 임권택 감독님의 오랜 파트너인 정일성 촬영감독님의 촬영 스타일이 빛을 발한 영화이기도 하다. 여백의 미를 살린 동양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폭의 동양화 같은 화면은 이 영화를 구성짓는 하나의 요소이다. 또 세계와 비교를 했을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대 강점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를 강조하고 부각시키려 노력한건 당연한 일이었다.

동양적인 색채를 강조한 장면들 (다음 발췌)
대한민국의 절경을 두루 찾아다니며 촬영을 했다 (다음 발췌)
아직 남아있는 기와집들을 찾아다니며 촬영을 했다 (다음 발췌)

  영화를 구성하는 또하나의 요소는 바로 '최민식'이라는 배우다. 오원 장승업을 연기하는 최민식은 '장승업'이 되어 연기를 한다. 실존 인물이긴 하나 역사적인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상상에 의한 캐릭터 구성을 했을텐데, 충분한 설득력을 갖춘 연기를 보여준다. 장승업의 광기와 집착, 노력, 차별에 대한 울분, 아쉬운 연민, 창작의 고통, 예술에 대한 애정과 그에 걸맞는 애증까지 청년시절부터 노년의 장습업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오원 장승업의 삶을 해석하고 표현하였다 (다음 발췌)

  영화를 구성하는 큰 두줄기는 이렇다. 이제 아쉬움을 이야기하자면, 큰 줄기를 이어가는 장승업에 대한 이야기 구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연계과정이 다소 삐그덕거린다. 계연성이랄까... 이야기 구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게 아니라 단락단락 끊기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물론 한 인물의 일대기를 두 시간안에 함축시켜 그려야 한다는 한계성이 임권택 감독님을 많이 괴롭혔을 것이다. 하지만 100여 편을 연출하셨던 '거장'의 연출력이라고만 보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한가지는 조연으로 출연한 두 배우 '유호정'과 '손예진'을 얘기 안할 수가 없다.

장승업을 사랑했던 여인 기생 매향역 '유호정' (다음 발췌)
장승업이 사랑했던 여인 소운역 '손예진' (다음 발췌)

  '유호정'은 현대물에서는 잘 녹아드는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사극에는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대사톤이라던가 연기가 조금은 부자연스럽게 보여졌다. '손예진'은 이 당시 신인이었는데, 연기를 딱 보아도 신인이다. 조연으로 출연했던 안성기, 김여진 등에 비하면 두 여배우의 연기는 따로 노는 느낌이었다. 거장의 연출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부분이었다. 2002년 칸에서 그토록 열망했던 수상을 했고, 국내에서도 좋은 평을 들었던 영화로 기억되고 있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우리나라 근 현대사를 묵묵히 걸어 온 노장 감독의 그간의 노력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시대를 논하고 상황을 이야기 하며 '누구나' 영화를 많이 찍을 수 있는 시대였어. 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아무나' 한국에서 100여편을 연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없었다. 

임권택 감독님의 자필 서명이 담긴 취화선 시나리오집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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