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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공포를박살내다.에일리언2(Aliens.1987)

by 꿈꾸는구름 2019.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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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포스터 (다음 발췌)

  속편에 대한 속설은 영화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얘기이다. 전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식의 이야기는 전편이 어느 정도의 흥행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경우라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얘기이다. 그런 점에서 '에일리언'이라는 독보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창조해 낸 '리들리 스콧' 감독의 뒤를 이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에일리언 2'에서 보여 줄 이야기와 스타일에 대해 확실히 정해놓고 영화를 제작하였다. 전편이 SF/호러였다면 SF/액션 스릴러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강력한 화기를 지닌 해병대와 에일리언들과의 집단 전투신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단 한 마리의 에일리언을 상대하느라 다소 조용하고 진중하게 공포심을 자극하던 전개였다면 속편은 훨씬 빠르고 요란하며 스펙터클 하게 극이 진행된다. 그리고 영화의 영문 제목은 'ALIENS'이다 'ALIEN2'가 아니고, 이 점은 영화의 성격에 대해 대단히 정확하게 방향을 정하고 영화를 시작한다는 이야기인데 제목 그대로 영화에는 수많은 에일리언'들'이 등장한다. 전편과 가장 다른 점은 에일리언'들'과 인간'들'간의 전쟁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작정했던 대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현란하고 통쾌하게 에일리언들을 다룬다.

사운드로 긴장감을 더해주었던 생체감지기 (다음 발췌)

  해병대의 등장은 그런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횃불이나 쇠꼬챙이를 들고 싸우던 전편에서와는 달리 최첨단 무기를 들고 에일리언들과 싸우는 해병대들의 등장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다. 강렬한 열기를 뿜어대는 화염방사기는 물론 유탄 발사기에 자동화 소총 그리고 견고한 장갑을 자랑하는 수송용 장갑차까지 첨단 무기들이 화면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볼거리가 대폭 늘어나서 왠지 전편에 대한 화풀이를 하는 기분까지 들게 할 정도였다. 놀라운 점은 이 작품이 1896년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정밀하고 타당성 있는 장비와 무기들을 구현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이 사용하는 장비의 업그레이드는 결말에 있어서도 확실한 차이를 보여준다. 동작이 매우 우습게 보이기까지하는 우주복을 입고 뒤뚱거리며 에일리언과 사투를 벌여야 했던 전편과는 달리 근육질의 파워 로더(화물 운반용 기계)를 등장시켜 에일리언 퀸과 매우 날렵하고 섬세한 전투를 벌인다. 여러모로 디테일한 부분에서 스케일이 커진 셈이다. 

인상적이었던 해병대원 '드레이크'와 '바스케즈' (네이버 발췌)

  속편에서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 봐야할 점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모성애'라는 아주 클래식한 주제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잃어버린 딸에 대한 죄의식을 가진 '리플리(시고니 위버)'는 에일리언에게 몰살당한 행성에서 홀로 살아남은 '뉴트(캐리 핸)'에게 집착에 가까운 헌신을 보여준다. 또한 놀랍게도 뉴트를 구하러 간 곳에서 마주친 에일리언 퀸도 리플리가 화염방사기로 알들을 위협하자 멈칫한다. 잔인한 본성을 가진 우주 괴물에게도 모성적 본능은 인간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묘사된다. 알들을 모조리 폭파시키고 뉴트를 데리고 탈출한 리플리를 우주선까지 쫓아와 끝까지 복수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이는 에일리언 퀸은 목숨을 걸고 홀로 뉴트를 구하기 위해 에일리언 소굴로 들어간 리플리의 '모성애'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선혈이 낭자한 대서사시에 가미된 '모성애 대 모성애'이라는 드라마틱한 설정은 확실한 매력을 표출한다. 서사의 변주는 한치의 느슨함도 없이 끝까지 정주행 하게 만드는 법이다. 

여주인공 '리플리(시고니 위버)'와 '뉴트(캐리 핸)' (다음 발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또한 이야기의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한 연출가이다. 유려한 템포의 변주는 관객의 마음을 이리저리 움직인다. 해병대원들이 에일리언 소굴을 탐색할 때는 다소 여유있게 진행이 되지만 한바탕 전투가 벌어지고 난 후에는 놀라울 정도로 템포가 상승한다. 고립된 대원들을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수송용 장갑자의 광폭한 질주와 함께 관객의 심장 박동수도 덩달아 빨라지게 된다. 또 실종된 '뉴트'를 구하기 위해 중무장한 리플리가 홀로 지하실로 내려가는 장면은 비장함과 동시에 매우 다급해 보인다. 정해진 시간 안에 아이를 구출해 돌아와야 하는 리플리의 초조함이 느껴질 정도이다. 자동폭파장치의 가동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요란하게 번쩍이는 붉은색 조명등과 함께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가 관객의 마음을 더욱 압박해온다. 하지만 리플리가 에일리언 퀸의 서식지에 도착을 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해지고 시간은 멈춘 듯 템포가 느려진다. 숨 막히는 정적과 함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이러한 감독의 연출력은 이 영화가 그저 단순한 액션 오락 영화가 아닌 스릴러라는 장르를 담고 있는 영화라는 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리플리'의 기지로 탈출을 시도한다 (다음 발췌)

  영화에서는 '기계'와 '과학'의 인식변화를 보여주고 있으며 그 예로 이전 버전(1편의 기계) 보다 업그레이드된 '비숍(랜스 헨릭슨)'이라는 기계는 끝까지 인간 친화적인 존재로 남는다. 동료의 손가락 사이에서 칼을 꽂아대는 무시무시한 묘기를 보여주는 와중에도 결코 인간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았고, 자신을 희생해서 탈출 셔틀을 견인했으며 에일리언 퀸의 공격에 하반신이 잘려나가는 상황에서도 소녀의 손을 놓지 않았다. 비단 '비숍' 뿐만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기계들도 대부분 상당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동작 감지 기능이 탑재된 다연발 기관총은 에일리언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역할을 톡톡히 했고, 적군의 접근을 감지하는 탐지 기계 또한 오작동하지 않았다. '리플리'는 악몽을 꿀까 두려워 잠을 자지 못하는 '뉴트'에게 CCTV를 가리키며 걱정을 말라고 안심을 시킨다. 그러나 회사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던 '카터(폴 레이저)'에 의해 CCTV는 꺼지게 되고 리플리와 뉴트는 실험실에서 에일리언의 유충에게 목숨을 빼앗길 위험에 처한다. 결국 공포는 기계가 아니라 그것을 조작하는 인간에게서 찾는 것이 맞다.

'리플리'와 '드웨인 힉스(마이클 빈)' (다음 발췌)

  '에일리언'의 탄생과 진화과정, 창조되는 과정에 대한 고찰을 보인 '리들리 스콧' 감독과는 다르게 '에일리언'에 맞서는 '사람'에 촛점을 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그가 익히 보여주었던 '기계'와 '과학'이 '인간'과 결합했을 때 보여주는 메시지를 영화 곳곳에 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희망적일 수도 절망적일 수도 있기에 '기계'를 다루는 사람의 인성 됨됨이가 결국엔 문제 해결 방안이라는 새삼스러운 결말을 말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분명 '에일리언 1편'과 '2편'은 연속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포인트가 되는 소재는 각각 다른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상황과 설정만이 그대로 2편으로 진행된 느낌이 든다. 물론 이러한 점은 2편뿐만이 아니라 '프로메테우스'가 등장하기 전까지 만들어진 3,4편에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진행된다. 하나의 소재로 각기 다른 시선을 가진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것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양성을 가진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장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에일리언 퀸과 맞서는 '리플리' (다음 발췌)

  모두가 죽거나 다친 상황에서 잃어버린 '뉴트'를 홀로 찾아가는 장면과 우주선까지 쫓아 온 에일리언 '퀸'과 1대 1로 맞서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감독이 나타내고자 했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장면이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여성상이 아닌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가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님을 차별화하는 장치가 된다. 여러가지 시각적 요소와 긴장감 넘치는 사운드 특수효과가 가득한 볼거리 가득한 영화이지만, 그와 아울러 영화 전반을 관통하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은 초보 감독이었던 제임스 카메룬의 재기 발랄함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무려 1980년대에 영화가 만들어졌음을 감안한다면, 영화 속 여러 기계의 디자인들을 고안해 낸 감독의 상상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 후 각각 다른 감독들에 의해 3편(데이비드 핀처), 4편(장 피에르 주네)이 만들어지고, 3,4편이 1,2편에 비해 흥행과 평단에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었지만 감독들의 면모를 보면 대단하다. 데이비드 핀처와 장 피에르 주네라니, 개인적으로 4편은 2편 못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는 1편의 '원작자'인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메테우스''에일리언 커버넌트'를 제작하여 약 20년에 걸친 에일리언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는다. 처음 보았던 영화에서부터 에일리언 커버넌트까지 에일리언이라는 전무후무한 독특한 캐릭터 구축과 세계관으로 시리즈를 완성하도록 큰 줄기를 제공한 리들리 스콧 감독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또한 굳이 외계행성까지 찾아가서 '에일리언들'을 박살 내준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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