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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영웅에게필요한건.영웅본색(英雄本色.ABetterTomorrow.1986)

by 꿈꾸는구름 2019.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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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재개봉 포스터 (다음 발췌)

  우리 집에 비디오 플레이어가 처음 생긴 게 1990년으로 기억된다. 아버지께서 위풍당당하게 비디오를 '들고' 퇴근하셔서( 8비트 컴퓨터도 들고 퇴근하셨었다. 금성 8비트 컴퓨터) 티브이에 연결한 뒤 두근거리며 비매품 비디오를 '재생'해 보았던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조작법을 익히고 미리 보아두었던 동네 비디오 가게로 냅따 뛰어가서 '장남'이라는 가족적 위치를 이용하여 가장 보고 싶었던 비디오를 빌렸다. 그게 바로 '영웅본색'이었다. 한국 개봉 당시 국내의 세 극장에서 개봉을 하였는데 관객들의 반응은 별로 좋지는 않았다. 이후 재개봉관과 동시 상영관을 돌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사회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새로운 홍콩 영화의 등장에 관객들은 환호하기 시작한 것이다.

극중 소마역을 연기한 '주윤발'(다음 발췌)

  영화의 주인공은 적룡(송자호 역)주윤발(소마 역), 그리고 장국영(송아걸 역)이지만 가장 유명해지고 기억에 많이 남은 배우는 단연 주윤발이다. 그가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스타일리시한 모습들은 그 시절 홍콩 누아르라는 장르의 대표적인 이미지로써 여겨지곤 했다. 감독인 오우삼 감독 특유의 슬로모션을 더한 액션 장면과 적들에게 총을 난사한 뒤 시크하게 성냥개비를 입에 무는 그의 모습은 동시대에 존재했던 남성들이 따라 하기 바빴던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이 영화 이후에 그의 전성기는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에서 그가 착용했던 '알랭 드롱' 선글라스는 당시 홍콩에서 매진이 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에 '알랭 드롱'도 직접 고마움을 전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국내뿐만 아니라 홍콩 현지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경찰인 '동생(장국영)'과 조직폭력배인 '형(적룡)' (다음 발췌)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두가지인데, 하나는 적룡과 장국영이 연기하는 '형제간의 우애'이다. 범죄자와 경찰 지망생이라는 다소 신파적인 설정이긴 하지만 형제를 연기한 두 배우가 연기로써 그 모든 걸 덮어준다. 그리고 적룡과 주윤발의 '우정과 의리'가 그려지는데, 그 당시 사춘기 소년이었던 내가 분명 액션 누아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두 친구 간의 뜨거운 우정과 의리에 눈시울을 붉히며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주인공역을 한 세명의 남자 배우가 누구 하나 뒤처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전설적인 두 감독의 만남으로 유명한데, 바로 감독인 '오우삼'과 제작자로 참여한 '서극'이다. 홍콩 영화의 전설적인 두 감독이 이 영화로 인해 첫 만남을 가졌으며 2편까지 함께 제작에 참여하다가 오우삼 감독이 하차를 하자, 3편을 서극 감독이 연출을 한다. 이후 홍콩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작들을 많이 남기게 되는데 오우삼 감독의 경우 할리우드까지 진출하여 활발한 활동을 벌인다.

홍콩영화의 대표적인 이미지가 된 쌍권총 (다음 발췌)
영화이후 주윤발의 대표 이미지가 된 입에 문 성냥개비 (다음 발췌)

  주윤발은 롱코트, 선글라스, 두손에 든 쌍권총, 입에 문 성냥개비...라는 확실한 캐릭터라이징을 함으로써 자칫 그저 그런 홍콩 액션 느와르 영화로 치부될 수 있었던, 이 영화를 명작의 반열에 올리는데 크게 기여를 한다. 이후로 승승장구하는 홍콩의 대표적인 배우로 거듭남은 두말할 것도 없다. 홍콩의 누아르는 이후 아시아의 많은 나라에 영향을 끼쳤는데 그중 한국도 이 영화의 영향을 많이 받아 '한국형 누아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일반적으로 누아르라는 장르는 조직 간의 배신, 암투, 복수를 주로 그리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이 영화는 그러한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형제애', '우정'이라는 인간적인 요소에 더 집중을 했다. 아마 그러한 점이 차별화되어 특별한 영화가 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촬영 방식과 연출 방식도 수많은 아류작을 탄생시키는데 일조를 한다. 

애띤 얼굴로 연기를 펼치는 젊은날의 장국영 (다음 발췌)

  그리고 아직은 매우 애띤 모습의 장국영. 적룡과 주윤발에 비해 극중 역할이 비중은 작은 편이었으나, 두 명배우들 사이에서 신인인 그가 남긴 임팩트 또한 강렬했다. 사회 초년생의 순수함과 그 순수함으로 가득 찬 정의로운 경찰 역할을 외모와 눈빛으로 모두 표현했다. 빗속에서 형과 격렬하게 대립을 하는 장면에서는 남성미를 과시했으며, 극 중 연인인 '재키'를 대하는 애정 어린 모습과 달달함은 뭇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개봉 이후 장국영의 한국에서의 인기는 실로 대단했다. 지금 'BTS'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 이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린 영화가 되었고 이후 출연하는 작품들마다 국내에서는 크게 흥행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말로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이 되긴 하지만 그가 겪고 있었을 인간적인 고통을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고 이해가 되기도 한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안타까운 사람이다.

장국영에게 형재애를 얘기하는 주윤발 (다음 발췌)

  형제애와 남자들간의 우정과 의리라는 굉장히 '마초적인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개봉시 굉장한 신드롬을 사회적으로 일으켰으며, 전 아시아에 퍼지게 된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연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수많은 명장면과 대사들, 그리고 무엇보다 배우들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이 영화의 흥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전히 사랑을 받는 작품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특별함을 가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 특별함이란, 그 당시 시대상과 맞물려 그 배우들만이 내뿜을 수 있는 '아우라'를 가진 영화이기 때문이다. '전설적인 영화'로 기억될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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