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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아직도살고있을까.이웃집토토로(となりの トトロ.My Neighbor Totoro.1988)

by 꿈꾸는구름 2019.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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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지브리 스튜디오의 두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일본에서 개봉되었다. 하지만 그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대중 작품을 볼 수가 없었기에 무려 13년이 지난 2001년에 정식 수입이 되어 극장에서 상영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그전에 마니아들은 불법으로 비디오를 입수해 몰래 보곤 했지만 말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인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후 일본 세대에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전의 작품들에서는 주로 유럽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빨간머리 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등)를 해왔기에 이에 대한 반성과 함께 일본 자국민들에게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싶었다고 한다. 1945년 패망 이후 폐허가 된 일본땅에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에 두 편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되었고, '반딧불의 묘'와 또 하나의 작품 '이웃집 토토로'를 제작하게 된다. 너무 다르지만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던 두 작품은 제작 당시는 1시간 내외의 짧은 중편으로 제작될 예정이었으나, '반딧불의 묘'가 1시간3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으로 제작되어서 은근슬쩍 '이웃집 토토로'도 87분에 달하는 분량으로 제작되었다는 조금은 어처구니없는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의 시대적인 배경은 1950년대이다. 전후 재건 시기로 모든 일본인들이 패망 후 힘든 시기를 견디고 있을 때였다. 물론 그들이 일으킨 전쟁에, 그들이 저지른 온갖 추악한 만행들을 생각하면 '측은지심'을 가졌다는 미야자키 감독의 생각에 깊은 동의를 하기는 어렵지만, 자국의 국민을 생각하는 동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으로서의 동질감 정도로는 이해해야 하겠다. 우리는 그들과 다르기에.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 자매 (다음 발췌)

  초기에 제작된 이야기에는 한명의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초기 포스터를 보면 우산을 쓰고 버스정류장에서 혼자 기다리는 소녀가 보인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변모'를 하면서 이야기의 풍부함을 위해 주인공이 두 명의 자매로 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츠키'는 일본어로 음력 '5월'을 뜻하고 동생 이름은 영어로 '5월' 즉, '메이'이다. 하나의 캐릭터를 급하게 둘로 분리시킨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는데, 어찌 되었든 덕분에 귀여운 동생 '메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는 아픈 엄마의 병간호를 위해 두 자매와 부모는 한적한 시골로 이사를 하면서 시작이 된다.

힘든 환경에서도 무척이나 밝은 세 식구 (다음 발췌)

  두 자매는 그곳에서 다소 무뚝뚝하지만 마음만은 착한 시골 소년도 만나게 되고, 온갖 신기한 자연환경에 적응을 하며 만족스러운 시골 생활에 차츰 빠져들게 된다. 호기심 많은 동생인 메이가 어느 날 우연히 신기한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 뒤를 따라갔다가 '토토로'를 만난다. '토토로'의 생김새가 첫눈에 보기엔 그리 귀여운 모양새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의 시선에서는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첫 만남에서 둘은 너무나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서로를 안고 장난을 친다. 엄청난 만남에 대해 언니인 사츠키에게 얘기를 하지만 언니는 동생의 상상이라 생각을 하고 믿지 않는다. 비 오는 날 아빠를 기다리는 버스정류장에서 마침내 언니인 사츠키도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토토로'는 두 자매의 수호신이 되어 그들을 보호하고 즐거움을 선물해주며 아픔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토토로'정령을 따라가는 메이 (다음 발췌)
비오는 버스정류장에서 '토토로'를 만나게 되는 두 자매 (다음 발췌)

  '토토로'라는 이름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에서 엄마와 두 자매가 동화책을 읽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동화책은 노르웨이의 동화 '우락부락 염소 삼형제'로 이 동화책에는 '트롤'이 등장한다. 바로 이 '트롤'의 이름에서 '토토로'라는 이름이 유래된 것이다. 일본어로 '트롤'이 '토로루'인데 '토토로'를 만난 어린 메이가 언니에게 자신이 만난 '토토로'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트롤'을 닮은 '토토로'를 발음을 잘못하여 '토로루(트롤)'를 '토토로'로 발음을 하면서 이름이 생긴것이다. 원래의 의미라면 '이웃집 트롤'이 맞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토토로'가 친숙한 이름이다.

엄마에게 데려다 주는 고양이 버스 (다음 발췌)

  아이들의 눈에만 보이는 동화 같은 이야기로 순수함이 사라지면 보이던 것들도 보이지 않게 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고양이 버스가 나오는 에피소드를 보면 아픈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토토로가 고양이 버스를 부른다. 어디선가 바람처럼 달려온 고양이 버스는 두 자매를 태우고 들판을 바람처럼 가로질러 달린다. 이 장면에서 어른들의 사이로 고양이 버스가 달려지나 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어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무표정하게 자신의 하던 일을 하고 있다. 고양이 버스가 바람을 일으키고 지나가는데도 말이다. 이 장면은 현실 속의 우리 모습을 무표정하게 담아내고 있다. 꿈, 희망, 순수함을 잃은 어른들은 자신의 곁에서 바람이 불어도 그저 무표정이다. 고양이 버스를 타고 들판을 내달리는 아이들은 신나게 환호를 부르며 버스를 즐긴다. 인물들의 대조적인 이 장면으로 감독은 순수함과 꿈을 잃지 말기를 당부하고 있는 것 같다. 

두 자매를 데리고 하늘을 나는 토토로 (다음 발췌)

  현재 일본과 우리 나간의 대립적인 정치적 상황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이 되지만 일본의 지나친 행보를 보면 결코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기본적으로 양국이 가지고 있는 비슷한 정서를 볼 때 적국이 아닌 우국으로써 함께 상생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동화 같은 이야기를 펼쳐내는 일본의 애니메이션만 볼 때 그 가능성이란 건 전혀 없지는 않아 보이니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가지고 있는 세계관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고.

오카리나를 부는 두 자매와 토토로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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