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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편견을넘어서.주토피아(zootopia.2016)

by 꿈꾸는구름 2019.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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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 '주토피아'는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는 영화이다. 토끼는 경찰이 될 수 없다는 편견, 여우는 영악하고 거짓만을 말한다는 편견이 있다. 영화를 시작하는 두 가지 큰 편견 중에 첫 번째 편견을 받고 있는 경찰관이 된 '주디(토끼)'는 이 편견에 맞서 싸워 깨부수려 하고, 두 번째 편견을 가진 사기꾼인 '닉(여우)'은 편견에 순응해 살아간다. 편견을 대하는 자세가 달랐던 두 주인공은 친구가 되고 우연하게 사건을 함께 수사하면서 그 '편견'에 대한 세상의 모든 선입견들을 깨부순다. 그리고 '본성'에 대한 고찰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이야기를 꽤나 깊이 있게 다루고 있으며 문제제기와 함께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말 그대로 '주토피아'는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담고 있는 꽤나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인 경찰관 '주디(토끼)' (다음 발췌)

  '주토피아'에서 최초로 경찰관이 된 토끼가 사기꾼 여우와 협동 수사를 하면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일들을 그려내고 있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지는 동물들의 다양한 생각과 모습이 인간 세계의 '인종'의 차이에서 오는 다른 생각이나 차이, 그리고 차별과 편견까지 담아내고 있다. 교양 있고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주도하는 도시인 '주토피아'에서 14마리의 동물들이 연쇄적으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그곳의 최초 토끼 경찰관인 '주디'는 실종사건을 48시간 안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모든 것이 난항에 빠진 그 순간 유일하게 사건을 도와줄 수 있을 사기꾼 여우 '닉'에게 협동 수사를 제안하게 되면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서게 된다. 

사기꾼 여우 '닉'과 최초의 토끼 경찰관 '주디' (다음 발췌)

  '주토피아'는 작은것들에 신경을 많이 쓴 작품이다. 영화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을 하는데 다양한 동물들이 각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며, 그만큼 이들의 행동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이다. 도시와 도시 이외의 장소들에 따른 각기 다른 배경은 물론, 크기가 각각 다른 동물들이 살아가는 마을과 그들의 행동방식에 맞추어 생활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작은 동물들이 사는 마을은 정말 작게 묘사를 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다른 동물들이 마을을 방문했을 때 느낄 수 있도록 크기를 대조되게 그린다. 제작진이 신경 쓴 것들을 발견할수록 더욱 디테일에 감탄하게 되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동물을 소재로 한 다른 애니메이션에서는 사람의 형태에 맞추어 동물 캐릭터를 창조해내다 보니 정작 동물들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주토피아'는 이들의 특성을 살려내는데 집중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재미들을 잘 묘사해 내고 있다. 

'주디'와 '닉' 그리고 나무늘보 '플래시' (다음 발췌)

  하지만 정작 이야기는 동물들의 귀여운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고 할만큼 현실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서로 다른 종, 육식과 초식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실제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실의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그렇게 다른 동물이 또 다른 동물에게 대하는 모습과 대사, 그러한 상황이 묘하게 크고 작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보여준다. '나쁜 여우가 많으니 여우는 무조건 조심해라.'라는 말부터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여우에게 차별대우를 하는 거야', '나무늘보라서 못할 거라는 거야?', '토끼는 포악하지 않잖아', '육식동물은 위협적이야'라는 등의 아무렇지도 않게 동물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사람인 내가 들었을 때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동물들의 이러한 말들은 인종을 비롯하여 남녀 성별에, 대해 평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과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미스터 빅'를 찾아간 '닉'과 '주디' (다음 발췌)

  그만큼 현실의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유로 편견을 가진 사람들에게 차별을 당해 본 경험이 있거나, 적어도 이러한 현상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더욱 공감을 얻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많은 사회적 경험을 한 성인 관객들이 더 공감하면서도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주디'와 '닉'의 일종의 '케미'일 것이다 두 주인공이 각각 만들어 내는 다양한 동물들과의 합도 신선하지만, 서로를 멍청한 토끼와 교활한 여우라고 인정하면서도 서로의 진심을 아는 듯한 행동으로 서로에게 더 신경쓰고 챙겨주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한다. '로맨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건을 공유하며 해결해나가는 둘의 모습 속에서, 곤란해하거나 난처해하는 '주디'의 상황을 '사랑스러운'눈길로 바라보는 '닉'의 표정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괜스레 설레게 했다.

서로를 믿고 도와주는 '주디'와 '닉' (다음 발췌)

  결론을 말하자면 모든 사건의 배후는 시장의 비서이자 온순한 양인 '벨'이며, 그녀는 '양'이라는 선입견을 오히려 악용해 '초식동물'인 자신들을 위협할 수 있는 '육식동물'들을 모두 가두려고 하는 음모를 꾸미게 된 것이다. 차별을 받아오던 약자가 사회적 강자의 위치에 오르자 자신들의 약자를 모두 강자로 만들어 이전의 강자들을 모두 깔아뭉게겠다는 형태로 말이다. '사자'인 라이언 시장은 사회적 강자에 실제 강자였지만 필요악을 수행하던 사실상 아군이었고, 약자에 사회적 약자였지만 강자가 된 '벨'은 모든 음모의 시작이었다는 이런 형태는 전형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동물들을 사용한 우화로 현실세계의 문제를 제대로 관통하는 영화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기에 엄청난 감명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직접적인 묘사도, 그렇다고 극단적이지도 않게 동물들을 이용한 우화로 이런 다양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디즈니' 말고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주디의 마지막 대사가 인상적이다. '삶은 복잡한 거예요. 우리 모두 단점이 있죠. 우리 모두 실수를 하죠. 그러니 긍정적으로 봐요. 우린 공통점이 많으니까요.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록 서로의 차이를 더 포용하게 될 거예요.' '변화의 시작은 바로 여러분이며, 제 자신이며, 우리 모두니까요.' 사회적 편견, 불평등, 선입관, 계층간의 갈등 등 많은 문제점들을 지적하지만 결국에는 행복한 사회를 '함께' 만들어가자는 훈훈한 이야기로 마무리하는 '주토피아'는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영화에 등장하는 사회적 문제들을 경험하고 있는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생각이 거듭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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