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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동화같은 서부극. 슬로우웨스트(Slow West.2015)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서부극판 어린 왕자'라는 이야기를 들은 영화이다. 제목의 '슬로우'가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리는 이 영화는 기존에 보아 온 모든 서부극의 형식을 깬 영화이다. 그래서 낯설지만 또 새롭다. 광야에서 말을 타고 누군가를 추격하거나, 무시무시한 갱들이 출연한다거나, 잔인무도한 원주민인 인디언이 등장하지도 않고, 총을 잘 쏘는 총잡이가 등장하지도 않는다. 그저 '스코틀랜드'라는 낯선 곳에서 말 한 마리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와 무작정 '서쪽'으로 가는, 순진무구하다 못해 조금은 부실해 보이는 청년과 그와 함께 하는 사내가 있을 뿐이다. 어쩌면 그 당시엔 세상 어느 곳보다 무질서하고 무법지대였을 미국 초창기 서부를 가로지르는 '로드무비' 영화로 모든 낯섦이 편.. 2019. 11. 15.
[영화리뷰]인생영화.보이후드(BoyHood.2014)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보이 후드(유년시절)'는 '리처드 링클레이터'감독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영화이다. '같은 배우들을 계속해서 기용하며 매년 조금씩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 감독의 이러한 상상력은 현실이 되었으며 무려 12년 동안이나 동일한 스탭들과 동일한 배우들은 1년에 한번씩 만나 15분 분량의 영화를 찍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영화도 12개의 에피소들들이 시간순으로 나열된 형식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감독의 끈기와 배우들의 의리가 만들어 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특별함'이라고는 없다.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너무나 평범한 인물들의 이야기, 너와 내가 겪었거나 겪고 있을 이야기들이 영화에 등장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특별하다'. 미국의 한.. 2019. 11. 9.
[영화리뷰]열정과광기사이에서.위플래쉬(Whiplash.2014)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제목인 ‘위플래쉬(Whiplash)’는 재즈 작곡가이자 색소포니스트 '행크 래비(Hank Levy)'가 작곡한 재즈 곡의 제목으로 영화에서는 중간 부분 드럼 파트의 ‘더블 타임 스윙’ 주법으로 완성된 질주하는 독주 부분이 일품으로 꼽히는 곡이다. 단어의 원 뜻은 ‘채찍질’로 영화에서 주인공인 학생(마일즈 텔러)에게 가하는 선생(J.K 시몬스)의 독한 교육을 비유적으로 의미한다. 보통의 재능이 어떻게 천재적인 재능으로 변하게 되는지를 현미경으로 내부를 들여다보듯 샅샅이 파헤치는 영화이다.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은 사실 조금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하지만 영화에서 플레쳐 선생은 말한다. '내가 영어에서 가장 싫어하는 두 .. 2019. 11. 8.
[영화리뷰]그때알았더라면.플립(Flipped.2010)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줄리(매들린 캐롤)'라는 소녀가 있다. 지금의 내 눈에는 너무도 이쁘고 똑똑하고 착하며, 예의 바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의 가치를 알고 있으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소녀이다. 옆집으로 이사 온 '브라이스(캘런 맥오리피)'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7살 때부터 브라이스를 쫓아다니지만 그런 줄리가 '어린' 브라이스는 부담스러워 도망 다닌다. 나이 어린 남자아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아무런 가치관도 성립되지 않은 시기이기에 세상을 보는 눈도 사람을 보는 눈도 아직은 없다. 영화는 두 아이가 만나는 7살 때부터 청소년기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원작인 책에서는 배경이 현대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감독이 성장.. 2019. 1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