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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그녀석의따뜻한위로.빅히어로(Big Hero-6.2014)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원작이 '마블 코믹스'이고, 디즈니에서 과연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히어로'물을 잘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우려와는 달리 '빅 히어로'는 디즈니 감성을 가진 새로운 형식의 히어로물로 탄생을 했다. 비록 원작에서 물들어 있던 일본풍을 완전히 벗어내지는 못했지만, '마블'의 그것과는 또 다른 히어로물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샌프란시소코'라는 것에서 부터 느껴지듯이 이 가상의 도시는 동서양이 공존하는 도시로 그려진다. 엄밀히 말하자면 일본풍에 매우 근접한 도시인데, 비록 '금문교'를 비롯한 지금의 샌프란시스코를 보여주는 조형물들이 보이지만 도시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풍의 느낌은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주인공의 이름 역시 '히로'로, 역시나 일본을 떠올리게 한다. 세계에서 '로봇공학'을 주도적으로 진행해나가고 있는 일본의 위치를 반영한 결과물이라 볼 수 있겠다.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디즈니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따뜻한 감성을 버무려낸 영화이고, 그 중심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베이맥스'가 있다.

주인공 건강도우미 로봇 '베이맥스' (다음 발췌)

  '베이맥스'는 '히로'의 친형인 '테디'가 동생을 위해 만든 건강도우미 로봇으로 베이맥스의 가슴에는 형의 따뜻한 사랑이 '칩'에 담겨있다. 테디가 이 로봇을 만든 목적은 동생에 대한 크나큰 사랑이자, 어쩌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천재성을 가지고 있던 동생이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서 만들었다. '테디'의 이런 마음을 동생인 '히로'도 이미 알고 있기에 형을 부모처럼 따른다. 이 형제들은 어린 시절 부모를 여윈듯 이모의 보살핌 아래에서 자랐기 때문에 '히로'는 형인 '테디'를 아버지처럼 여기고 의지한다. 그런 형이 갑작스런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세상에 홀로 남은것처럼 외로움을 느끼고, 슬픔에 잠기게 되는 '히로'에게 '베이맥스'가 다가와 그를 어루만지고 마음을 치료해주려고 한다. 형에 대한 그리움을 치료하고 형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나가기 시작하는 부분에서부터 이 영화의 히어로물로써의 진가가 드러난다. 치료목적인 베이맥스를, 형보다 더 뛰어난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히로'가 '전투용'으로 개조하고, 이를 이용해 의문투성이인 형의 죽음에 대해 파헤쳐나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여기서부터는 기시감처럼 어디서 본듯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을 한다. 

형인 '테디'와 '베이맥스' (다음 발췌)

  익히 보아왔던 '마블'의 액션 장면들이 대거 등장을 하는데, 마블 코믹스 특유의 활기넘치는 액션장면들과 이전에 어디선가 본 것같은 비슷해 보이는 캐릭터들의 등장을 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빌런은 이전에 보았던 빌런이 연상되기도 하고, '히로'를 도와주는 형의 친구들은 마블코믹스 저 어딘가에서 보았던 히어로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묘사가 된다. 하지만 '빅 히어로'는 애니메이션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재미를 보여주기도 한다. '히로'가 개조한 '베이맥스'를 타고 '샌프란시소코'를 활강하는 장면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는데,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했던 연출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실감나고 감각적이었다. 이러한 액션 요소들도 이 영화의 매력이지만 무엇보다 둥그런 미쉐린 타이어 같이 생긴 베이맥스의 우스꽝스럽지만 사랑스러운 모습들이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영화이다. 캐릭터의 단순화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간혹 단순함이 줄 수 있는 밋밋함이 있을 수 있는데, '베이맥스'는 그 간극을 아슬아슬하게 잘 피해갔다. 단순하게 둥그런 외형이지만 짧은 다리에 비해 두 팔은 길게 연출을 해서 무게감을 잡아주었고, 무엇보다 방점은 두 눈에 있다. 눈과 코, 입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이어서 연출을 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이 어색하지 않게 보여서 캐릭터의 친근함을 잘 살려준것 같다.

'히로'를 안아주는 '베이맥스' (다음 발췌)

  형의 죽음으로 상심해 있던 '히로'에게 따뜻한 진심을 담은 위로를 건네는, 형의 분신과도 같은 '베이맥스'를 통해 서서히 마음을 치유해가는 '히로'의 성장기영화이다. 로봇으로 마음의 치유까지 하게 되는 세상이 얼마남지 않은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진리는 잊지 않고 담고 있다. 외상의 치료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것도 마음의 치료이고, 이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한 묘사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히로가 선의를 담아 만들어 낸 '마이크로봇'을 악의적인 용도로 사용을 하게 될 경우 범죄에 사용할 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 사람의 '마음'에 따라 과학의 발전도 선의가 될 수도 악의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잊지 않고 이야기 한다. 결과는 형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형의 죽음의 대한 진실을 밝혀내고, 악당을 처단하는 걸로 끝이나지만 악당을 추적하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롭게 그려진다. 뭔가 대단히 뛰어난 공대생들인것 같지만, 한편으론 허술해 보이는 형의 친구들 캐릭터도 재미있었다.

공대생인 형친구들보다 더 뛰어난 천재성을 보이는 '히로' (다음 발췌)

  디즈니에는 몇 안되는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있는데, 이 영화에는 특별하게 형의 친구들 중 한명인 '고고'라는 한국인 여성 캐릭터를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이 전담하여 만들어 냈다고 한다. 사실 영화를 보았을 때는 '한국'이라는 특징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는데, 나름 스피드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형상화하여 '다이나믹'한 한국의 이미지를 담으려 노력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한국'이라는 요소를 담아내려 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싶다. 일본풍속에 보너스같은 개념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되어 더 놀랐던 것이 형인 '테디'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가 바로 '다니엘 헤니'라는 점이다. 한국판이 아니라 원작의 성우를 맡아서 목소리 연기를 했다는 점에서 헐리우드에서의 그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목소리 연기를 한 다른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그 사이에서 주연급 연기를 했다는 점은 박수쳐줄만하다. 

개조한 '베이맥스'를 타고 날아가는 '히로' (다음 발췌) 

  디즈니와 마블의 조합이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각 제작사의 특징들을 살리고 새로운 형태의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이 영화를 통해 잘 보여주었다. 다소 아쉬운 점들이 전혀 없는것은 아니지만 많은 장점들이 그것들을 충분히 덮고도 남는다. 디즈니의 따뜻한 감성과 마블의 세련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시말해 따뜻한 마음과 이성적인 머리가 만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커다란 덩치의 '베이맥스'가 내밀던 그 조그만 하얀손을 잊을 수가 없다. 그런 위로를 받는다면 치유되지 않을 일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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