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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기억의오류.메멘토(Memento.2000)

by 꿈꾸는구름 2019.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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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리마스터링 작품의 포스터 (다음 발췌)

  단 한 번만 보고 이 영화를 이해한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이 있을까.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 메멘토를 수많은 평론가들이 극찬한 이유는 다름 아닌 편집을 통한 내용 전개 방식이다. 메멘토와 비슷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은 이미 많이 존재한 상황이었고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몰입감 있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그 영화들 나름대로 치밀하게 더욱 규모가 크게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점차 스릴러 영화들도 자본력이 필요한 장르 축에 끼게 되었던 것을 단숨에 깨버린 작품이 바로 이 '메멘토'이다. 지금은 초대형 블록버스터 감독으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이 영화로 명감독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주인공 레너드 쉘비(가이 피어스) (다음 발췌)

  인간은 기억을 한다. 기억을 하기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정체성을 가지게 되는 것 역시, 기억의 힘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평생을 무언가 보고 배우고 느끼며 성장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기억이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근원적인 힘이다. 그런데 만일, 그 중요한 힘을 잃어버린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 이 영화 '메멘토'는 그러한 상황에 놓인 한 남자의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기억을 기억해내려고 애쓰는 레너드 (다음 발췌)

  레너드라는 전직보험수사관은 아내가 누군가에게 강간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며 이를 저지하다가 머리에 충격을 받고 가장 최근 10분만 기억할 수 있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다. 그가 기억하고 있는 것은 오직 아내를 죽인 범인의 이름 약자가 존. G이라는 사실뿐이다. 영화의 이야기 내용은 이미 수십 번은 본듯한 기억상실증, 복수를 다룬 고전적이고 식상한 내용이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 식상한 내용을 파격적으로 전개하는 교차편집을 이용해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획기적인 영화 연출을 구사하였다. 단 900만 달러로 25일 만에 촬영이 끝난 저예산 영화였기에 연출이 화려한 것도 시나리오의 내용이 뛰어난 것도 촬영 당시 배우들이 명배우였던 것도 아니었지만 오직 편집 기법으로 승부를 본 영화이다.

레너드에게 친밀하게 대하는 의문의 인물 테디 갬벨(조 판토리아노) (다음 발췌) 

  10분 만을 기억하는 단기 기억증에 걸린 레너드이기에 그는 항상 메모와 사진을 들고 다녔는데 그는 당장 보고 있는 것을 바로 찍고 메모를 해 두는 방식으로 기억을 조금이나마 되살리려고 했다. 레너드에게는 테디와 나탈리라는 두 명의 친구가 있고 테디는 절대 나탈리를 믿지 말라고 말하며 나탈리는 반대로 절대 테디를 믿지 말라는 말을 한다. 이 둘은 영화 내내 상반된 충고를 하는데 이 둘의 이야기를 통해 레너드는 기억과 메모를 조합해 낸다.

또 다른 의문의 친구 나탈리 (캐리 앤 모스) (다음 발췌)

  이 영화가 극찬을 받았던 이유는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지고 있는 레너드의 상황을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해서 관객들도 실감하게 했다는 점이다. 관객들 또한 단기 기억상실증을 가지게끔 편집을 하였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레너드의 입장에서 관객들이 추리할 수 있도록 의도하여 영화의 시간 구성을 몇 십개로 분리한 뒤 과거와 현재를 차례대로 교차시키는 교차편집 구성을 하였다. 예를 들어 시간을 1,2,3,4,5,6의 총 6가지라고 한다면(영화에서는 총 44개의 씬이 등장한다.), 1-6-2-5-3-4 순으로 영화의 제일 초반과 마지막 부분부터 차례대로 교차시키면서 시간 순서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이 영화 전개가 난해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감독은 이 난해한 영화 전개를 통해 레너드의 단기 기억상실증을 직접 느낄 수 있게끔 연출한 것이었고 이에 따라서 많은 평론가가 극찬을 아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이유가 되었다. 기억하기 위해 한 행동이 오히려 그 기억을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모든 일의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다시 기억을 잃기 전까지의 짧은 순간, 레너드의 선택은 예상치 못한 현명함으로 다가온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내 자신의 기억에조차 의지할 수 없다면 왜곡된 기억을 원하는 결말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다. 레너드의 단기 기억상실증이 더 이상 다른 사람들에 악용되지 않도록 하려면, 레너드가 자신의 의지로 이용당하는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면 그런 결론을 향해가도록 사건 퍼즐의 조각을 시작점으로 놓아두면 된다. 일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도무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 때 다른 그 어떤 해결책보다 원론적이고 시원하게 뚫린 지점을 발견하게 되는 '카타르시스'가 이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것이다. 

테디를 의심하는 레너드 (다음 발췌)

  이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말굽과 같은 형태로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보인다. 또 이야기 구조가 영원히 끝나지 않는 '뫼비우스의 띠'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영화의 대사에서도 나오듯이 기억이란 주관적이고 변질이 된다. 큰 충격으로 인해 기억을 잃은 남자의 이야기로 그는 그 이후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지만 다른 이야기로 변모시키고 스스로 기억을 지우며 자기 합리화하기에만 열중하는 비극적인 이야기이다. 이는 끝없이 돌을 밀어 올리는 '시지푸스 신화'가 연상되기도 한다. 끝없이 자신의 아내를 죽였다고 믿는 또 다른 존. G를 찾아서 죽이는 일을 영원히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의문스러운 나탈리 (다음 발췌)

  영화의 시작에서 레너드는 한 남자를 죽인다. 시작부터 궁금증을 만드는 영화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계속 진행되면서 관객들을 진실을 향해 가게끔 유도한다. 관객의 지적 수준을 시험하는 것 같은 골치 아픈 영화 구성은 결국 결말에서 뒤틀어지고 만다. 레너드가 사건을 해결하려 하면 할수록 시간 순서는 뒤죽박죽이 되고 관객들은 어느새 자연스레 다음 장면에 큰 의의를 두지 않게 된다. 영화의 중반만 가도 레너드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이 누구인지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 전개는 식상하지만 영화를 반복해서 보면 볼수록 신선한 내용 전개 방식 때문에 매력 있는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요 스포일러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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