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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맞서싸우다.아이킬자이언츠(IKillGiants.2017)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 아이킬자이언츠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의 메인 포스터를 보고는, 광고 문구에 실린 '해리포터'라는 말에 환타지물인줄 알고 영화를 보았다. 영화 중반까지만 해도 곧 거인이 나타나 토끼머리띠를 한 귀여운 주인공 소녀와 대결을 벌일것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지만, 이 모든게 소녀의 상상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다. 이 영화 '아이킬자이언츠'는 성장영화이다. 내면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소녀가 그 아픔에 맞서서 싸워 이기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굉장히 독특한 형식의 성장영화라 방법만을 놓고 본다면 환타지를 좋아하는 나와 같은 관객들은 좋아할만한 영화이지만, 정작 영화를 보고 공감대를 형성해야할 청소년들이 보기에는 다소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오히려 어른들이 보기에 좋은 성장영화인 것 같다.

주인공 바바라역의 '매디슨 울프' (다음 발췌)

  주인공인 바바라(매디슨 울프)는 언니, 오빠와 함께사는 소녀이다. 바바라의 집안에 어른은 보이질 않는다. 바바라의 언니가 직장에서 돈을 벌어 경제를 책임지고는 있지만 삶이 그리 평안해 보이지는 않는다. 오빠는 종일 집안에서 친구와 컴퓨터게임만을 하며 바바라에게 잔소리를 하는 녀석이다. 집안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오빠와 어떻게든 집안을 유지해 나가려고 바둥대는 언니. 이들이 바바라에게 유일한 가족들이다. 바바라는 '거인'과의 일전을 앞두고 매우 분주한 하루를 보내는게 일상이다. 거인이 다니는 길목에 유인하기 위한 자신만의 '특제 주스'를 뿌려두고는 거인의 반응을 관찰한다.

학교 상담 선생님인 몰레역의 '조 샐다나' (다음 발췌)

  거인에 맞서기 위한 유일한 무기인 '코벨레스키'를 소중하게 다루고 무기에 주문을 외우는 것도 중요한 일상이다. 그렇게 소녀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거인에 대한 탐구만을 하며 하루를 보낸다. 바바라는 친구도 없고, 다만 학교에서는 왕따를 당하며 괴롭힘을 받는다. 하지만 다른 왕따들과는 달리 바바라는 자신을 괴롭히는 아이들에 맞서 싸운다. 언제나 당하는 쪽은 바바라이지만 그래도 굴하지 않고 바바라는 싸워나간다. 기본적으로 바바라는 도망가는 아이는 아니고, 맞서 싸우는 용기있는 소녀이다. 무려 거인과 맞서 싸우려고 준비를 하는 소녀이니까. 

바바라의 언니와 몰레 선생님 (다음 발췌)

  전학을 온 '소피아(시드니 웨이드)'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자 바바라도 소피아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친구가 된다. 바바라는 소피아에게 거인에 대한 모든걸 말해준다. '우르'라는 거인이 태초에 있었고 유일한 존재였지만 혼자서는 외로운 나머지 고심끝에 자신을 찢기고 스스로 분열시켜 다른 거인들을 만들었다고 바바라는 얘기한다. 많은 거인들중에 '타이탄'이라는 거인이 가장 무서운 존재이고 이를 막기위한 유일한 전쟁무기가 자신에게 있고, 그 무기는 '우르'의 턱뼈로 만들어졌고 어떤 거인도 한방에 쓰러뜨릴수가 있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사용을 해야하는 그 무기의 이름은 '코벨레스키'라고 한다. 바바라의 얘기를 들은 소피아는 조금 황당해 하지만 진지하게 설명을 하는 바바라를 믿기로 한다.

거인을 경계하고 있는 바바라 (다음 발췌)

  마을을 지키기 위해 매일을 분주하게 보내는 바바라. 새로 학교에 부임을 한 상담선생님인 '몰레(조 샐다나)'는 유난히 눈에 띄는 학생인 바바라에게 관심을 보이고 바바라와 상담을 시도하지만 바바라는 이를 거부한다. 바바라외에는 친구가 없었던 소피아는 바바라를 괴롭히는 '테일러' 무리들이 바바라가 설치 해 둔 거인용 덫을 알려달라고 하자 이를 알려주어 덫을 부수게 한다. 이 모습을 본 바바라는 테일러를 협박하며 코벨레스키를 사용하여 이들을 혼내주려고 하는데, 바바라가 가방에서 꺼낸 망치는 너무나 작은 장난감 망치였다. 바바라가 걱정이 된 소피아는 선생님과 함께 바바라의 집에 찾아가게 되는데 몰레 선생님은 언니로 부터 바바라집의 이야기를 모두 듣게 된다. 

자신만의 아지트에서 거인에 대항할 방법을 연구한다. (다음 발췌)

  영화 중간중간에 바바라가 실제로 거인들과 맞서 싸우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이는 모두 바바라가 상상한 일들로 그녀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압박감과 불안감이 이런 모습으로 표출되어 나온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불안감을 '거인'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내서 이와 싸우고, 또 이를 제거해 나가며 불안감을 없애고 있었던 것이었다. 말그대로 외롭고 힘든 싸움을 어린 소녀 혼자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바바라의 가족들은 모두 저마다 힘겹게 현실과 싸워나가고 있었다. 생활력 강한 언니는 만만치않은 사회에서 홀로 세상에 맞서 싸우고 있었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것처럼 보이는 오빠도 현실이라는 큰 벽에 맞서 싸우고 있었던 것이다. 매일 '거인'과 싸우고 있는 바바라도 마찬가지이고. 보호자인 부모가 '부재'한 이 세 남매는 저마다 세상에 나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중인 것이다.

숲속에서 거인을 막아낼 덫을 설치하는 바바라. (다음 발췌)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밤, 바다에 그 모습을 드러낸 '타이탄'에 맞선 바바라는 애지중지하던 '코벨레스키'를 꺼내들고 일전을 벌여 '타이탄'을 결국 해치운다. '타이탄'을 보자 그녀가 외친 한마디는 '엄마를 절대 데려갈 수 없어'였다. 지금껏 바바라는 거인들이 엄마를 데려갈까봐 거인들을 죽이고 버텼던 것이었다. 거인들이 엄마를 데려갈테니 거인들을 모두 죽여야한다고 말이다. 바바라의 엄마는 바바라가 절대 가지 않았던 '2층'에서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었다. 바바라는 그 '현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워 이를 부정하고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타이탄'을 망치로 죽이고서야 바바라는 2층에 올라가 엄마와 마주하게 되는데, 사랑하는 엄마가 곧 죽는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엄마와 함께 남은 시간을 보내며 후회없이 엄마를 보내준다.

자신의 무기인 코벨레스키를 들고 거인에 맞서는 바바라 (다음 발췌)

  병들어 누워있는 엄마를 안아주며 곁에 눕는 그 어린 소녀를 보면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란 생각을 하니 마음 한켠이 먹먹해졌다. 어린 소녀 혼자서 버텨낸 시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엄마를 보내고 엄마가 누워있던 2층 침대에 홀로 누워있는 바바라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작은 소녀가 거인에 맞서 싸운다는 설정으로 한 소녀의 내면 성장을 보여준 이 영화는 의도하지 않게 환타지물로 보인 바람에 관객들을 속이는 영화처럼 비춰지긴 했지만, 독특한 표현 방식으로 매우 괜찮았던 영화로 기억된다. 청소년기를 거치는 과정은 영화 속 '바바라'처럼 매일 거대한 '거인'에 맞서 싸우는 하루의 반복과도 같다. 그에 맞서는 '코벨리스키'같은 무기를 마련하는 것도, 싸우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도 바바라가 했던것처럼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일이지만, 세상의 거의 모든 소년 소녀들이 그렇듯 세상에 나서는 첫 걸음을 소중하고 의미있게 받아들이는 마음은 중요하다. 비록 '해리포터'같은 신나는 환타지물은 아니었지만 어른에게도 공감이 되는 성장영화였다.

엄마에 대한 현실을 받아들이는 바바라 (다음 발췌)

  추가로 설명을 하자면 바바라의 망치인 '코벨레스키'는 과거 뉴욕 자이언츠에 유독 강했던 '거인 사냥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필라델피아의 신인 투수 이름이었다고 한다. 영화의 중간에 티비 화면으로 살짝 이에 대해 거론이 되는데, 바바라의 사전 지식에 상상력을 더한 막강한 무기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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