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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의지로차별을극복하다.맨오브아너(Men Of Honor.2000)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1943년이라는 시간은 미국에서 흑인들의 권리라는 건 이제 겨우 불평등을 없앤다 정도의 대통령의 발표가 있었을 때이고, 대다수 국민들의 의식은 여전히 불평등의 논리가 뼛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던 시기이다. 이 영화는 그런 시기에 '흑인'이라는 신분으로 흑인 최초의 미국 잠수부가 된 '칼 브레이셔(쿠바 구딩 주니어)'라는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흑인 최초의'라는 타이틀보다 그가 나중에 추가로 얻게 된 '장애인 최초'의 잠수부라는 타이틀이 더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흑인'은 단순히 인종을 가르는 기준이지만, '장애'라는 건 아무나 이길 수 없는 대단한 장벽이기 때문이다. 물론 1943년의 '인종차별'은 지금의 우리가 상상을 초월하는 부분들이 많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두 가지의 '최초의'란 수식어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지는 건, 두 가지 모두 한 사람에 의해서 이루어진 일이라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일반인의 견해에서 본다면 말이다. 

칼 브레이셔(쿠바 구딩 주니어)와 빌리 선데이 상사(로버트 드니로) (다음 발췌)

  주인공 '칼'은 켄터키주의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지만 자신과는 닮지 말라고 교육하는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다른 삶을 꿈꾸며 자라나 군에 입대하게 된다. 커다란 꿈을 꾸며 입대를 하지만 현실은 취사병의 보직을 받게 되고, 군에서도 인종차별은 일상과도 같이 벌어지는 일이었다. 어느날 '칼'이 타고 있던 배에 헬기가 착륙을 하다가 사고가 나게 되고 바다에 추락한 헬기에서 조종사들을 구해내는 심해다이버를 직접 보게 된다. 그는 사람의 생명을 구해내는 다이버의 모습에 매료가 되고 '흑인 최초의 다이버'가 되기로 다짐을 한다. '칼'은 중대장의 눈에 띄게 되어 추천장을 받고 2년 뒤 해군 다이빙 학교에 입학하게 되지만 이곳의 해군 수석 다이버 교관인 빌리 선데이 상사(로버트 드니로)는 뒤틀린 성격의 극심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선데이 상사'에게 온갖 모욕을 당하지만 버텨내는 '칼' (다음 발췌)

  '칼'이 묵게 된 막사에는 모두 백인들밖에 없었고 흑인은 단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실 훈련소에 흑인은 온전히 '칼' 한 명뿐이었다. 동기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고 흑인과는 함께 숙소를 쓸 수 없다는 드으이 항변을 한다. 오로지 말더듬이 친구 한 명만이 그와 대화해 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선데이 상사'는 노골적으로 '칼'을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정해주지 않고 극심한 인종차별을 행한다. 하지만 '칼'은 실기 부분에서 남다른 재능을 보이면서 동기들 중에 최고의 수준에 오르지만 글을 깨우치지 못해 이론 시험에 번번이 낙방을 한다. 다른 동기들이 휴가를 즐길 때 그는 도서관에 눌러앉아 열심히 노력한 끝에 이론 시험도 무사히 통과를 한다. 이후에도 빈번히 일어나는 차별적인 대우를 이겨내고 마지막 졸업시험만을 남겨두게 된 '칼'. 어두운 바닷속에서 작업등 하나만을 의지한 채 '플랜지'를 조립하는 시험이었다. 이 시험에는 제한시간이 존재하지는 않지만 수온이 매우 낮아서 빠르면 한 시간에서 길어야 두 시간이면 조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야 하는 시험이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칼'을 통과시킬 수 없던 '선데이 상사'는 '칼'의 도구 통에 칼집을 내어 도구를 바닷속에 흩어지게 한다. 모든 동기들이 조립을 마치고 물 밖으로 나오지만 오로지 '칼'만이 냉동고 같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부품들을 일일이 바닥을 뒤져 찾으면서 플랜지를 조립한다. 무려 9시간 동안이나 포기하지 않고 조립을 해나가는 그를 위해 평소 그를 멸시하던 동료들과 선데이 상사까지도 조금씩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군 법정에 함께 서게되는 두 사람 (다음 발췌)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하고 '흑인 최초의 심해 다이버'로 합격하게 된다. 여기서 영화를 끝내도 감동적이었겠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칼'은 분실된 핵탄두를 찾아내고 그 과정에서 동료를 구하다가 한쪽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의족을 차고 재활훈련을 거치면서 '다이버'로서의 임무를 계속하기 위해 또 다시 끈질긴 노력을 한다. 한편 선데이 상사도 잠수를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몸상태와 술에 의지한 생활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칼'의 소식을 접한 '선데이 상사'는 '칼'을 찾아가 그의 재활을 돕는다. '칼'은 못쓰게 된 다리를 억지로 잘라내고 의족을 차고 훈련을 시작하고 '선데이 상사' 역시 예전의 그처럼 지독하리만치 '칼'을 닦달하여 그가 다시 달릴 수 있게 도와준다. 두 사람은 '칼'의 심사 자리에 마침내 함께 하는데 무려 150kg이라 되는 잠수복을 입고 열두 발자국을 걸으면 '다이버'로 복귀시켜준다는 제안을 받는다. '칼'은 잠수복을 입고 그가 걸어온 삶처럼 굳세고 강건하게 열두 걸음을 걷고 마침내 '다이버'로 복귀를 하게 되고 '흑인 최초'에서 '장애인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시금 얻게 된다. 그 후 그는 9년 동안 다이버 마스터로써 근무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이버' 심사를 하는 '칼'과 이를 지켜 보는 '선데이 상사' (다음 발췌)

  20여년 전에 개봉되었던 영화이지만, 매우 감동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칼 브레이셔'라는 인물이 만들어낸 신화와도 같은 역사는 어느 시나리오 작가가 쓴다고 해도 이처럼 감동을 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모두가 '실화'라는 게 더욱 감동적이고 대단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지'만 있다면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오래된 '명제'를 몸소 보여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칼'이 그의 목표를 해내지 못했더라도 충분히 그 과정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무나'할 수 없는 일들을 두 가지나 해내었기 때문이다. 도전 자체로도 박수를 받을 만한 일이다. '얻어맞고 쓰러지는 것은 죄가 아니다.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이다. 만약 당신의 꿈이 크고 그 꿈을 향해 노력한다면 당신은 성공할 것이다 - 칼 브레이셔-'. 의지 하나만으로 만들어 낸 영화같은 그의 '실화'는 어떠한 픽션 보다도 깊은 울림이 있다. 인간의 의지란 실로 대단한 것이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니까. 

'칼 브레이셔'(실화 주인공)과 그를 연기한 '쿠바 구딩 주니어'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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