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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최초보다소중한것.퍼스트맨(FirstMan.2018)

by 꿈꾸는구름 2019.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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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인류 최초로 달에 발자국을 새긴 인물인 '닐 암스트롱'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사건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이 영화 '퍼스트맨'은 영웅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닐 암스트롱'을 이야기하는 데 중점을 둔 작품이다.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의 X-15 테스트 파일럿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곧이어 딸 '캐런'의 사망으로 인해 몹시 괴로워하던 '닐 암스트롱'이 'NACA(현 NASA)'의 우주비행사에 뽑히게 된 것을 계기로 아내 '자넷'(클레어 포이)와 새 출발을 결심하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X-15 테스트는 '마하 6' 실험을 위한 테스트기로 아폴로 계획 및 스페이스 셔틀 개발에 큰 기여를 했다. 실제로 테스트 중 '마이크 애덤스'라는 파일럿은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두 번 다시 지구로 돌아오지 못했을 만큼 매우 위험한 실험이었다.  

달착륙탐사선 조종 훈련중 사고로 불시착한 닐 암스트롱 (다음 발췌)

  딸아이를 잃은 슬픔을 떨쳐내고 새로운 출발을 하기 위해 휴스턴으로 왔지만 '닐 암스트롱'은 좀처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딸아이를 떠올리지 않기 위해 미친듯이 일에만 매진한다. 그로 인해 남아있는 가족들인 아내와 두 아들이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처럼 이 영화는 닐 암스트롱이 딸을 잃은 고통을 떨쳐버리기 위해 그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우주 계획에 참여한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인류 최초로 달착륙에 성공할 수 있었던 과정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묘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야기의 서술방식은 드라마라기보다는 다큐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기에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매우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촬영 방식에서도 극 사실적인 연출을 위해 대부분의 장면을 16mm 카메라나 8mm 카메라를 사용하여 촬영함으로써 매우 거칠고 오래된 느낌의 다큐멘터리 같은 화면을 보여준다. 

정치적인 노력도 기울여야하는 NASA직원들 (다음 발췌)

  진동에 금방이라도 산산조각나 버릴 것 같았던 격렬한 X-15의 기체 진동 뒤에 이어지는 숨 막히도록 아름다웠던 대기와 우주 사이의 그 공간, 그리고 우주의 적막감으로 모두의 시선을 잡아끈 오프닝과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었던 유일하게 IMAX로 촬영한 7분간의 후반부 등은 지구의 대기권 저 너머에 있는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판타지를 지니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당한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7분간의 영상이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부분이었다. 상당히 영화적인 연출이고 감독인 '데이미언 셔젤'의 연출력은 그냥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동료들과 선의의 경쟁과 우정도 보인다. (다음 발췌)

  '데이미언 셔젤'감독과 '라라 랜드'이후 두 번째 호흡을 맞춘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는 매우 좋았다. 개인적인 고뇌와 사랑하는 딸아이를 잃은 슬픔을 내면적으로 표현해 내는 그의 연기력은 실로 대단했다. 또한 아내 역의 '클레어 포이' 역시 불안한 가족의 심정을 너무나 잘 표현해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음악의 사용에 대해 대단한 감각을 가진 감독답게 극 중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많은 부분 음악을 적절히 사용하고 있다. 덕분에 달에 가기까지 수많은 위험한 실험을 거치는 '닐 암스트롱'의 모습을 긴장감 있게 지켜볼 수 있었다.

발사대로 향하는 닐 암스트롱과 동료들 (다음 발췌)

  결말로 가기전 후반부의 전개가 조금 아쉽게도 느껴진다. 우리가 그 결과를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점도 문제이긴 하다. 그 전까지의 과정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긴장감 넘치게 지켜봤다면 달로 출발하기 직전의 상황과 출발하고 나서의 상황들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이기에 긴장감이 조금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약간은 많이 봐와서 식상한 우주 영화의 장면들이 나오는 점도 아쉬웠긴 하다. 하지만 감독의 연출력은 어디에서든 빛을 발한다. 소소한 장면들은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그 모든 의미를 되새긴다면 감동은 배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어느 한 장면 다큐같이 지루하거나 루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놓치지 말고 눈에 담아야 한다. 그게 바로 이 영화를 올바르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우주 비행사의 역할이 얼마나 고독하고 위험한지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다음 발췌) 

  아폴로 11호가 발사대에서 발사 될 때 성조기와 미국명이 롱테이크로 보이는 장면에서는 어느 북미 평론가가 말했던 '미국인이라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는 영화'라는 평이 불현듯 떠오르기도 했고, 우주 개발에 투입되는 막대한 예산을 하위계층을 위한 복지 확대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과 우주 비행사들이 백인 일색인 것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대의 모습 등은 미국 사회가 지니고 있는 고질병 같은 인종 간 갈등을 되새기게 해주기도 한다. 그처럼 이 영화는 영웅인 우주비행사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였던 '닐 암스트롱'의 인간적인 고뇌를 사유하고, 우주 탐사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는 것 외에도 다양한 메시지들을 함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달에 도착한 닐 암스트롱 (다음 발췌)

  달에 발을 내딛고 그가 남긴 위대한 말 한마디보다 그가 달에 딸아이의 팔찌를 내려 놓고 비로소 마음의 짐을 벗어버리는 듯한 장면은 인간 닐 암스트롱이 왜 그토록 달에 가고자 했는지 보여주는 명장면이었다. 지구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올려다본 달 위에서 반대로 지구를 바라보며 이제 모든 게 끝났고 죽은 딸의 마음도 내려놓는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는 지구로 무사히 귀환을 해 환영을 받는다. 지구로 와서도 영웅을 맞이하는 격렬한 환영식이라던가 다른 장면을 보여주는 대신에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아내와 닐 암스트롱이 마주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는다. 그간의 갈등과 소통 부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결말을 맺는 것이다. 단순 SF 영화로만 생각을 하고 이 영화를 본다면 반드시 중간에 잠이 든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한 인간의 고뇌와 슬픔이 담긴 현실감 높은 다큐적인 영화를 볼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본다면 굉장한 영화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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