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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모쿠슈라.밀리언달러베이비(Million Dollar Baby.2004)

by 꿈꾸는구름 2019.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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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에 등장하는 세 인물인 매기(힐러리 스웽크),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스크랩(모건 프리만)은 사회의 일반적인 시선에 따르면 모두 '루저(실패자)'이다. '매기'는 30대임에도 불구하고 번듯한 직장 하나 없이 '웨이트리스'로 생계를 이어간다. 그리고 남들이 모두 늦었다고 말하는 나이에 퀀투를 시작하려 한다. '스크랩'은 현역 시절에 경기 횟수 110회를 채우려고 했지만 109회째 시합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해 한쪽 눈을 잃고 은퇴를 했다. '프랭키'는 한때 잘 나가는 '스크랩'의 컷맨(트레이너)이었지만 '스크랩'의 부상을 막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며 그를 위해 자비를 털어 작은 체육관을 운영한다. 그리고 체육관의 관리 매니저 일을 '스크랩'에게 맡겨 은퇴한 노년의 복서의 노후를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매니저를 맡았던 유망한 복서인 '윌리'가 다른 매니저에게 가면서 배신감에 씁쓸해한다. 그때 '스크랩'은 체육관에 성실하게 나오는 '매기'를 '프랭키'에게 추천한다. '윌리'에 대한 배신감과 자신의 판단 실수로 '스크랩'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을 가진 '프랭키'는 '매기'의 부탁을 선뜻 들어주지 못한다. 하지만 '매기'의 끈질긴 노력과 진심 어린 고백으로 끝내 그녀를 지도하기로 한다.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윌리'(마이클 콜터) (다음 발췌)

  '매기'는 '프랭키'의 노련한 트레이닝 아래에서 성실하게 훈련에 임한다. '프랭키'가 그녀에게 정한 두 가지 규칙은 '스스로를 보호할 것' ' 자신의 말에 토를 달지 말 것'이었다. 그녀는 그의 규칙을 성실하게 지키면서 훈련에 임하게 되고 재능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프랭키'가 지어 준 예명인 '모크슈라'라는 이름으로 승승장구하며 커리어를 쌓는다. 결국 그녀는 챔피언 결정전에 나서게 되고 우세한 경기를 펼치던 중 상대의 비신사적인 반칙으로 인해 링에 쓰러지게 되고 의자에 부딪혀 목이 골절되고 전신마비 판정을 받게 된다. 매기의 노력으로 집까지 얻게 되었지만 원수보다 못한 '쓰레기' 같은 그녀의 가족들은 전신마비가 되어 병상에 누워있는 그녀를 찾아와 재산상속에 대한 유서를 쓰라고 하지만 그녀는, 이들에게 분노 섞인 말들을 쏟아내 물러가게 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욕창으로 인해 다리까지 절단하게 된 '매기'는 '프랭키'에게 어려운 부탁을 한다. 

'스크랩' (모건 프리만) 과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다음 발췌)

  '매기'는 아직 자신의 귀에 관중들의 환호가 남아 있을 떄 자신을 죽여달라는 것이었다. 이를 들은 '프랭키'는 당연하게 단호히 거절하게 되고 부탁을 거절당한 '매기'는 혀를 깨물어 자살을 시도한다. '스크랩'과 '매기'에게 무엇이 최선일지 대화를 나누며 고민을 하던 '프랭키'는 결국 '매기'에게 치사량의 아스피린을 주사해 생을 마감하게 한다. 그녀의 삶의 마지막에 '프랭키'는 그녀의 예명인 '모쿠슈라(Mokulsha)'의 뜻을 알려준다. 그것은 '나의 사랑, 나의 소중한 혈육'이라는 뜻이었다. 상실을 겪을 이들에게 서로는 피보다 진한 가족이자 밀리언 달러 베이비(1달러 샵에서 찾은 백만 달러 이상의 가치)였던 것이다. '프랭키'의 결정이 전적으로 납득이 갈만한 일은 아니지만 '매기'의 마지막 삶을 돌아보면 그녀가 원한 삶을 불꽃처럼 살았기에 이해가 가기는 한다. 

훈련을 하는 '매기'와 '프랭키' (다음 발췌)

  권투라는 소재는 매우 격렬한 소재이다. 하지만 이 격렬한 소재를 노련한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아주 차갑게 스크린에 담아내었다. 밝은 조명아래에서 땀을 흘리며 선수들이 싸우는 장면도 있지만 더 인상적인 장면은 대부분 극명한 명암이 구분되어 있는 어두운 장면에서 이루어진다. 불이 꺼진 체육관에서 '매기'의 권투에 대한 진심을 듣고 '프랭키'는  그녀를 가르치기로 한다. 밤길의 자동차 운전석에서 '매기'와 '프랭키'는 마음속에 진솔한 대화를 나누면서 부녀의 정을 느낀다. 그리고 마지막에 '스크랩'과 '프랭키'는 '매기'의 운명을 놓고 체육관의 어두운 방 안에서 대화를 한다. 한낮의 밝은 체육관의 모습은 우리 삶의 밝고 활기찬 면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일한 공간의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는 삶의 또 다른 부분을 보여준다. 어둠 속에서의 장면은 모두 고뇌와 결정을 하는 장면들로 채워졌다. 인생의 두 가지 측면을 같은 공간 다른 장면으로 연출해 보여주는 것이다.   

'매기'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 (다음 발췌)

  영화는 주인공이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고 노력하여 챔피언이 된다는 평범한 서사를 거부하고 주인공은 죽음의 기로라는 가혹한 운명앞에 세우고 결정을 하게 했다. 그리고 '매기'는 그 기로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여기서 감독은 '프랭키'를 통해 한 가지 물음을 던진다. '매기'는 실패했는가? 그의 질문에 선뜻 대답을 하지는 못하겠다. 성공과 실패를 단지 결과로만 판단을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녀는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챔피언 타이틀은커녕 전신마비의 불구가 되었고 가족도 그녀를 버렸다. 하지만 '매기'는 죽음의 문턱에서 '미소'를 지었다. 그런 모습을 생각하면 한 사람의 인생을 쉽게 성공과 실패로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서로에게 큰 의미가 되어가는 두 사람 (다음 발췌)

  '매기'는 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자신의 인생에서 '프랭키'를 만나 그렇게 소원하던 권투를 하고, 열심히 노력을 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사람들이 자신의 예명인 '모쿠슈라'를 연호하고 '프랭키''스크랩'에 의지하며 자신의 꿈에 가까워졌던 그 순간들을 충분히 사랑했기에 그녀는 죽음앞에서도 의연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생은 누구라도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어 가지는 않는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은 두 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매기'의 가족처럼 인생이 흘러가는 대로 그냥 두고 그를 따라 살아가거나, '매기'처럼 흘러가는 인생을 자신의 원하는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희생하고 노력을 한다. 둘 중 어느 선택을 하느냐는 자신이 원하는 바이겠지만 '매기'처럼 생을 마감하는 죽음의 순간에도 미소를 지을 수 있으려면 선택해야 할 방향은 한 가지이다. 바로 '후회 없이 행복하게' 자신의 시간을 보내었으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비춘 세상은 차갑고 비정했지만 그 안에서 따뜻하고 의미 있는 감동을 주는 영화였다. 모쿠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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