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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사랑의여러가지모양.세이프오브워터(The Shape of Water.2017)

by 꿈꾸는구름 2019.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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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1960년대의 미국은 이른바 미국과 소련의 냉전시대로 우주개발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었던 시기이다. 동시에 국가와 전체를 중심으로 한 사회 이념은 상대적으로 소수자들(장애인, 성적 소수자, 여성, 유색인 등)을 대놓고 멸시하고 차별하던 그런 시대였다. 지금은 세계에서 '소수자'들의 인권에 대해 가장 앞장서 있는 나라가 불과 50여 년 전에는 세계 어느 곳보다 차별과 냉대가 심했던 곳이라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이 영화는 그러한 시기에 사회적 약자들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제목인 '세이프 오브 워터'는 감독인 '길예르모 델 토로'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의 모양은 곧 사랑은 모양이다. 물과 사랑은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변화의 힘이다.'라는 감독의 생각을 그대로 반영한 단어들로 이루어 졌다고 할 수 있겠다. 기존의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큰 틀에서도 벗어나지 않고 그만의 독특하고 기괴하기까지 한 방법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이 영화 '세이프 오브 워터'는 사회의 차별과 냉대를 받는 '소수자'들의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웃이자 절친인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자일스(리차드 젠킨스)'

  이 영화는 미 항공우주연구센터의 비밀실험실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언어장애를 지닌 '엘라이자(샐리 호킨스)'와 실험실에 갇힌,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는 괴생명체와의 만남, 교감, 사랑을 담아낸 판타지 로맨스 영화이다. 어느 날 실험실을 청소하던 엘라이자는 실험실에서 비명소리를 듣게 되고 손가락이 잘린 상사 연구원 '스트릭랜드(마이클 새넌)'와 마주친다. 잘린 손가락 때문에 난장판이 된 실험실을 청소하면서 그녀는 수조 안에서 헤엄치던 괴생명체를 보게 된다. 이 괴생명체는 미국이 소련과의 우주 경쟁에서 뒤처질 위기에 처하자 실험체로 쓰기 위해서 아마존에서 잡아온 양서류 인간으로 일부 아마존 원주민들에게는 신으로 숭배받던 생명체였다. '엘라이자'는 호기심을 느낀 채 양서류 인간과 점차 우정을 쌓기 시작한다. 언어장애인인 그녀는 수화로 대화를 시도했고 괴생명체는 '지능'이 높은 생명체로 그녀에게서 수화를 배우며 서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삶은 달걀을 나눠 먹고 클래식 음악을 함께 듣는 등 내적인 교류를 쌓아간다.  

클래식 음악을 함께 듣는 '엘라이자'와 '괴생명체(더그 존스)' (다음 발췌)

  하지만 괴생명체를 연구하는 목적으로 학대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가는 걸 지켜보면서 그녀는 점차 연민의 정을 느끼고 그를 탈출시키기로 마음 먹는다. 영화는 초반에 '엘라이자'의 일상을 무심하게 보여준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 샤워를 하며 '자위'를 하고, 달걀을 삶고, 버스 창에 기대어 출근을 하고, 지각을 해서 친구가 대신 줄을 세워주어 가까스로 지각을 면하고, 이웃인 '자일스'와 티브이를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영화의 방향을 초반부터 정확하게 설정해 준다. '사랑'과 '성'에 대한 감독의 솔직한 생각을 초반부터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에게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게 될 '사랑'에 대해 미리 알려준다.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로 개봉이 되었다. 다소 잔인한 장면들 뿐만 아니라 성적인 묘사도 거침없이 묘사되는 이 영화는 그래서 판타지를 다루면서 성인을 위한 동화 같은 느낌이 든다.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두 주인공 (다음 발췌)

  영화에 등장하는 네명의 주요 인물은 모두 소수자들이다. 언어 장애인인 주인공 '엘라이자', 물고기의 모습과 인간의 모습을 함께 지니고 있는 '괴생명체', 나이 든 노인이지만 동성애자인 '자일스', '엘라이자'의 친구이자 직장 동료인 흑인 여성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이들 모두는 1960년대의 미국에서 차별과 멸시를 받던 상대적 '소수자'들이다. 이들의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이 영화는 하고 있는 것이다. '엘라이자'와 '괴생명체'의 종을 초월한 사랑, '엘라이자'와 '자일스'의 성별을 초월한 사랑, '엘라이자'와 '젤다'의 친구로서의 '사랑' 등 모양과 방법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하나로 귀결되는 사랑을 묘사하고 있다. 물론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라는 '마초'적이고 굉장한 우월감에 휩싸인 남성도 등장을 한다. 이는 당시 미국의 사회상을 빗대어 묘사하는 인물인데, 성공에 집착하고 사회적 우월감에 약자들을 멸시하고 핍박하는 '남성'으로 등장을 한다. 당시 미국의 사회에는 '스트릭랜드'와 같은 사람들이 '국가'와 '집단'이라는 미명 아래 일반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던 시대였다. 그렇기에 상대적 약자인 '소수자'들의 삶은 힘겹고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와 ' 호프스테틀러 박사(마이클 스털버그)' (다음 발췌)

   '괴생명체'를 승진을 위해 해부하려는 '스트릭랜드'와 정부의 지시아래 살해하려는 소련 스파이 '호프 스테들러 박사'의 계획을 눈치챈 '엘라이자'는 '자일스'와 '젤다'의 도움을 받아 '괴생명체'를 탈출시키는데 성공을 한다. 자신의 집에서 '괴생명체'를 돌보던 '엘라이자'는 욕조에서 '괴생명체'와 사랑을 나누고 더 깊은 관계로 발전을 한다. 사실 이 장면은 다소 충격적이었는데 전라의 '샐리 호킨스'를 보는 것도 그러했지만 너무 적나라한 성관계 묘사가 과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영화 초반에 욕조에서 '자위'를 하는 '엘라이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마음의 준비를 시켰던 게 그나마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말이다. 하긴 '사랑'과 '성관계'는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으니 성인들이라면 굳이 숨길 필요 없이 자연스레 이야기해야 할 부분이기는 하다. 마치 '터부'시 되어 숨겨야 할 '문제'인 듯이 대하는 자세가 잘못된 것이겠지만 말이다. 

'엘라이자'와 친구인 '젤다(옥타비아 스펜서)' (다음 발췌)

  '엘라이자'의 집으로 피신을 했지만 소금과 욕조물만으로는 '괴생명체'의 생명을 유지할 수 없음을 알게 된 '엘라이자'는 수로에서 그를 놓아주기로 결정을 한다. 바다로 그를 옮기려는 과정에서 '스트릭랜드'가 그들을 쫓아오게 되고 '괴생명체'와 '엘라이자'에게 총을 쏘아 그들을 맞추지만 '스트릭랜드'는 '괴생명체'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총을 맞은 '엘라이자'를 안고 바다로 들어가는 '괴생명체'는 어느 곳보다 편안한 그곳에서 그녀를 안아준다. 그러자 그녀의 귀에서 아가미가 돋아나고 그녀는 눈을 뜬다. 두 '생명체'는 어두운 바다로 함께 사라지며 영화는 끝이 난다. 한 인터뷰에서 '길예르모 델 토로'감독은 6살 때 본 '검은 산호초의 괴물'을 보았는데 물고기 인간과 여자 주인공의 사랑이 아닌 물고기 인간의 죽음으로 끝나는 엔딩에 불만을 품었고, 이에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으며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었다고 밝혔다. 조금은 괴이한 로맨스 영화이지만 많은 사회적 메시지도 담고 있으며 그런 메시지를 차치하더라도 영화는 영화적으로도 매우 아름답고 매혹적이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영화 음악과 촬영도 매우 훌륭했으며 개인적으로는 특히 '조명'이 인상적이었다.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골든글로브 감독상, 음악상,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미술상, 음악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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