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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임청하에의한.동방불패(笑傲江湖 之 東方不敗.Swordsman II. 1992)

by 꿈꾸는구름 2019. 7.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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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개봉 당시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정확한 제목은 '소호강호2. 동방불패'이다. 유명한 소설가인 '김용'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허관걸 주연의 '소호강호'가 관객의 좋은 반응을 얻자 유명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하여 촬영한 영화가 '소호강호2'. 동방불패인데, '소호강호2'라는 제목보다는 '동방불패'라는 제목이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제목이 되었다. 이연걸, 이가흔, 관지림, 이자웅등 스타들이 출연을 하였는데 무엇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동방불패'를 연기한 여배우 임청하 때문이었다. 이 영화에서의 임청하는 '백발마녀전'을 뛰어넘는 리즈 시절의 미모를 뿜어낸다.

중성적 매력의 임청하(다음 발췌)

  1954년생인 임청하가 '동방불패를 촬영할 당시의 나이는 38세. 영화를 본 지 30여년이 지나서야 그 당시 그 아름답던 임청하가 38세였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았다. 사실 영화 속 캐릭터인 동방불패는 아름답다고 하면 안 될 인물이긴 한데 말이다. 원래는 남성이었으나 '규화보전'이라는 무공을 익힐수록 여성으로 변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규화보전'을 익히는 첫번째 단계가 성기를 자르는(!) 것인데, 왜... 최강의 무술을 연마하는데 여성으로 변하는지 그 설정 자체가 굉장히 의문스럽긴 하지만, 남성에서 여성으로 점차 변해가는 인물을 묘사하는데 중성적 매력이 넘치는 '임청하'만한 배우는 없었을 것이다. 극 초반에는 외모는 임청하인데 목소리는 남성스러운 캐릭터로 나오지만 무공을 연마할수록 목소리까지 변하게 되는데, 그 변모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임청하에 대한 매력을 느끼는 남자로서의 내가 성정체성을 의심할 정도로 '임청하'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단지 이쁜게 아니라 아름다운 배우다. 임청하는.(다음 발췌)

  영화자체는 전통적인 홍콩 무협영화로 사지가 절단되고, 경공술로 사람이 날아다니고, 흡성대법에 의해 사람이 축구공만하게 쪼그라들고, 피가 사방으로 튀는 '무협영화'로써는 재미있는 영화라 하겠지만 잔인하고 조금은 혐오스럽기까지한 영화인데 임청하라는 인물이 영화를 살린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화에는 유명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주인공인 영호충역에 '이연걸', 영호충을 짝사랑하는 임영영역에 '관지림', 영호충의 사제이자 역시나 영호충을 짝사랑하는 오리역 '이가흔', 북부천군역의 '이자웅' 등. 이연걸은 여배우 복이 많은 배우인가보다. 한 영화에서 세명의 여배우와 로맨스라니. 그중 단연 임청하가 돋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관지림과 이가흔의 외모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미모들인데.

인형같은 외모를 보여준 '임영영'역 관지림. (다음 발췌) 
두 여배우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준 영호충의 사제 '오리'역 이가흔. (다음 발췌) 

  그 당시 '관지림'과 '이가흔'도 한 인물하는 여배우였는데, 그 중 가장 나이가 많았을 임청하가, 그것도 성전환을 하여 여성이 된 캐릭터인 '동방불패'의 임청하가 가장 아름답게 보인건 단지 외모뿐아니라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가 더해져서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눈을 흘기듯 치켜뜨거나, 옆으로 비스듬히 시선을 보내는 그녀만의 시그니처 연기는 동방불패라는 캐릭터에 정확히 맞아 떨어져서 관객의 몰입감을 배가 시켰다. 영호충(이연걸)이 우연한 기회에 동방불패를 구하게 되고, 동방불패는 영호충에게 묘한 호감을 갖게 된다. 화산파, 일월신교, 그리고 일월신교에 반란을 일으킨 동방불패. 이 세 세력의 대립을 보여주는게 이 영화의 기본 뼈대인데 그 가운데 있는 인물이 바로 영호충이다. 그래서 동방불패에 의해 화산파의 모든 사제들 (오리 인 이가흔을 제외하고)이 죽음을 당하는 순간에도 영호충은 제외된다. 일월신교의 교주를 구해주는 인물도 영호충인데, 당시 강호를 이루는 세 권력 사이에서 자신은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은 영호충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동방불패는 절벽으로 떨어지는 자신을 구하는 영호충에게 묻는다. ' 인간이란 신의를 저버리는데 왜 날 구하느냐'고. 그런 그녀에게 영호충은 묻는다. 자신이 함께 밤을 보낸 사람이 바로 당신이냐고. 동방불패는 끝까지 신의를 묻고 진심으로 대하는 그를 밀쳐내고 절벽으로 몸을 날린다.  

악당 '동방불패'에 맞서는 주인공 일행 (다음 발췌)

  그의 무공을 생각해 볼 때 절벽아래로 몸을 던진 그가 죽음을 맞이 했는지는 알수가 없다. 영화에서도 그의 시신을 보여주진 않는다. 다만 마지막에 영호충의 일행들과 싸움을 하면서 그는 '부질없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들과의 싸움을 하는 내내 동방불패는 '임호충'의 시를 읆는다. ' 권력을 쫓아 세월을 보내니 인생의 참뜻을 잊게 되었다'. 자신에 맞서는 적들과의 긴박한 싸움속에서도 동방불패는 자신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커다란 파장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자신이 행하는 행동들은 부질없음을, 강호제패의 꿈도 부질없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자기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연마한 규화보전을 통해 진리를 얻지도 꿈을 이루지도 못했음을, 그렇다고 강호에 살수도 떠날수도 없는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절벽으로 몸을 던진것은 육체의 죽음이라기 보다는 강호인으로서의 죽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하겠다. '소오강호'는 인생의 무상함, 강호의 허상에 관한 내면적 깨달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적으로 이를 이루는 사람은 극히 드문것이다. 다양한 내면적 고찰과 깨달음의 메세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는 작품이다. 그 당시가 한창 홍콩 영화의 전성기이기도 했지만,너무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홍콩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날아든 시기이기도 했지만, 몇 안되는 기억에 남는 영화이다.

음과 양의 조화. 동방불패 역 임청하.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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