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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부모가된다는것.니모를찾아서(FindingNemo.2003)

by 꿈꾸는구름 2019.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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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첫 알들을 갖은 말린은 알들이 부화할 날들만 기다리고 있던 행복한 아빠였다. 하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모든 알들을 잃고, 단 하나 남은 알에게 약속한다. " 너에게는 결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게 지켜줄께. " 그렇게 마지막 남은 한알의 알에서 '니모'가 탄생한다. 니모는 다른 물고기와는 다르게 한쪽 지느러미가 작은 몸이 불편한 아이로 성장한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밝고 호기심 많은 명랑하고 장난꾸러기인 물고기로 자란다. 아빠 말린은 오로지 니모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를 보내지만 니모는 아빠의 그런 지나친 관심이 부담스럽고 자신을 평범한 물고기로 보아주기를 내심 바란다. 아빠의 걱정을 모르는 철부지는 아니지만 자신을 믿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아빠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불만도 가지게 된다. 그래도 니모는 아빠의 관심과 사랑을 느끼고 있는 어린 물고기 였으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인 사람들간에 생기는 유대감과 동일한 설정이다. 이게 픽사의 서술방법이다. 가족주의, 가족 중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 모험이야기가 일반적인 스토리 라인의 뼈대를 이루는게 보통의 방법이다.

니모와 말린 (다음 발췌)

  '니모를 찾아서'는 픽사 스튜디오의 다섯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개봉 당시 '라인언킹'이 10년째 지키고 있던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그 해 골드 글로브, 아카데미상에도 노미네이트 되는 등 관객과 평단 모두 좋은 반응을 얻은 작품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홀로 '니모'를 키우던 아빠 '말린'이 인간에게 납치 된 '니모'를 찾아서 여정을 떠난다는 이야기이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에서 많은 에피소드들을 나열함으로써 이야기에 풍부한 무게감을 더하였으며 적시 적소에 등장하는 조연급 바다 생물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도와준다. 시나리오의 힘이 다시 한번 빛나는 순간이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실사 영화보다 더 치밀한 설계로 이루어진 시나리오 덕분에 관객의 관심을 스크린 밖으로 흘려 보내지 않는다.

여정 중에 맞닥뜨린 채식주의 상어 (다음 발췌)

  이야기의 구조상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자아가 성장하는 성장 드라마가 주된 구조이다. 단지, 성장하는 자아가 '니모'뿐만 아니라 아빠 '말린'까지라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서두에 얘기했듯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아빠의 설정으로 일반적인 아빠들보다 아이에 대한 애착이 더 심한 아빠로 등장하는 말린이, 아들인 니모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아이가 느끼기에 지나친 애정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까지의 여정이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정하고 세상에 홀로 맞서 나갈 수 있는 객체임을 아빠가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빠로서 한걸음 더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영화가 기획 될 당시 '아빠'이야기 라는데 모두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흥행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한다. 전통적으로 '가족이야기'에 강세를 보이는 북미시장에서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드물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빠 홀로 아이를 양육하는 이야기는 더 더욱 특별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애니메이션이니 그 여파는 더욱 클 것이라는 기대감은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말린'은 뜻하지 않은 여정중에 '도리'라는 친구도 만나게 되는데,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것 같은 이 친구는 말린에게 엄청난 도움을 주며 니모를 찾는데 일조를 하게 된다. 

고래언어로 고래와 대화하는 '도리' (다음 발췌)

  그리고 상어, 심해어, 해파리떼, 거북이, 고래 등 때론 위협이 되기도 하고 도움이 되기도 하는 '세상'들과 만나면서 니모를 찾는 여정에서 말린은 더 성숙한 '어른'으로 '아빠'로 성장하게 된다. 거북이와의 대화에서 개인적으로 많은 걸 느끼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다 컸는지 어떻게 알아?' '그건 아무도 몰라, 자기들이 컸다고 느끼면, 우리도 아는거야'.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할 수 있는 상황을 판단하게 되면 보호하고 양육하던 부모들은 그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그건 부모가 판단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부모들이 그것까지 판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아이들과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불안감에 여전히 떨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사춘기를 거쳐 성인이 가질 수 있는 사고를 지니게 되면 부모들은 자연스럽게 아이를 세상에 놓아 주어야 한다. 이제 세상에 맞서는건 아이들 몫이고 부모는 붙잡고 이던 손을 놓고 뒤에서 묵묵히 박수를 쳐주면 되는 것이다. 그런 자세에 대해 거북이는 이야기를 말린에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부모의 자세에 대해 거북이에게 배우는 말린 (다음 발췌)

  완벽하게 태어나지 않은 '니모'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모든걸 통제하고 억압하는게 부모의 사랑이고 책임이고 의무라 생각했던 말린은 차츰 생각의 변화를 갖게 된다. 생각의 변화는 아빠와 떨어져 낯선 어항속에서 갖혀있던 니모에게도 생긴다. 스스로 어항을 탈출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게 되고 행동에 옮긴다. 다소 위험한 행동으로 보일수는 있으나 결과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을 질 각오로 행한 행동은 그 결과가 어떻든 도전에 대해 박수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지 못하는 외형만 '어른'인 사람들도 많으니까. 성장에 대한 이야기로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공감이 될 수 있는 이야기여서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었던것 같다. 기존에 늘 지향해 왔던 픽사 스튜디오의 스토리 텔링 방식이 이 영화에도 자연스레 적용되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감대 형성에 어려움이 없지 않았나 싶다. 픽사스튜디오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 방식이라는건 다소 어렵고 딱딱한 철학적 메세지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로서 이 부분은 대단한 강점이다.

목적지인 '시드니'에 도착하게 된 말린과 도리 (다음 발췌)

  영화는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고 기나긴 여정 이후 더 많은 변화가 생긴건 아빠 '말린'이다. 그저 나이가 많다고 어른이 아니고 성숙한 사고를 가진것이 진정한 어른이라는 강한 철학적 메세지를 던지지만 결코 무겁거나 거부감이 생기지 않는다. 아들에게 아무일도 일어나게 해주지 않겠다는 혼자만의 약속을 한 말린에게 도리는 말한다. ' 어떻게 아무일도 안 일어나게 지켜줄 수 있어? 아무일도 안일어나 봐, 갠 무슨 재미로 살겠어.' 어른의 잣대로 우리 아이들을 가두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픽사 애니메이션은 시간이 지나서 보면 늘 새로운게 하나 더 보인다. 그게 또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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