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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삶을표류하다.캐스트어웨이(CastAway.2000)

by 꿈꾸는구름 2019.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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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표류기 영화를 좋아한다. 이미 '마션'이야기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주인공이 난처한 상황에 빠지고, 그 상황을 헤쳐나가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아마도 의지박약인 내가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의지력을 키우려나 보다. 표류기라는 소재는 자칫 지루하게 진행 될 수도 있는 소재이다. 고립된 곳에서 탈출하는 뻔한 스토리이기에 디테일한 재미를 잃게 된다면 관객들은 단숨에 영화와 굉장한 거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 몇년이 지나도록 동일한 포맷으로 진행되지만, 여전한 재미를 주는것은 매회 다른 출연진들이 나와 각기다른 방식의 생존방식을 보여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큰 포맷안에서 작은 즐거움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생명인 배송회사 페덱스 직원 주인공 '척(탐 행크스)' (다음 발췌)

  '캐스트 어웨이'의 주인공 척은 시간에 쫓기며 사는 배송회사 '페덱스'의 관리자이다. 1분 1초가 너무 소중하고 바삐사는 탓에 자기 자신은 관리하지 못하지만(특히나 치아관리), 사랑하는 연인에 대한 소중함은 간직하고 사는 인물이다. 갑작스런 비행기 추락사고로 무인도에 갇히게 되고 4년이 넘는 시간을 그 섬안에서 홀로 살아남아 그 섬을 탈출하는 이야기이다. 이야기 자체는 무척이나 단순하지만,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은 이야기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 무인도의 섬에서 주인공이 겪게되는 '고독'과 삶에 대한 '의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나열하며 보여준다. 그로 인해 관객은 143분의 다소 긴 런닝타임을 한눈팔지 않게 된다.

무인동에 적응해 나가는 '척' (다음 발췌)

  관객에게 필요한것은 우선적으로 주인공 '척'에 감정이입이 되어야 했는데, 이는 주인공 톰 행크스가 온전히 홀로 이끌어 들인다. 무인도에서 주인공 '척'이 느꼈을 상실감과 공포, 외로움 등을 극 초반에 보여주며 자연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나타낸다. 거대한 자연안에서 인간의 나약함이란, 아무리 기술 문명이 발달했다고 자만심을 가지고 있더라도 보잘것 없는 것이라는 걸 무인도의 풍광과 그 안에 갇혀 버린 '척'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에게 인지 시켜준다. 명배우의 반열에 이미 올라선 그였기에 '포레스트 검프'로 찰떡 궁합을 맞춘 감독과 함께 오로지 연기력으로 매우 단순한 영화의 포맷을 무너뜨린다. 그의 작지만 눈길을 끄는 에피소드 연기는 무인도에 홀로 갇힌 슬픔만을 보여주는게 아닌 그 안에서도 유머를 동반한 재미를 선사하며, 고난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를 보여준다. 

중요한 '도구'가 되는 스케이트 (다음 발췌)

  '척'이 4년, 1500여일동안 동안 자살하지 않고 무인도에서 홀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그가 사랑했던 여인 '켈리'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켈릭 척에게 준 '시계 속 사진'이다. 척은 그 사진을 보며 외로움을 달래고 삶에 의지를 다진다. 그 사진은 척의 '과거'이다. 과거에 있었던 연인과의 추억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척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현실의 일반적인 삶에서도 추억은 현실을 살아가는 기폭제가 된다. 특히나 아름답고 좋은 기억들은 팍팍한 편실을 버텨나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무인도에 홀로 갇힌 척에게는 그만한 삶의 의지를 불태우는 좋은 재료는 없었을 것이다. 작은 사진하나가 그에게 준 어마어마한 '희망'은 그저 단순한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삶의 의지였다. 두번째는 그 유명한 배구공 친구 '윌슨'이다. 말한마디 없는 과묵한 친구이지만 무인도에 갇힌 척의 '현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척은 끊임없이 윌슨에게 말을 하며 홀로있는 외로움을 잊는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어주는 존재가 이렇게나 소중한 것이다. 그렇게 척은 '사물'을 통해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을 터득한다. '윌슨'과 대화를 하면서 '척'은 자신이 살아있음을 지속적으로 확인을 한 것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일련의 반복이긴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인간이 행하는 지적작용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윌슨'과 대화를 나누는 '척' (다음 발췌)

  세번째는 우연히 발견한 아직 뜯지 않은 소포이다. 추락한 비행기로부터 파도에 밀려온 배송물품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는 척이 무인도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도구가 들어있기도 하고 '윌슨'같은 친구가 들어있기도 했다. 하지만 척은 왠지 단 하나의 소포는 개봉하지 않고 남겨둔다. 이는 척의 '미래'로 그 소포의 주인에게 반드시 배송을 하리라는 다짐을 하면서 삶을 놓지 않는 것이다. 배송회사 직원다운 발상이긴 하지만 척에게는 단순히 '배송'의 의미만이 있는게 아니라 자신이 해야만 하는 삶의 '목적성'을 두기 위해 척은 소포를 남기고 이를 보며 삶을 지속해 나갈 것을 다짐한다. 삶의 방향과 목적이 없으면 현실에서도 무인도에 갇혀 지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무인도에 고립되어 지내는 것보다 시간과 많은 기회를 놓치며 지내게 되는 것이다. '척'이 그 무인도에서도 자신의 직업적 소신과 함께 배송이라는 삶의 목적을 항상 곁에 두고 다짐을 했기에 4년을 버티고 또 그 무인도를 탈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도 그 '소포'라는 목적이 없었더라면 '척'의 탈출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무인도를 달출하기 직전 바위에 글을 남기는 척 (다음 발췌)

  사람에게 삶의 '의지'와 '믿음'은 삶을 나아가게 하는 연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현실의 평범한 상황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나, 척과 같이 무인도에 홀로 살아남아 무인도를 탈출해야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만큼 척이 스스로 만들어낸 의지와 믿음은 그 굉장했을 고독과 공포, 불확실성을 뛰어넘게 해주는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했다. 현실의 삶에서도 중요한 촉매제이다. 의지와 믿음은.

다시 재회한 옛연인들 (다음 발췌)

  4년여가 지나고 우여곡절끝에 섬을 탈출한 척은 자신이 사랑했던 연인인 켈리(헬렌 헌트)을 찾아간다. 다른사람의 아내가 된 켈리를 만난 척은, 부정할 수 없는 변해버린 현실을 인정하고 홀로 돌아와 친구에게 명대사를 남긴다. " 이제 뭘해야 할지도 알겠어. 난 계속 살아갈꺼야. 내일이면 태양이 떠오를 꺼니까. 파도에 또 뭐가 실려올지 모르니까." 그가 4년여를 버텨서 빠져나온 무인도에서 얻은 건 단지 '생명'뿐만 아니라 그가 이전에는 가지지 못했던 강력한 의지와 목적성이다.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기본적이고 소중한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그는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미래에는 무슨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파도에 어떤 물건이 실려올지 모르는 것처럼, 그렇기에 내일을 위해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교차로 위에 서서 지도를 놓고 나아갈 방향을 정하는 '척'의 모습에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수많은 방향과 방법을 결정하며 나아가는 현실의 '삶'에서도, 고립무원의 무인도에서도 사람은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행동'을 한다. 사람은 그렇게 삶속에서 스스로 정한 항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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