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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전쟁의참혹한현실감.라이안일병구하기(SavingPrivateRyan.1998)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 초반에 10여 분간 보이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일부인 '오마하 해변 상륙작전'의 연출력은 대단히 '현실적'이었다. 극장에서 보았다면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진행되고 있는 오마하 해안의 참혹함과 처절함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카메라는 인물들의 근거리에서 공포감, 고통, 두려움, 좌절감 등의 심리들을 현미경을 들이대고 관찰하는 것처럼 보여주고 있다. 다큐적인 느낌이 강하게 계획된 방법으로 실제 전쟁 다큐영화를 촬영한 기자들의 조언을 토대로 촬영이 진행되었는데 영화의 도입부부터 영화가 유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볼거리로 가득한 오락적인 전쟁영화가 아니고 기록적인 부분, 전쟁에서 우리가 느끼고 가야 할 부분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감독의 연출방향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그 장면을 보는 내내 더 안타깝고, 그 전장에 있었던 병사들만큼이나 두렵고 고통스러웠다. 오래된 느낌을 주기위해 일부러 거 침입자의 필름으로 촬영을 하고 흔들리는 병사들의 시점을 보여주기 위해 핸드헬드를 사용하는 등 현장감을 살리는데 주력했다. 그로 인해 장면만으로만 본다면 '멋진' 장면들일 수는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현실감으로 인해 마음이 불편하고 씁쓸한 장면들로 바뀌어 보이게 된다. 실로 전쟁의 실상은 전혀 멋지지 않으니까 당연한 반응이다.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연출된 노르망디 상륙작전장면(다음 발췌)

  사실적인 장면을 위해 카메라가 주인공만을 뒤쫓는 것이 아니라 곳곳에 전투가 벌어지고 장병들이 쓰러지는, 더러는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을 감정이입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렇게 이 영화는 그 이전의 전쟁영화가 묘사해 왔던 낭만적인(?) 환상을 여지없이 파괴했으며, 피아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오직 전쟁의 참혹함과 허무함만 남는다. 이는 감독이 실제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했던 아버지를 위해 제작하였다는 사실을 관객에게 다시금 일깨워 주었으며, 다시는 이런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영화는 8명의 병사가 '단 한 명'의 병사인 라이언 일병을 구하는 비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지극히 현실감을 부각시키고 있어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설득당하고 만다. 할리우드에서 전쟁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이 영화가 이후 전쟁영화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

호바스 상사(톰 시즈모어)와 밀러대위 (톰 행크스) (다음 발췌)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주연인 톰 행크스는 이후 여러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며 대작들을 함께 만들어 낸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밴드 오브 브라더스'라는 티브이 시리즈로는 희대의 역작을 공동 제작하기도 했다. '밀러 대위'라는 내면의 고뇌와 외적인 강인함을 나타내야 하는 인물을 톰 행크스는 큰 감정의 기복없이 잘 나타내었고 시종 진지하고 심각한 연기를 자연스럽게 선보인다. 밀러 대위는 순간의 기지와 판단력으로 전투에서 수많은 공적을 쌓아온 인물이다. 상부에서는 그를 예의 주시하고 있었고, 라이언 일병을 구하는 특수한 임무를 그에게 맡긴다. 밀러 대위는 자신이 이끄는 부대에서 가장 뛰어난 병사들을 모아 특공대를 구성하고 그들과 함께 적지 한가운데로 뛰어든다. '자신'의 앞가림으로도 벅찬 전쟁의 한가운데서 과연 다른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것도 자신의 부대원도 아닌 생면부지의 사람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상부의 '명령'이므로 군인인 밀러 대위와 그의 부하들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라이언 일병을 구하기 위해 적진에 뛰어든 밀러대위의 부대원들 (다음 발췌)

  라이언 가문의 네 형제 중 막내인 '라이언 일병'은 다른 세 형들의 죽음을 모른 채 자신의 임무에 충실히 최선을 다하는 군인이었다. 그들도 밀러대위의 부대원들처럼 지금 현재 곁에 있는 전우들이 '형제'들과 같은 존재들이며 자신이 의지하고 믿어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밀러 대위의 부대원 중 두 명이 라이언을 구하러 가는 도중에 사망하게 되는데 그 사실로 인해 밀러 대위의 부대원들은 점점 지쳐가며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모습을 보인다. 항상 강인하고 냉철한 통솔력을 보여주던 밀러 대위도 흔들리게 되지만 강력한 통솔력으로 그들을 다시 규합하여 임무를 완수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영화의 목적인 라이언 일병 역에는 촬영 당시에는 무명이었던 '맷 데이먼'이 역할을 맡았는데, 스티븐 스필버그가 그를 선택한데에는 잘알려지지 않았고, 가장 일반적인 남부의 미국인 청년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영화의 개봉 직전에 맷 데이먼이 주인공으로 열연한 '굿 윌 헌팅'이 흥행에 성공하고 여러 시상식에서 수상을 해서 미국에서 가장 유망한 유망주가 주인공을 맡게 된 셈이 된다. 

마침내 마주하게 된 밀러대위와 라이언 일병 (다음 발췌)

  우여곡절끝에 마주하게 된 라이언 일병은 부대로 복귀하라는 밀러대위의 명령을 거부하고 자신의 부대원들과 남겠다는 말을 한다. 자신의 어머니도 이해하실 거라는 말과 함께. 밀러 대위의 부대원들은 그런 그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지나온 그 길들을 생각하자면 라이언의 이러한 행동이 괘씸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하지만 자신도 자신의 부대원들과 함께 연합군의 중요한 루트가 될 마지막 남은 두 다리 중 하나를 지켜야하는 임무를 수행해햐 한다는 라이언의 말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그들도 그 다리의 중요함을 아는 군인들이었기에. 밀러대위와 부대원들은 라인언 부대원들을 도와 다리를 방어하기로 하고 독일군에 맞설 준비를 한다. 예상보다 빠른 독일군의 출현에 당황하지만 이내 침착한 대응으로 독일군을 막아내는데 성공을 하지만 업햄을 제외한 밀러대위의 부대원들은 모두 전사를 하고, 라이언 일병도 살아남는다. '잘살아가야 한다'는 마지막 말을 라이언에게 남기는 밀러대위의 허망한 눈빛이 뇌리에 남는다.

다리를 방어하는 밀러대위와 라이언 일병 (다음 발췌)

  전쟁의 현실적인 참혹감,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성 상실, 그리고 전쟁의 한가운데서 일어날 수 있는 공포와 좌절 등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이다. 때로는 너무도 잔인해서 눈을 돌리게도 하지만 전쟁의 현실에서는 바로 눈앞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일들이다. 사람을 향해 총을 쏴서 목숨을 빼았고, 누군가 총을 나에게 발사해서 내 목숨이 끊길수도 있는 것이 전쟁이다. 미국이 세계의 여러 전쟁에 참전을 하면서 외쳤던, 그리고 외치고 있는 '명예로운 참전'이라는 말의 의미가 퇴색해져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행해져야했던 무모하지만 위대했던 이 임무는 결과적으로는 성공으로 끝나지만 7명이 병사들의 목숨을 희생해서 얻은 결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전투 직전의 밀러대위와 부대원들 (다음 발췌)

  영화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백발 노인은 바로 ' 라이언 일병'이었다. 그의 회상으로 영화가 구술된 셈인데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밀러 대위'의 무덤 앞에서 '잘 살아왔노라'고 '잘 살기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눈물로 고하는 장면은 전쟁의 참혹함을 대비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백발의 노인이 되어도 잊지 못하는 전쟁과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참전 용사들의 고통이 드러난다. 우리들의 역사에서 전쟁이라는 소재는 더 이상 없어야 하는 소재이며, 또 그러길 바래본다. '현실감'이라는 날카로운 방식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든 매서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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