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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미국자존심의추락.블랙호크다운(BlackHawkDown.2002)

by 꿈꾸는구름 2019.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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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이 영화는 1992년 동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기초로 한 영화이다. 최근 현대전의 표본같은 영화로 여겨지며, 개인적으로는 현대 시가전을 현실감있게 표현한 전쟁영화의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미군의 계획으로는 약 30분 정도의 간단한 작전을 수행하던 중에 미군의 자존심으로 여겨지던 '블랙호크'가 소말리아 민병대의 RPG에 의해 추락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지고 도심 한가운데에 고립된 병사들을 구조하는 레인져와 델타포스 병사들의 18시간 동안의 사투를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미군의 상징적인 블랙호크와 헬기들 (다음 발췌)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전투 헬기들이 출동하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다. 해안을 따라 비행하는 웅장한 헬기들의 모습은 미군의 위상을 뽐내는 듯한 인상을 주긴하지만 큰 거부감없이 그 장면 자체에 매료되어 감탄사를 연발하며 보게 된다. 막강한 무기와 현대장비들로 인해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미군은 전투복도 제대로 갖춰 입지 않은 소말리아의 민병대에 의해 최첨단 전투장비라 여기던 자국의 헬기 '블랙호크'가 연달아 추락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며 혼란에 빠지고, 소말리아 민병대의 최고부관을 '납치'하는 임무에서, 자국의 병사들을 위험에서 '구출'하고 '탈출'시키는 임무로 변경된다.

블랙호크의 조종사를 구조하는 병사들 (다음 발췌)

  영화는 '전투'자체가 주인공인 것처럼 연출되어지며 출연한 배우들은 조연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는 아마도 이 전투에 참여했던 모든 병사들이 주목 받을 주인공이 아닌 '피해자'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적들로 둘러싸인 시가지에서, 적군인지 민간인인지 구분도 안가는 혼돈의 상황에서 고립된 그들이 느꼈을 공포와 절망감은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본진으로 귀대하기까지의 18시간여를 다루었는데, 오로지 전투에만 집중하기 위해 주변정세라던가 정치적인 내용은 모두 배제를 하였다. 적진의 한가운데에서 그들이 느꼈을 감정들을 전달하는게 목적이었던 탓에 다른 이야기가 끼어들 틈이 없게 전개 된다. 실제로도 매우 긴박하게 전개 되었을 그 작전을 보여주기위해 영화의 호흡도 매우 빠르게 진행 된다. 감독인 리들리 스콧은 사실적인 연출로 거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며, 두시간이 넘는 런닝타임동안 긴장의 강약조절을 절묘하게 함으로써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화면의 구성이라던가 적절한 슬로우모션 효과와 같은 현실감을 더하기 위한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접근함으로써 현란한 그래픽 효과가 거의 전무한 영화가 되었고, 이는 현대전이라는 특성상 현실감을 높이는데 오히려 더욱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적진 한가운데 벌어진 실감나는 전투장면 (다음 발췌)

  영화에는 또한 지금은 유명해진 많은 스타들의 초창기 시절을 볼 수 있는데, 조쉬 하트넷, 이완 맥그리거, 톰 시즈모어, 에릭 바나, 윌리엄 피트너 외에 톰 하디와 올란도 블럼이 단역으로 출연하며 드라마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남성 배우들이 출연한다. 특이한것은 영화에 출연한 누구 하나 군인 연기가 어색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모두들 촬영 전에 군사훈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무기를 다루는 모습이나 전혀 어색함이 없이 어울리는 군복을 입은 모습들이 그렇다. 특히나 톰 시즈모어는 그냥 군인이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도 보여준 군인과의 싱크로율은 이 영화에서도 빛을 발한다. 이 배우는 정말이지 군인같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군인의 이미지를 각인 시켜 준다.

아날로그적인 촬영방법을 사용하여 사실감을 극대화 했다. (다음 발췌)

  영화 전반에 흐르는 전우애와 휴머니즘도 빼 놓을 수 없다. 알다시피 미군은 모병제로 자원 입대해서 전 세계에서 군 생활을 하게 된다. 자원 입대하기 때문에 대단한 자부심과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철저한 군인정신으로 무장된 사람들이기에 가족보다도 소중한 사람들은 자신의 곁에서 적군에게 함께 총구를 겨누는 전우들일 것이다. 그렇기에 한명 한명이 소중한 사람들이고 살리고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오히려 전장에서는 가족보다도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서로를 도우며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다. 그점을 영화는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부각시키고 있다. 

전장에서 가족보다 소중한 존재들인 전우 (다음 발췌)

  대여섯번은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새롭고 흥미로운 영화이다. 그 흥미라는 것이 재미를 뜻하는 바는 아니다. 죽음과 삶을 오가는 긴박함속에서 재미를 느낀다는 건 어불성설일 것이다. 전쟁을 미화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다만 전쟁 한복판에서의 긴박감과 그 처절함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말이다. 전쟁의 한복판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현실감 있게 느껴보고 싶다면, 그래서 전쟁의 '불필요함'을 다시금 시기고 싶다면 이 영화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미군의 화려한 현대식 무기만이 등장하는 영화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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