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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소리없는공포.콰이어트플레이스(AQuietPlace.2018)

by 꿈꾸는구름 2019.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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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모래위를 맨발로 걸어가고 있는 애보트 가족 (다음 발췌)

  한 가족이 모래 위를 맨발로 걸어가고 있다. 모두들 어떤 소리도 내지 않고 모래 위를 걸어간다. 마지막에 뒤따르던 가장 어린 아이가 걸음을 멈추고 장난감을 만지작거리다가 소리를 낸다. 모두들 놀란 표정으로 그 자리에 멈추어 서고 여자들은 입을 막은 채 갑자기 오열을 하고 아이를 안고 가던 남자는 소리 내어 장난감을 만지고 천진하게 놀고 있는 아이를 향해 뛰어간다. 숲 속을 주시하면서 뛰어가는 남자 눈앞에서 아이는 무언가에 끌려 사라진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오프닝 시퀀스다. 이게 이 영화의 영화적 배경 설명 전부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대단히 명확하고 정확해서 별다른 부가 설명이 없어도 관객들은 단번에 이 영화의 룰을 인지하게 된다. 소리를 내지 말 것. 괴 생명체가 소리를 노리고 있다는 것. 저예산으로 제작 된 이 영화는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깔끔한 연출력으로 완성된 서스펜스 영화이다. 공포물이라던가 호러물은 아니고, 말그대로 긴장감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서스펜스 영화라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아빠인 리 애보트 역, 감독이자 시나리오, 기획까지 한 존 크래신스키 (다음 발췌)

  90분 동안 집중도 있게 영화를 구성해 놓았기에 소리에 반응하는 그 괴물이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사람들의 대항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한 가족을 보여주면서 그들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스릴감있고 긴장감 넘치게 구성하였고 연출해 내었다. 감독, 각본, 주연배우, 기획, 모든 걸 혼자 해낸 '존 크래신스키'의 재능을 감탄할 따름이다. 다른 재능도 뛰어나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력만 보더라도 배우로서의 재능도 뛰어난 사람이다. 그리고 극중 아내로 출연한 에밀리 블런트와 실제 부부 사이기도 하다.  

극중 엄마 역 에밀리 블런트(다음 발췌)

  일반적으로 영화의 음향효과는 극 중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끌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소리를 내서는 안 되는 설정으로 인해 오히려 음향효과를 최대한 줄이고 관객은 혹시나 있을지도 모를 소리에 극중 배우들과 함께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영화 상영 기간에 '팝콘도 먹지말라'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매우 조심하고 신중하게 영화에 몰입하게 된다. 일반적인 상황과는 반대의 설정에 신선함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극 중 배우들이 내는 소리는 없지만 오히려 주변 소음과 고요함이 주는 공포는 음향에 의한 효과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영화의 몰입과 서스펜스를 고조시키고 관객을 빨아들인다. 그런 점에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위기에 빠진 아이들 (다음 발췌)

  영화적 장치도 매우 훌륭하다. 영화 초반에 가족들의 대화는 수화로 이어지는데 큰딸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이 그들의 대화방식을 이해하게 하며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된다는 설정과도 맞물려 설득력이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갑작스런 상황에 수화로 대화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리고 큰 딸의 청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은 영화의 큰 해결점으로도 작용한다. 또 극중 엄마인 에밀리 블런트는 만삭의 임산부로 나오는데, 과연 출산이라는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점도 이 영화의 흥미진진한 요소이다. 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이를 해결하는가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 하겠다.

난관에 빠진 엄마와 큰 딸 (다음 발췌)

  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이를 시각적으로 효과 있게 연출한 부분도 매력적이다. 특히나 위기에 처했을때 집 밖에 빨간 등을 켜서 위험을 알리는 장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서스펜스를 가중시켜 관객의 몰입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했다. 빨간 등을 켠다는 설정은 화면에도 붉은빛이 맴돌게 하는 효과를 주어 공포심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작용을 했으며, 이는 의도하거나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기 보다는 그들만의 신호에 의해 붉은 등을 켜고 그 효과로 화면이 붉게 보인다는 이해 가능한 연관성이 부여가 되기에 영화에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한다. 이처럼 작은 부분에도 연계성을 가지고 연출해 낸 감독의 연출력이 매우 섬세하고 꼼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망치는 큰딸과 아들 (다음 발췌)

  물론 모든게 완벽하지만은 않은 영화이다. 가장 많은 뒷 이야기를 남긴 게 괴 생명체에 대한 설정 부분인데, 시각이 전혀 작용하지 못하는 생명체라 청각이 발달해서 이를 이용해 생명체를 쫓는다라는 설정은 좋지만, 시각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이 지구상에 출몰을 했을 때 왜 이들을 저지 못했을까라는 의문점이 가장 많이 드는게 사실이다. 그리고 물리적으로도 매우 약한데, 예를 들어 자동차를 한 번에 부수지도 못하는데 지구 상의 군 병력(장갑차, 탱크)은 어떻게 처리를 했을까라는 생각과 소리, 즉 음파에 반응하는 생명체인데 지구상의 무수한 초음속 무기를 어떻게 감당해 내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그리고 영화 중간에 아들을 데리고 아빠가 폭포로 데려가서 소리를 치며 대화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러한 설정이라면 굳이 옥수수밭 한가운데서 숨 죽이며 공포에 떨면서 살게 아니라 폭포 근처에서 맘편히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게 했다.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괴물 처리 방법도 그렇다. 고주파에 의해 고통을 느끼는 순간에 괴물을 처리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런 방법을 과연 지구 상의 그 수많은 과학자들이 왜 밝혀내지 못했을까? 소리에 반응한다는 게 밝혀졌다면 소리에 대해 연구를 가장 많이 했을 텐데... 번뜩이는 설정도 좋은 영화이었지만 반대로 허술한 부분도 존재하는 영화이기에 조금 아쉬웠다. 사실상 이런 허점은 영화를 보는 중간에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몰입감을 주었으니 그걸로 된 거다. 영화를 본 후에 하는 이런 후일담은 관람이 목표인 영화 보기에서 필요 없는 행위들 이니까. 밥 잘 먹고 '하나도 맛없었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가장 숨죽이면 보았던 출산장면 (다음 발췌)

  이런저런 설정상의 아쉬움이 남더라도,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집중력, 매끄러운 연출력,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력이 모두 잘 버무려진 웰 메이드 서스펜스 영화였다. 숨죽이며 볼만한 영화다. 2편도 제작되어 2020년 3월 20일 개봉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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