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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아름답고거친.알리타(Alita:BattleAngel.2018)

by 꿈꾸는구름 2019.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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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알리타를 수리중인 이도 박사 (다음 발췌)

  일본 애니메이션 제1차 르네상스 시대라 할 수 있던 1980년대서 1990년대까지는 그야말로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부흥기였다. 특히나 극장판 애니들도 훗날 지금까지 걸작 애니로 불릴 정도의 걸작들이 상당히 많이 배출 되었는데 그중에서 SF 장르에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을 보여주며 '사이버 펑크'라는 단어를 만든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 오토모 카츠히로' 작가의 '아키라', 그리고 '키시로 유키토' 작가의 '총몽'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SF 일본 애니메이션일 것이다. '총몽'의 원작 만화는 1990년에서 1995년까지 약 5년 동안을 '키시로 유시토' 작가가 만화 연재를 하였으며, 세 시리즈가 연재되었고 모두 디스토피아적 미래관에 다소 잔인하기까지 보이는 액션 연출 장면 등이 화제가 된 작품이다. 영화가 원작에서의 암울하고 불안한 세계관과 상당히 심오한 내용의 전달이 잘 될 수 있을지 개인적으로 걱정이 되었다.

이도 박사(크리스토퍼 왈츠)와 알리타(로사 살라자르) (다음 발췌)

  일본 특유의 '코스프레'식으로 (혹은 감독의 역량이 부족했던) 연출을 하던 실사 영화를 제외 하더라도, 일본 만화, 혹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할리우드에서 실사 영화로 제작하면서 그동안 크게 성공을 하거나, 작품의 완성도가 높다고 좋게 평가받은 작품은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이 된다. 원작 만화와 애니메이션은 이미 전설이 된 '토리야마 아키라' 선생의 '드래곤 볼'을 망작으로 만든 '드래곤볼 에볼루션'이라든지, 우리의 스칼렛 요한슨도 회생시키지 못한 역대급 블록 버스터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등이 너무 임팩트가 강하게 역대급 망작으로 제작되어서 솔직한 심정으로 아무리 제임스 카메론이라지만 '총몽'의 실사 영화를 제작한다고 했을 때 걱정과 불안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기술력이야 '아바타' 이후에 급속도로 발전을 해서 영상은 걱정될 게 없었지만, 원작의 이면에 담고 있는 방대한 세계관과 심오한 철학적 깊이를 짧은 상영시간 안에 과연 담아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었다.

눈의 크기로 개봉전 갑론을박이 있어던 알리타의 눈(다음 발췌)

  판권 구매 후 20년 동안 기다려 제작에 참여 한 케임스 카메론 감독은 익히 알려진 대로 '총몽'의 열렬한 팬이다. 그의 시선에서 보여질 '총몽'의 실사판에 대한 기대가 컸고, 아바타의 후속작 제작으로 감독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만, 제작자로 참여하게 되었고 시나리오에 관심이 있었던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에게 연출 권한을 넘겨주게 된다. 로버트 로드리게즈 역시 제임스 카메론만큼이나 자신만의 세계를 잘 만들 수 있는 감독이다. 원작에 대한 예우( 그 문제 많았던 알리타의 '눈' 크기)를 지키면서, PG-13(국내 12세 관람가)이 다룰 수 있는 한계 지점의 액션 수위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풀 CG로 구현한 '알리타'는 정말 예술 (다음 발췌)

  원작에 비해 새로울 것도 없고 향후 속편 제작을 염두에 두고 떡밥 위주로 풀어낸 전개 호흡도 거칠다. 주인공 알리타가 솜씨 좋고 인정 많은 의사 이도의 발견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되는 도입부는 빠른 전개로 가지치기를 잘한 것 같은데 부제인 배틀앤젤의 구성으로 가기까지 서두가 너무 긴 느낌이다. 알리타가 사이보그 육체를 갖고 있는 자신의 존재에 물음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너무 뜸을 들인다. 극이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나서야 이도의 손에 의해 새 장치(메탈 보디)를 받기 전의 과거를 조금씩 알게 되니 현란한 속도감으로 배틀엔젤을 뜨는 후반부도 감질났고 속편을 암시하는 듯한 마무리에 이르고 나면 거창하게 풀어낸 '예고편'을 본 기분도 드는 게 사실이다. 

모두가 동경하는 공중도시 (다음 발췌)

  원작이 9권까지 단행본으로 나왔고 실사화로 만들어진 이번 편은 원작의 1권부터 4권까지 옮긴 것이라 하니 원작을 떠올려 봤을 때 서막 편에 해당되는 이야기의 호흡을 고른 모양새이지만 1편의 흥행에 따라 속편 제작이 착수되는 영화계의 현실에서 봤을 때 지금보다 상영시간을 늘려서라도 공중도시에서 펼쳐지는 대립 과정까지는 어느 정도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전형성을 친근한 질감으로 몰입시키는 힘이 좋아서 매우 흥미 있게 보기는 했지만 흥행이 실패하여 속편이 무산된다면 개봉관에서 봤을 때의 흥미가 오래지 않아 반감될 것이다. 의욕적으로 준비했고 실사화로 제작되기까지 20년이나 걸린 인고의 작품인 만큼 계획한 속편이 무사히 착수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속편을 위해 대사 한마디 없이 한 장면 나오고 마는 '에드워드 노튼' 때문에라도 속편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롄 역 (제니퍼 코넬리) (다음 발췌)

  후반으로 갈수록 수위 높은 R등급용 액션 묘사에 일가견이 있는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재기가 발휘된다. PG-13등급을 받기 위해 유리했을 사이보그 설정에 의지하여 인두겁을 쓴 기계들의 격렬한 격투에서 토막 나고 찢어지고 박살 나는 절단 과정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거열형을 당하는 듯 눈앞에서 카메라 편집술 없이 쏵 갈라지고 확 분해되는 참혹하지만 사실감 있는 모습들은 화끈하고 짜릿한 시각적 쾌감을 안겨준다. 제임스 카메론과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각자 개성이 다행히도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극적인 활기로 전해진다. 퍼포먼스 캡처 기술에서 발전시킨 액터 퍼펫(Actor Puppet)이란 신기술의 활용도 영화 속에 자연스럽게 결합되어 오락적 무게감을 넓히는데 일조했다.

영화의 백미 (다음 발췌)
그럼에도 속편이 기대되는 알리타 (다음 발췌)

  더없이 인자한 의사 역으로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 '크리스토프 왈츠'와 덴젤 워싱턴 같은 흑인 배우의 지성미로 악역의교활함을 우아하게 보여준 '마허 살라 알리',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던 시렌 역의 '제니퍼 코넬리', 연기가 다소 아쉬웠지만 휴고 역의 '키언 존슨'의 연기도 극을 균형 있게 받쳐주었다. 원작과는 많이 다른 캐릭터들의 설정과 극의 진행 방식, 담아내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었던 세계관을 역시나 오롯이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또 요란하게 떠드는 홍보와는 달리 거대한 SF 세계의 압도 감도 없고 새로울 것도 없는 설정을 새롭게 받쳐내지도 못했지만, 익숙함의 힘으로 속도감 있게 몰아가는 힘이 좋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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