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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사각지대를밝히다.블라인드사이드(TheBlindSide.2009)

by 꿈꾸는구름 2019.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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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빈민가에서 홀로 살아가는 마이클 오어 (퀸튼 아론) (다음 발췌)

  갈수록 빈부의 격차에 따라 자수성가하는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하고 개천에서 용나는 경우는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아직까지 정확하고도 광범위한 통계는 없지만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체감적으로 이를 실감하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인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최고의 명문대인 서울대 가는 학생의 비율을 근거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이와 관련되어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꽤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고 있는 중인데 불행하게도 이를 실증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중산층이상 가족의 아이와 아닌 아이가 향후에 사회에 진출하여 갖는 직업과 수입을 볼 때 그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놀라우면서도 놀랍지 않은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이러한 내용을 모르면서 본인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더 큰 사회적인 문제이다. 과거에 노예가 자신의 신분에 대해 아무런 의심 없이 살아야 했던 것처럼 갈수록 자신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노력도 없이 체념한다면 그건 사회적으로도 문제이고 국가적으로도 문제이고 사회는 활력을 잃어갈 것이다.

추운 겨울에도 반팔하나만 입고 지내는 마이클 오어(다음 발췌)

  그런 면에서 가난해도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는 사회가 그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꿈나무들이 올바르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그런 나라라고 믿고 있고 그러고 싶다. 최소한 대놓고 차별하는 사회는 아니니까 말이다. 미국처럼 아예 대놓고 멸시하고 피하는 짓은 안 하는 걸 보면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블라인드 사이드'는 바로 그런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결손가정에서 자라 마약을 하는 엄마 밑에서 자랐지만 다행히도 비행청소년이 되지 않은 흑인 학생이 우연히 남부의 전형적인 공화당을 지지하며 기독교적인 가치를 굳게 믿고 있는 백인 가족의 눈에 띄어 잠시 숙식을 해결하다가 법적인 보호자까지 자처하면서 기꺼이 한가족이 되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갈 곳이 없어 불쌍한 마음에 집으로 데려가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학교를 보낸다. 학교에서도 부족한 성적은 따로 개인선생님까지 붙여서 과외를 시켜준다. 그 흑인 아이는 워낙 덩치가 커서 미식축구를 하게 되고,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휘하게 된다. 점점 실력이 향상되면서 여러 대학의 스카웃 제의가 들어오고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리 앤(산드라 블록)을 우연히 만나 그의 가정에서 생활하게 된다. (다음 발췌)

  잘 곳이 없어 체육관에서 자야 하고 하루하루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당장 눈앞에 떨어진 문제였던 친구가 이제는 전국의 대학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인물에 프로 미식축구까지 스카우트되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마지막에 실제 모델들의 사진과 실제 미식축구 드래프트 현장을 보여준다. 이런점에서 꽤 감동을 준다. 영화 자체만으로도 모자라 실제 상황이라는 점이 말이다. 결국, 중요한것은 어떤 가족에서 태어나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아이에게 무엇인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느냐가 핵심이다. 이 아이는 운좋게 좋은 사람을 만나 자신의 달란트(재능)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런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환경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그들에게 주변 환경을 이겨내라고 하는 이야기는 무책임한 말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나이도 아닌 학생들에게 환경을 극복하라는 것은 달리 말해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마이클 오어와 동생이 된 S.J(제이 헤드) (다음 발췌)

  가끔 어려운 환경을 이겨낸 친구들을 본을 삼아 이야기를 하지만 어디까지나 특수한 확률일 뿐이다. 아인슈타인이 되라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천재도 아인슈타인만한 인물이 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자신이 그런 환경에서 과연 극복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면 솔직하고 자신 있게 대답하지 못할 것이다. 영화는 시종일관 따뜻한 시선으로 선의를 베푸는 가족들과 선천적으로 선함을 타고난 현실만 '불행'한 아이의 이야기를 관조하듯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지켜본다. 누군가는 전형적인 미국식 영화의 설정과 포맷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도 있다. 사실 이러한 형태의 영화는 매우 많이 만들어졌고 인간승리, 인종 간의 갈등 극복,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 등 미국이 사실상 사회에서 가지고 있지 못하거나 치부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상심리 혹은 계몽의 한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화도 부지기수이긴 하다.

리 앤의 외모를 닮아 얼굴도 마음씨도 너무 예쁜 딸 콜린스 (릴리 콜린스) (다음 발췌)

  하지만 그렇다곤 하더라도 픽션이 아닌 넌픽션이라는 사실이 이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하는 요소이다. 그저 만들어진 허구에 의한 이야기였다면 한낱 그저 그런 영화가 될 수도 있었지만, 사실상 믿기 어려운 이야기가 실제로 발생했고 그 결과 미국의 유명한 미식축구 선수가 탄생했다는 영웅 이야기는 미국이 가장 좋아하면서도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이야기의 한 형태이다. 그렇기에 다른 작품에 비해 대단히 연기를 잘한 것 같지는 않은(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산드라 블록에게 그 해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가 여우주연상을 헌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투오이 부부 (산드라 블록, 팀 맥그로) (다음 발췌)

  '블라인드 사이드'의 의미는 미식축구 용어로 럭비 경기에서 터치라인에 가장 가까운 좁은 지역, 쿼터백이 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의미로 일반인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삶을 살았던 마이클 오어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리 앤의 가족의 면면을 보면 가족 간의 유대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도 있는데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는 남편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고 결정을 존중해 주는 두 아이의 모습에서 그들이 평상시에 어떤 유대 관계가 있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사실 이 영화는 앞서 얘기했듯이 다른 작품에 비해 대단히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진 못한 것 같긴 하지만 산드라 블록의, 산드라 블록을 위한, 산드라 블록에 의한 영화이다. 영화 중간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정말 좋은 일 하시는 거예요. 그 아이의 인생을 바꾸어 주었잖아요.' 그때 리 앤이 이렇게 대답한다. '아뇨. 그 아이가 제 인생을 바꿨어요.' 어떻게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삶을 살아야 하는지도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로 아카데미상,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 동시 석권한 산드라 블록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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