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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가상현실에서찾아내다.서치(Searching.2017)

by 꿈꾸는구름 2019.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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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상현실의 화면 (다음 발췌)

  '서치'는 오로지 관객들의 입소문에 의해 개봉 후 약 300만의 관객을 동원했을 만큼 흥행한 영화로 적은 규모로 개봉을 했지만 입소문을 타고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영화의 참신한 전개방식과 이야기가 관심을 끌기도 했지만 배경이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인 것도 한몫을 했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것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상영됐었고 우리나라의 전주 국제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던 이 작품은 '아니쉬 차간디'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주인공을 맡았던 한국계 배우 '존 조'는 작품의 성공에 힘입어 내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실종 된 딸 마고(미쉘 라) (다음 발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현재의 SNS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기능을 한다. 단순히 짧은 기록들을 남기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또 자신의 인생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도 있다. 게다가 비공개 설정을 해 놓으면 완벽하게 세상과 차단된 채 사족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툭 털어놓고 말하기 힘든 속마음이 남겨지기도 하는데 그렇다 보니 그 속에는 다른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개인의 삶이 녹아있다. 그것은 가장 가까운 가족인 아빠와 딸 사이에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뿐인 딸아이였기 때문에 너무나 아꼈고 내 아이에 대해 속속들이 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갑작스럽게 찾아온 아내이자 엄마의 죽음도 함께 잘 극복했을 것이라 생각했던 딸아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딸이 실종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는 데이빗(존 조)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처음으로 보게 된 아이의 SNS에서 낯선 딸아이의 삶과 마주하게 된다. 

실종된 딸을 찾는 아버지 데이빗(존 조) (다음 발췌)

  영화 속에서 딸아이를 찾는 아버지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으로 뛰는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고 지극한 부성애까지 더해진다. 때문에 갑작스럽게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한 아버지의 고군분투와 소중한 아이를 생각하는 아버지의 부성애라는 큰 맥락을 가지고 있는 '서치'를 특별한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아버지가 실종 사건과 관련하여 다양한 소스를 얻게 되는 곳이 아이폰, 노트북 속의 다양한 SNS 플랫폼과 녹화된 CCTV 영상, 유튜브 영상 등과 같은 인터넷 상의 공간이라는 것 역시 여러 작품들에서 이미 시도된 부분이다. 지금과 같은 IT 시대에 만들어지는 여러 작품들이 이런 흥미로운 소재를 그냥 놔둘리는 없으니까. 하지만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이를 활용하는 과정과 방법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영화 '서치'였고 이것이 차별화되는 장점이라고 생각되었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다음 발췌)

  인터넷과 SNS 사용에 익숙한 사람들이 다수인 시대에서 이를 활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수많은 검증대 위에 올라설 수밖에 없다. '저기서 저걸 왜 클릭하고 들어가지?' 하는 의구심이 생기면 몰입감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서치'의 과정들은 '나라도 충분히 그럴 것 같다.'라고 생각될 정도로 굉장히 깔끔하면서도 현실적인 수순을 밟아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언뜻 지나칠 수 있었던 작은 단서들을 찾게 되고 거기서 비롯하여 딸의 행적이 조금씩 밝혀져가는 몇 번의 과정을 거치며 점점 사건에 깊숙이 접근해가는 흐름이 굉장히 유려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함께 사건을 파헤쳐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의 몰입감이 상당히 강한 작품이다.게다가 용의자를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막막한 상황이다 보니 어떤 식으로 사건이 매듭지어질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야기의 힘을 끝까지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때문에 '서치'는 이 시대에 어울리는 '스마트한 스릴러'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딸의 개인 SNS를 통해 몰랐던 부분을 알아가는 데이빗 (다음 발췌)

  또한, SNS가 단순히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도구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 시대의 SNS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그 '명과 암'을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여놓고 있다. 실종된 딸이 누군지도 잘 모르는 관계였지만 그 사건이 이슈가 되자 너나 할 것 없이 입에 발린 소리를 늘어놓으며 SNS상에서 '좋아요'과 '조회수'를 노리는 친구들이나, 이 이슈를 통해 관심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대거 등장하는 모습, 또한 인터넷 상에서 나의 본모습을 가린 채 전혀 다른 사람의 행세를 쉽게 할 수 있게 만드는 익명성 등등 '서치'에는 SNS시대의 사회 문제로 대두된 많은 문제점들이 담겨 있다.

방송장면도 황용 된다. (네이버 발췌)

  게다가 이런 부분들이 억지로 끼워 넣어진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맞물리기 때문에 소재를 이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굉장히 영리하게 느껴지던 작품이다. 그리고 거의 홀로 이야기를 끌고 가다시피 했던 아버지 역의 '존 조' 배우 역시 그 수많은 감정들을 느낄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내면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해 내면서 영화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다. 여러 차례 출연을 고사하자 감독이 직접 노트북을 들고 찾아와 영화에 대해 브리핑을 했고, 감독의 진지함과 정성에 출연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하는데 감독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 마지막의 반전도 매우 의외였는데, 사건의 흐름과 매우 개연성이 있는 구성으로 감독의 기민함이 엿보이는 부분이었다. 요즘 시대의 익숙한 포맷으로 가득 찬 화면 구성과 번뜩이는 시나리오가 잘 결합된 '의외의' 명작이다.  

아버지 역을 훌륭하게 해낸 존 조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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