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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이제당신의여행을떠나세요.업(Up.2009)

by 꿈꾸는구름 2019.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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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자신의 집에 풍선을 달아 여행을 떠나는 '칼' (다음 발췌)

  개인적으로 '픽사(pixar)' 영화사는 좋은 기억이 많은 애니메이션 영화사이다. 이곳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치고 만족감이 낮았던 적은 '없었기'에 매번 신작이 나올 때마다 편안한 마음이다. 가벼운 걸음걸이와 마음으로 극장을 찾으면 역시나 기분 좋은 애니 한편을 보고 나오는 기쁨을 느낀다. 영화 '업' 또한 마찬가지의 영화였다. 재미와 감동 모두 흠잡을데 없는 영화였다. 특히나 감동이 큰 영화였다. '업'은 2009년 칸 영화제에서 3D 애니메이션으로 최초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던 작품으로, 2010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상과 음악상을 수상하였고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기까지 했다. 보통은 아무리 픽사의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최우수작품상 후보로까지는 오르지 못하는데 영화 '업'은 그 경계를 허물고 전 세계를 울릴 정도의 영화라는 의미를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 이런 걸 '인생 영화'라고 하는가 보다.

'칼'의 여행동반자가 된 '러셀' (다음 발췌)

  살면서 꿈이 없었다는 말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거짓말이다. 어렸을 적엔 하늘도 날고 싶고, 만화 속 캐릭터도 되고 싶고, 어른도 되고 싶은 다양하고 무궁무진한 꿈을 꾸기 마련이다. 나이가 들어 늙는다고 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여전히 하늘을 날고 싶고 만화속 캐릭터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점점 세월이 지나가면서 현실에 적응하고 타협하게 된다. 그 꿈이라는 것이 점차 날개를 잃고 땅으로 내려와 머릿속에서 사라질 뿐이다. 주인공 '칼'은 극장에서 파라다이스 폭포라는 곳을 탐험한 찰스 먼츠를 보며 그곳에 가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된다. 같은 꿈을 가졌던 '엘리'와 함께 꿈을 꾸다가 결혼을 하게 되고 나이가 들며 결국엔 엘리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엘리가 없는 집안은 어둡고 칙칙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칼이 집 밖으로 나온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북적이는 공사장 한가운데 위지해있는 그의 집은 삭막하고 차가운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 초반부에 칼과 엘리의 이야기부터 집을 나오기까지 꿈과 현실을 '사랑'이라는 아련함과 함께 차갑고도 묵직하게 보여주는 약 15분간의 대사 한마디 없이 보이는 부분은 이 영화의 백미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간략하지만 중요포인트만 집어서 연출된 장면들은 영화의 이해도와 집중도를 높여준다. 그리고 지금 현재의 '칼'의 상태에 대해서도 매우 빠르게 이해가 되면서 칼에 대한 배경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하늘을 날고 있는 집에서 만나게 된 '칼'과 러셀' (다음 발췌)

  '업'은 영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이다. 실제로 어머니를 여의고 홀로 살아가던 할머니에게 백만 달러를 줄 테니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백화점을 건설하겠다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화에서 '칼'이 공사책임자에게 했던 말처럼 그녀는 실제로 죽을 때까지 집을 팔지 않았고, 공사 책임자는 영화와는 달리 할머니를 극도로 정성스럽게 대했으며 할머니 집을 제외한 나머지 부지에 건설을 했다. 할머니는 자신에게 끝까지 친절하게 대해주었던 그 공사 책임자에게 유산으로 집을 남겨주었고, 집은 여전히 남아있다. 영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실화이고 많은 관심과 감동을 전해주는 이야기지만 할머니에게 실제로 닥쳤을 그 상황은 그리 감동적이지는 못했을 것 같다. 집 문을 나서면 혼자라는 감정은 물론이거니와 분주하게 움직이는 공사장비와 인부들을 보며 더 씁쓸했을 것 같다. 영화를 볼 때는 실화라는 사실을 모르고 보았으나 실화라는 것을 듣고나니 그 느낌이 강하게 느껴졌다.

'칼'과 '엘리'가 꿈꾸던 파라다이스 폭포 (다음 발췌)

  엘리가 먼저 곁을 떠나고 난 뒤 칼은 슬픔과 절망 속에 빠져 있다. 집안은 칙칙함과 외로움으로 가득 차있고 집 밖은 숨이 막히는 공기와 공사 장비들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이 죽기 전에는 절대로 이 집을 허물지 못한다며 고집을 부리는 칼의 표정은 그가 느끼는 절망감과 고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실수로 공사장 인부를 다치게 하고 법정에까지 가게 된 칼은 법정의 판결에 따라 양로원으로 보내지게 된다. 그렇게 법정의 판결에 따라 양로원으로 보내지게 된 칼은 엘리와 함께 꾸었던 꿈을 떠올린다. 자신을 데리러 온 사람들을 두 고 엘리와 칼의 집은 풍선을 달고 파라다이스 폭포를 향해 날아간다. 그간 그가 가지고 있던 고통과 슬픔의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어린아이처럼 해맑은 표정만 남는다. 엘리와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 위에 짓기로 마음먹었던 집을 타고 날아가는 칼의 표정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꿈에 대한 메세지를 읽을 수 있었다. 엘리와의 추억이 담긴 칼의 집을 달고 날아가는 풍선처럼 어딘가 깊숙이 눌려져 있을 꿈을 찾아 날아가라는 것일까. 꿈을 잊고 살아가던 사람이라면 이 장면에서 동요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어딘가 그들의 꿈도 날아갈 날을 기약하며 꿈틀거리고 있을 테니.

칼과 러셀이 여행중에 만난 개와 새 (다음 발췌)

  '업'은 꺽여져버린 꿈과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는 칼의 집을 풍선을 달아 다시 위로 끌어올린다. 그렇게 영화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잊고 있던 꿈을 다시 끌어올린 칼은 꿈꾸는 것뿐만 아니라 모험을 하게 되었다. 엘리를 사랑하며, 그녀와의 추억과 그녀와의 꿈을 사랑하며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집에 풍선을 달아 파라다이스 폭포로 향하는 칼은 엘리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사랑을 몰랐다. 폭포 근처에 착륙하게 된 칼은 그대로 집을 끌고 폭포로 향한다. 그의 모험으로 펼쳐진 새로운 것들을 부정하며 자신은 폭포로 가야 한다며 뿌리친다. 모험으로 만난 것들을 잃으며 폭포에 도착한 그는 마냥 기쁘지 만은 않다. 엘리와 자신의 꿈이라고 생각했고 엘리를 사랑했던 그는 그곳을 꿈꿨던 기록을 다시 펼쳐본다. 예전의 기록으로 채워져 있는 페이지 끝이라고 생각했던 곳에 적힌 내가 하고 싶은 것들. 우연히 넘기게 된 페이지에서 보인 것들은 엘리의 사랑이었다.

새로운 모험을 떠나는 '칼'과 '러셀' (다음 발췌)

  비록 어렸을 적에는 파라다이스 폭포로 가고 싶어 했으나 어느새 칼과 함께 하는 그 모든 '순간'들을 사랑하게 되었고,그녀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함께하는 '꿈'으로 만든 것이다. 그녀에겐 그와 함께하는 것이 사랑이었고 모험이었으며 꿈이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나며 칼에게 남긴말이 정말 가슴에 남는다. " 당신과 함께 한 모험은 즐거웠어요. 이제 새로운 모험을 떠나도록 해요. "-엘리- 엘리와 추억이었던 가구들을 모두 내려놓고 그는 새로운 모험을 하러 떠난다. 그는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게 된 것이다. 남을 사랑할 수 있고 새로움에 도전할 수 있으며 도전하기 위해 떠날 모험이 곧 인생이란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업'은 그렇게 잊고 지낸 꿈과 아련한 사랑,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물론 대답을 찾는 건 각자의 몫이다. 

파라다이스 폭포에 도착한 칼과 엘리의 집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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