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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실존인물이었던.전우치(Jeon Woochi : The Taoist Wizard.2009)

by 꿈꾸는구름 2019.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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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전우치' 역 강동원 (다음 발췌)

  '전우치'라는 인물은 역사서에 여러 번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다. '전우치전'이라는 소설은 실존인물이었던 전우치의 행적을 소설화한 작품이다. 16세기 명종 연간에 황진이와 서경덕을 배출 한 도시 송도, 즉 개성에서 그들과 함께 살았던 기인이자 도술가였다. [지봉유설]이나 [대동기문] 같은 조선시대의 각종 기록에는 전우치가 "환술(변신술, 둔갑술)과 기예에 능하고 귀신을 잘 부렸다"거나 "밥을 내뿜어 흰나비를 만들고 하늘에서 천도를 따왔다", "옥에 갇혀 죽은 후 친척들이 이장을 하려고 무덤을 파니 시체는 없고 빈 관만 남아 있었다."는 등 그에 관한 신비한 행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 무엇보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라는 것이 참으로 신선했다. 비슷한 캐릭터로 우선 '홍길동'이 가장 먼저 떠 올랐는데 감독은 왜 홍길동이 아닌 전우치를 선택했을까? 아마도 홍길동에 비해 덜 알려진 캐릭터이기 때문에 감독이 상상력을 가미하기에 적당한 캐릭터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홍길동'은 전적으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기에 허구성이 매우 강하지만 '전우치'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역사서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로 영화화하기에 안성맞춤인 캐릭터인 것이다. '실존'이라는 의미가 가지는 강력한 힘은 관객들의 집중도를 더 높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전우치의 스승 천관대사역 백윤식 (다음 발췌)

  하긴 영화의 스토리 자체가 사극과 현대물을 뒤섞어 놓은 모양새이다 보니 조선시대에 실존했던 인물이라는 게 얼마나 설득력을 가지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동훈 감독은 데뷔작인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를 통해 탄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던 중이었고 그 후속작이 바로 '전우치'였는데 '캐릭터 구축'이라는 매우 강한 장기를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영화에는 매우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우선 전우치 역의 강동원은 '얼굴만 잘생긴' 배우를 넘어서 능글맞은 연기를 해내는 배우도 다시금 탄생하였고, 그의 콤비로 등장하는 사람이 된 애견 '초랭이'역의 유해진은 특유의 수다스러운 연기를 매우 자연스럽게 해내었다. 전우치와 적대적인 관계로 등장하는 '화담'역의 김윤석은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기엔 다소 아쉬운 장면들이 많은 게 흠이었지만, 많은 대사 없이도 눈빛만으로 연기를 한다는 걸 스크린 가득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들이 세명의 신선들인데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가 보여준 캐릭터들이 바로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들이라고 생각한다. 조연들이었으나 주연배우 못지않은 연기들을 보여 주었으며 조력자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또 이야기 전개상 중요한 역할들을 해내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세명의 신선들 김상호, 주진모, 송영창 (다음 발췌)

  다소 아쉬웠던건 주연 여배우인 임수정이었는데, 역할이 애매하여 그녀만의 매력이 많이 보이지 않은 게 매우 아쉬웠다. 연기를 못하는 배우가 아닌데 극중에서는 약간 어리바리한 느낌의 캐릭터가 되어버려서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이 내내 보여서 그녀의 연기를 좋게 보아 온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웠다. 감독의 의도일지는 모르겠지만. 두 편의 전작이긴 하지만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조합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들어 온 최동훈 감독이기에 극중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가치를 제대로 형성해 주지 못한 것 같아서 배우의 역량 부족일지 감독의 의도 일지는 정확히 진의를 알 수는 없으나 여러 캐릭터 중에 가장 아쉬운 캐릭터였다. 극 초반에 특별 출연한 백윤식은 잠깐의 등장에도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는데도 말이다.

화담 역의 김윤석 (다음 발췌)

  어릴 적에 고우영 화백의 '십이지신'이라는 만화를 정말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주인공의 이름이라던가 얼굴은 기억나는 게 하나도 없지만 어린아이와 함께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12 지신의 형상을 한 요괴들을 처치한다는 내용이었는데, 마패를 가지고 다녔던 걸로 보아 비밀경찰(?) 같은 그런 임무를 비밀리에 수행하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특히나 그 만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건 12가지의 요괴들 때문이었다. 각양각색의 스토리로 구성되어 요괴가 된 이유라던가 요괴가 되고 나서 벌이는 행적들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풀었었다. 지나고 나서 알게 된 내용이었지만 검열이 매우 심했던 그 당시(80년대) 검열을 피하기 위해 판타지나 설화를 만화로 그리는 작가들이 많았다고 하는데 고우영 화백도 그런 이유에서 '십이지신'을 연재했다고 한다. 어쨌든 그 만화를 볼 당시의 나이(10살 정도)에도 "영화로 만들면 정말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이 영화 '전우치'가 그런 맥락의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다. 우리나라만의 정서를 담을 수 있는 독창적인 캐릭터에 여러 가지 모습으로 등장하는 여러 요괴들.

초랭이역 유해진과 전우치역 강동원 (다음 발췌)

  물론,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10년 전의 CG이었다곤 해도, 그래픽적인 요소로만 본다면 매우 실망적이었던 게 사실이고 아날로그적인 촬영(예를 들어 와이어씬)은 매우 힘들게 촬영이 진행되었겠구나 하는 정도의 이해는 되었지만 그게 과연 효과적이었는지는 영화 제작팀에서 자문을 해보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 자체가 판타지적인 요소가 강하다 보니 컴퓨터 그래픽은 필수불가결의 요소였을텐데, 그 효과적인 측면에서 얼만큼의 만족도가 나왔느냐는 이 영화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는 노코멘트를 하고 싶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괜찮을까? 개인적으로는 아니라고 본다. 왜냐면 CG라는 게 꼭 기술적인 게 다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필름으로 촬영을 하고 그 필름위에 덧칠을 하고 그것을 영사를 해서 관객의 시각에 담는 일련의 기술적인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CG 작업은 최종적으로 극장에서 관객이 보았을 때 미리 촬영된 화면과 괴리감(!)이 없어야 하는 게 1순위인 것이다. 이것은 그저 기술적인 차이가 만들어 내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그때 그대로의 스탭이 촬영을 진행한다는 가정하에 별다른 효과는 없을 거라는 얘기다. 그만큼 CG 부분에서는 실망감이 크다.

서인경역 임수정 (다음 발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나라만이 보여 줄 수 있는 독특한 캐릭터'를 발굴 해 낸 최동훈 감독의 남다른 시선 때문이다. 사극과 현대물을 오가는 설정도 별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한국에서만 보여 줄 수 있는 히어로물이 나왔는 게 굉장한 의의가 있는 일이라고 본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2편의 제작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 듯한데, 좀 더 나아진 촬영 기술력과 시나리오가 정말 아끼고 아꼈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이 캐릭터 '전우치'를 잘 살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전물과 현대극을 잘 버무리려한 시도가 매우 좋았다.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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