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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성공적인캐릭터의명과암.캐리비안의해적.블랙펄의저주.(Pirates Of The Caribbean: The Curse Of The Black Pearl.2003)

by 꿈꾸는구름 2019.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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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대표적인 캐릭터 잭 스패로우 선장 (조니 뎁) (다음 발췌)

  작년에 5편이 개봉하기 전까지 무려 15년간 장수하고 있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그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영화가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이다. 매 영화마다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어쩌면 조니 뎁이 연기하고 있는 '잭 스패로우'라는 캐릭터의 힘으로 15년을 버텨온 것인지도 모른다. 해적선의 선장이긴 하지만 인간미가 넘치고 약간의 찌질함과 정의보다는 개인적인 이익에 우선을 둔 모습이라던가,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결코 당황하지 않고 유머러스하게 위기를 넘기는 기지라던가, 조니 뎁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 누가 이 캐릭터를 연기 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이제 그는 잭 스패로우 선장 그 자체가 되었고, 그를 뺀 '캐러비안의 해적'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조금은 과장된 조니 뎁의 연기는 일종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다음 발췌)

  그러나 이렇게 장수하면서 인기가 많은 이 영화의 특징은 배우의 연기뿐만 아니라 5편이 각각의 개성 넘치는 이야기를가지고 있다는 것과, 매 편마다 독특한 인간관계와 갈등 요소가 재미를 배가 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전편이 각각 두시간 반 가까이 되는 짧지 않은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음에도 매편 나름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CG의 의존도가 너무 커지고 이야기의 규모 역시 커지면서 중요한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경향이 없지 않은게 흠이라면 흠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시리즈가 뒤로 갈수록 욕을 먹긴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잭 스패로우 선장이 나오는 시리즈라는 이유만으로 혹평속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던 영화들이었으므로, 다시 한번 캐릭터의 힘이 영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표적 영화이기도 하다. 또한 각 편이 연결되면서도, 하나씩 완결된 이야기이기도 해서 순서에 맞게 보지 않아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늘 기지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잭 스패로우 선장 (다음 발췌)

  잭 스패로우 선장이 주인공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이 영화는 엘리자베스 스완과 윌 터너, 두 남녀의 이야기가 중요한 흐름을 유지하게 하는 이야기의 중심 구조가 된다. 어릴 적 바다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해적의 아이로, 동인도 회사의 총독의 아이로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윌 터너가 가지고 있던 금화 한 잎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 당시에는 알지 못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윌을 위해 금화를 숨기고 윌을 구해준다. 10년 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여전히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신분의 격차로 쉽게 마음을 열어 서로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저 형식적인 관계로만 지내게 된다.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동인도 회사를 세우고 해상무역을 위해 침략과 정복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점령지를 늘려가던 시기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숫적으로 열세이던 영국해군이 해적의 힘을 빌어 스페인 해군에 맞서기도 했는데, 이러한 역사적인 배경이 된 이야기는 잭 스패로우 선장과 살라자르 선장의 악연의 시작이 된 시발점이 된다. 이 이야기를 자세히 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질 것이기에 후에 '캐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다룬다면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다.

다른 목적을 가진 동료가 된 잭 스패로우와 윌 터너 (다음 발췌)

  엘리자베스의 금화를 노리는 바르보사 선장이 엘리자베스를 납치하게 되고 윌은 엘리자베스를 구하고자, 잭 스패로우 선장은 다른 목적을 가지고 바르보사 선장을 뛰쫓는다. 바르보사 선장은 원래 잭 스패로우 선장이 이끄는 블랙펄호의 일등 항해사였지만, 반란을 일으키고 선장을 내쫓고 배(블랙펄 호)를 가로챈 인물이다. 블랙펄 호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배로 등장을 하는데 돛부터 온통 검은색인 이 배는 외형부터 멋스러움이 가득한 배다. 이 배에 타고 있는 바르보사 선장과 선원들의 저주에 관한 이야기가 이 영화를 가로지르는 주된 이야기 요소이다. 잭 스패로우 선장을 배신하고 이들이 가로챈 '아즈텍 문명의 금화'를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아야만 이들이 처한 저주가 풀리게 되는데, 이들의 저주란 바로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되는 저주'이다. 언뜻 들으면 좋은 저주 같지만 이들은 썩어버린 해골에 끝없는 배고픔과 욕망에 굶주린 저주를 받은 것이다. 이 저주를 풀기 위해 마지막 금화인 '윌 터너'의 금화가 필요했던 바르보사 선장은 그 금화를 가진 엘리자베스를 납치하고, 그녀를 죽음의 섬으로 데려간다.

또 다른 주인공 엘리자베스 스완(키이라 라이틀리)과 윌 터너(올란도 블롬) (다음 발췌)

  이야기를 잘 살펴보면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들이 많이 생각이 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잭과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소문에 불과하기도 하지만 엘리자베스 1세와 셰익스피어가 이루어지지 못할 사랑을 나누었다는 설도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기반해서 주인공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이름인 윌리엄에서 딴 '윌'과 엘리자베스 1세에서 딴 '엘리자베스'로 지어진 것이라는 게 영 틀린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대항해 시대'의 최강국으로 군림하던 영국 해군의 이면들도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조약'을 목숨처럼 여기는 사람들은 오히려 해적들이고 온갖 교활하고 비겁한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하려는 사람들은 모두가 영국 해군들이다.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는 세사람 윌 터너, 엘리자베스 스완, 잭 스패로우 (다음 발췌)

  잭 스패로우 선장과 엘리자베스, 윌 터너 사이서는 묘한 삼각 기류가 흐르기도 한다. 물론 잭 스패로우 선장의 엘리자베스를 대하는 태도가 장난기가 가득한 모습이긴 하지만, 아주 가끔씩 보이는 믿음직한 모습에 흔들리는 눈빛을 보내는 건 엘리자베스이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도 윌도 어릴 적 두 사람이 가지고 있었던 만남에 대한 '운명'을 믿고 있었고, 마침내 아버지의 반대를 이겨내고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을 한다. 이 영화는 두 사람이 사랑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엘리자베스도 윌도 목숨을 걸고 해적들의 소굴에서 서로를 위해 모험을 하고 사랑을 쟁취한다. 어쨌든 이야기의 귀결은 바로 '사랑'이다. 해적과 사랑이란 게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해적의 이야기에 '로미오와 줄리엣'류의 사랑이가 덧붙여진 게 바로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인 것이다.

잭 스패로우와 적대 관계인 바르보사 선장(제프리 러쉬) (다음 발췌)
영원히 죽지 못하는 저주를 받은 바르보사 선장과 선원들 (다음 발췌)

  잭 스패로우 선장 즉, 조니 뎁의 이야기를 해보자.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바로 자신의 아이들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잭 스패로우 선장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라 생각한 조니 뎁은 '디즈니'에서 제작하는,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해적 이야기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고 출연을 결심하게 된다. 이전 작품까지는 주로 드라마, 판타지물을 넘나들며 성인 연기에만 몰두를 했는데, 자신만의 특징적인 캐릭터는 찾지를 못하고 있었다. 물론 팀 버튼 감독의 '페르소나'로써 다양하고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기는 했으나 거기까지였다. 비로소 ' 잭 스패로우 선장'을 만나게 된 후부터 그의 연기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부분이 있다. 자신이 마음껏 상상해서 만들어낸 캐릭터이기에 맞춤옷을 입은 듯 편안히 연기를 한 그는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표정, 말투, 걸음걸이, 눈빛. 어느 하나 그 아니면 하지 못할 연기들로 채워진 ' 잭 스패로우'는 영화를 보진 못했어도 알고 있는 영화 캐릭터로 남게 되었다.

영화의 중요한 열쇠인 블랙펄 호 (다음 발췌)

  물론 영화배우의 강한 캐릭터가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각인이 되어 다른 역할을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조니 뎁이 진지한 멜로드라마의 연기를 하고 있어도 영화팬들은 자연스레 ' 잭 스패로우 선장 '의 이미지가 겹쳐져 배우의 연기에 집중을 하지 못하게 될 경우가 생긴다. 이는 모두 배우의 몫이다. 이를 극복한 배우는 오랜 시간 연기생활을 하며 다양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배우일 경우에는 자신만의 새장에 갇혀버려 날지 못하고 그 안에서 영원히 갇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행스럽게도 조니 뎁은 ' 잭 스패로우 선장'이라는 새장을 뚫고 나와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배우가 되었고, 이후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연기 변신을 지켜보는 것 또한 영화팬으로서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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