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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절망속에서만나는희망.터미널(The Terminal.2004)

by 꿈꾸는구름 2019.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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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에서 18년 동안 머물렀던 이란인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라는 인물의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 온 영화이다. 18년이라는 시간을 어떻게 공항 터미널에서 보냈을지 상상조차 안 가지만 그는 그 시간 동안 매일신문을 읽고, 일기를 썼으며 그 일기를 기초로 'The Terminal Man'이라는 자서전까지 쓰게된다. 그리고 그 자서전은 영화화되기까지 한다. 그는 모든 곳에서 추방되어 오갈데 없는 절망에 빠졌을 테지만, 절망보다는 '희망'을 갖고 생활한 그의 모습들이 영화에 비친 주인공 '나보스키'의 모습을 통해 조금이나마 투영되어 영화의 분위기도 다행스럽게도 전반적으로 밝고 유쾌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톰 행크스는 춤을 추듯 연기를 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JFK공항 (다음 발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거짓말 같은 상항에서도 작은 희망들을 만들어 내어 절망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유머와 감동을 곁들어 만들어 낸 명작이다. 내가 만약 영화의 주인공인 나보스키라면, 공항안에서 외롭게 나라를 잃고 홀로 9개월이라는 시간을 보낸다면, 그 시간이 참 고되고, 외롭고, 슬프고, 아플것 같다. 그렇게 그는 공항 안에서 버티고 있었다. 처음엔 자신을 적대시 하던 시선들도 따뜻한 마음과 따뜻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만들고, 선한 행동을 실천하는 그는 어느새 공항안에서 믿을 수 있는, 그리고 누구보다 우리 곁에 있는 따뜻한 사람으로 인식되어 모두의 친구가 된다. 그렇기에 시종일관 영화 터미널은 따뜻함으로 가득하다. 그토록 외롭고 슬펐을 그로 인해 오히려 우리는 치유받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와 공항 책임자인 프랭크 딕슨(스탠리 투치) (다음 발췌)

  사람의 일생은 원래 공항과 같이 거쳐가는 것이다. 친구를 만나 정을 쌓고, 이성을 만나 사랑을 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머무르고 있는 자리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잊지 않았으니, 그걸로 된 것이다. 사람 사이라는 게 사실상 동과 서, 남녀노소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영화속에서는 오직 한 사람만이 정반대의 길로 간다. 그 사람이 공항의 최고 결정권자라는게 최악의 상황이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주인공 빅터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다. 시련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방향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으며, 좌절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그가 자신의 상황을 한탄만하고 절망만을 받아들였더라면 이야기는 반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이 실감이 된다. 빅터는 '희망'을 선택한 것이다. '절망'은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그게 빅터의 선택이었고, 그가 정한 삶의 방향이었다. 

공항에서 생활하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빅터 (다음 발췌)

  공항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갇히게 되는 신세이지만 빅터는 그 공간에서 살아갈 궁리를 하고 방법을 찾아낸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는 사람 한 명 없는 곳에서 과연 누가 그처럼 행동하고 생활할 수 있을까 싶다. 빅터는 자신이 발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생활해 나간다. 그 모습이 조금은 어수룩해 보일지는 몰라도 굉장히 강직하고 강한 사람으로 느껴진다. 평범한 의지로는 가능한 일이 아닐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겠지만.

입국심사대 직원 토레스 (조 샐다나) (다음 발췌)
빅터와 친구가 된 공항 직원들 (다음 발췌)

 영화속 빅터의 장점은 '순수함'이다. 그리고 '정직함'이다. 그의 이런면이 그의 주변 인물들의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처음에는 그를 의심하고 못살게 굴던 사람들이 공항에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조력자가 된다. 순전히 빅터의 '인간성' 때문에 사람들의 심경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정직하며,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삶의 철칙을 빅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또 그런 삶을 살았을때 어떠한 변화가 생기는지도 빅터의 주변 인물들에 의해 보여진다. 강제적이지는 않지만 매우 자연스럽게 삶의 원칙에 대해 이야기하는 스필버그 감독의 서술방식은 과연 대가의 솜씨답다. 

빅터가 첫눈에 반하는 항공사 직원 아멜리아 (캐서린 제타 존스) (다음 발췌)
아멜리아와의 공항에서의 데이트 (다음 발췌)

  공항에 갇히게 되는 상황에서도 이성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은 숨길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첫눈에 반한 항공사 직원인 '아멜리에'에 대한 마음이 친구들에게 전해져 그를 돕는 사람들에 의해 꿈같은 공항 내에서의 데이트도 가능하게 한다. 모든 게 주변인들에 의해서 가능한 일이 되었다. 물론 영화에서 흐지부지하게 둘의 스토리가 마무리되는 게 조금은 아쉽지만 영화중반에 활력을 주는 소재이다. 무엇보다 '캐서린 제타 존스'의 매력미 넘치는 모습들이 너무도 사랑스럽게 보여서 좋았다. 그저 단순히 이쁜 여배우가 아닌 연기도 잘하는 여배우로 기억될 듯하다.

공항을 떠나게 된 빅터와 그를 배웅하는 직원들 (다음 발췌)

  그가 뉴욕에 온 이유는 영화 후반에 밝혀지는데, 그 이유는 아버지가 받지 못한 재즈 연주자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꿈도 아닌 아버지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뉴욕을 찾은 것이고, 그를 강하게 버티게 해 준 것도 아버지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해서라는 게 더욱 감동적이었다. 아마도 그를 버티게 해 준 이유도 '자신'이 아닌 '아버지의' 소원이었기 때문이리라. 눈발이 휘날리는 뉴욕의 거리로 당당히 나서는 빅터에게 공항직원은 자신의 외투를 벗어 덮어 준다. 마지막까지 그의 순수한 의지에 따뜻함을 덮어주는 건 그를 곁에서 도와준 친구들이다. 아버지의 과업을 완수하고 돌아가는 길. 택시기사가 묻는다. '어디로 갈까요?' '집이요.' 그는 이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다. 그가 간직하고 돌아가는 건 단순히 사인 한 장이 아니라, 자신이 지녔던 삶에 대한 자세와 방향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더욱 굳어질 것이다. 그의 강인한 의지처럼.

실망시키지 않는 톰 행크스의 연기 (다음 발췌)

  '톰 행크스'의 연기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다. 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못하는 그의 연기는 '크라코지아'라는 가상 국가의 언어를 구사하는 그 국가의 국민으로 여기게 만들어 준다. 또한 그의 대명사 같은, 때때로 보이는 코믹 연기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수룩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강인함을 가진 빅터라는 인물에 매우 적합이었다. '터미널'은 실화라는 게 더 놀라운 영화였지만, 실화를 극적으로 연출해 낸 '스필버그' 감독과 주인공 빅터를 사실적으로 연기해 낸 '톰 행크스'의 조합이 최고로 여겨지는 영화이다. 이들의 조합을 다시 볼 수 있을런지. 영화팬의 작은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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