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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한국형갱스터느와르.범죄와의전쟁:나쁜놈들의전성시대(Nameless Gangster : Rules of Time.2011)

by 꿈꾸는구름 2019.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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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약 8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를 보면 주연배우인 최민식, 하정우 이외에 조연으로 등장한 조진웅, 마동석, 곽도원, 김성균 등 지금은 주연급으로 활약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조연으로 다수가 출연을 한다. 이 영화의 촬영시에는 무명배우에 가까운 배우들이었는데 그 당시에도 연기는 수준급으로 했기에 영화에서의 배역은 작지만 존재감만은 대단하다. 캐릭터들의 충돌이 매우 강한 영화이기에 주연은 물론이고 아무리 작은 비중의 역할이라도 캐릭터가 무너지면 영화의 몰입도가 떨어지게 되므로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배우들의 연기가 중요한 작품이었다. 연기력이 보증된 배우들이 잔뜩 출연을 하기에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건 매우 즐겁다.

비리 공무원인 최익현 역의 최민식 (다음 발췌)

  이야기의 주된 내용을 생각하면 조폭영화이지만 조폭의 의리를 강조한다던가 그들만의 세계를 미화하는 건 아니었고정말로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라는 부제목이 잘 어울리는 영화이다. 이야기에서 그렇게 크게 강조되는 건 없어서 강한 임팩트가 없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가 전반적으로 나쁘다거나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기 쉽다는 건 아니다. 1990년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시절에 실제로 있었던 '범죄와의 전쟁'에 영화의 포커스를 두면 이해하기가 쉬워진다.주인공인 최익현(최민식)이 조범석 검사(곽도원)에게 1990년으로 나오는데, 그게 바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기점을 중심으로 그 이전은 최익현이 범죄조직과 손을 잡게 되는 과거 이야기가, 그 이후로는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가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나온다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조폭조직의 두목인 최형배역의 하정우 (다음 발췌)

  원래는 세관 공무원이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비리를 저지르게 된 최익현을 중심으로 그가 잘 살기 위해 자신의 패기와 임기응변 능력을 이용하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최민식이 연기하는 최익현이라는 인물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게 비리를 저지를 땐 보통 겁에 질리기 마련인데, 아무리 시대가 그러했다고 하더라도 조폭과 손을 잡는 대범함과 그런 임기응변이 가능하다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위법행위인 폭력에 의해 일대를 장악했던 시대를 벗어나 1990년대에 이르러 범죄와의 전쟁으로 인해 대대적인 체포가 일어나면서 결국 '나쁜 놈들 전성시대'가 어떻게 이어지느냐가 드러난다.

또다른 조폭 두목인 김판호역 조진웅 (다음 발췌)

  최익현은 손을 잡았던 조폭들이 줄줄이 잡혀가면서 그도 함께 몰락할 것 같았지만 악착같이 살아남아 손자까지 보면서떵떵거리며 산다. 최익현은 극 중 악질 검사인 곽병규의 대사에서 처럼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로 보인다. 이후에 조폭을 떠나 그가 누구와 손을 잡았는지에 주목을 해야 하는데 이전에는 조폭과 손을 잡아 떵떵거리며 살았다면 이번에는 그 이후 '검찰'이라는 나쁜 놈들과 손을 잡고 더 대단하게 살게 되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한다. 그게 그저 조폭에서 검찰로 이어졌다는 게 달라졌을 뿐, 그 부분이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다.

악질 비리검사 곽병규역 곽도원 (다음 발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조폭을 상대하던 검찰이 애초에는 좋게 나오다가 나쁜 놈들이 되는 건 아니다. 나쁜 놈들의 포커스가 주로 조폭에 잡혀 있었을 뿐, 검찰 역시도 수사 중에 폭행을 한다던지, 뇌물을 받는다던지 하는 모습은 얼마든지 영화에 등장한다. 그 중심에는 곽도원이 연기한 곽병규가 등장하는데 조폭인지 검사인지 모를 그의 연기는 두 조직 간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조폭이 거의 소탕되는 1990년대부터는 나쁜 놈들이 주먹이 아닌 지식과 권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익현의 매제인 '김서방'역의 마동석 (다음 발췌)

  사실 스토리 자체는 특출 나게 다른 부분은 없는 것 같지만 좀 괜찮은 느낌이 드는 부분은 평범한 비리 공무원이었던 최익현이 조폭의 힘을 빌리고, 검찰의 힘을 빌려 대한민국에서 떵떵거리는 재력가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을 지금도 관통하고 있는 '나쁜 놈들'이 누구인지 영화에서 대표적으로 말해줄 수 있는 게 이 부분이라 생각한다.범죄와의 전쟁을 중심으로 그 '나쁜 놈들'의 중심이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게 이 영화의 묘미이다. 또 그에 따른 각 캐릭터들의 심리적인 변화들도 눈여겨보는 재미가 있다.

가장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박창우'역의 김성균 (다음 발췌)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띈 배우는 바로 '김성균'이었다고 생각하는데, 개봉 당시는 무명이었던 그였지만영화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실제 조폭'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캐릭터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최형배와 있을 때와 다른 사람들과 있을 때의 표정과 눈빛이 변하는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조금 과장해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후 출연한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나오는 그 '삼천포'와 동일인물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감초 같은 역할을 연기한 마동석도 비중은 작았으나 적재적소에서 최익현의 매제로써 거친 외형과는 다르게 여린 성격을가진 캐릭터의 모습을 코믹스럽게 잘 보여주었다. '마블'까지 진출한 마블리의 감초연기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조폭의 힘을 빌어 권력을 휘두르는 최익현 (다음 발췌)

  주연배우인 최민식과 하정우는 특유의 연기 고수들 다운 연기력들을 보여주었으며, 부산지역의 사투리를 자연스럽게구사를 하면서 아주 유명해진 그 대사를 큰 소리로 외쳐대는 최민식의 연기는 최익현이라는 캐릭터를 대표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때론 구차하게 때론 과장되게 삶을 유지해가지만 그 천성이란 게 평범한 소시민인지라 거친 조폭들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익현은 특유의 임기응변 능력으로 위험들을 제거해 나가며 생존한다. 그 끈질긴 생명력이라는 것이 어쩌면 그렇게 혼란스럽고 불안했던 시대를 살아내야 했던 평범한 소시민들의 삶을 투영해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잔인무도한 조폭의 세계 (다음 발췌)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의문 투성이었는데, 나중에 감독이 밝힌 내용을 참고하자면 최익현이 손자의 돌잔치에서 손자를 안는 순간 들려오는 '대부님'이라는 대사는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분명 최형배(하정우)의 목소리였다. 그래서 최형배가 최익현에게 복수를 하러 왔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감독이 밝힌 바로는 최익현을 부른 호칭이 그저 '대부님'일뿐이고, '불렀다'라는 사실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최익현의 삶을 돌아보았을 때 그 '과거(최형배의 목소리)'의 부름은, '당신의 삶을 돌아보시오' 혹은 '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나'라고 묻는 거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감독의 설명을 듣고 나니 그나마 안심이 되었던 게 조폭 미화로 끝맺음을 하는 게 아닌 작지만 메시지를 전하고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스러웠다.

그 결말이 모호한 최형배 (다음 발췌)

  마지막에 큰 반전이라든지 스토리상의 격렬한 오르내림은 없었지만 명배우들의 열연으로 가득한 재미있는 영화이다.흥행과 평단 모두 좋은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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