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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소름끼치다.조커(Joker.2019)

by 꿈꾸는구름 2019.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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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 '조커'의 인상적인 포스터 (다음 발췌)

  빌런. 빌리지에 사는 농노들. 그들은 더럽고 가난하며 사악하다. 그들은 오랜기간 귀족들에게 받은 수탈과 억압의 고통을 언제라도 갚기 위해 칼과 도끼를 등뒤에 숨기고 숲속의 어둠속에서 몸을 숨기고 있다. 귀족들이 등을 보이는 순간 달려들어 그들의 목을 따고 진흙탕에 던져버릴 것이다. 신에 가까운 아니, 재림한 예수 슈퍼맨과 갑부이며 고결한 영혼을 지닌 배트맨 같은 고귀한 자들이 마음편히 잠들지 못하도록 항상 괴롭히는 어두운 눈동자들에게는 악당이란 호칭보다 '빌런'이 더 어울린다.  -위키리스크 발췌-

 자신의 바램과는 달리 광대분장을 하고 호객행위를 하는 '아서 플랙'(호아킨 피닉스) (다음 발췌)

  DC의 빌런 캐릭터인 '조커'만큼 유명한 악당 캐릭터는 없을 것이다. '배트맨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의 경우는 주인공인 배트맨보다 찬사를 더 많이 받는 '악당'이 되었으며,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해서 그의 연기는 말그대로 '전설'이 되었다. '마블'이나 'DC'를 통틀어 주인공 캐릭터가 아닌 악당, 즉 '빌런'이 주인공인 영화는 '조커'가 처음이다. 그만큼 '조커'는 우리들의 영웅들만큼 매력적이고, 많이 알려진 캐릭터란 얘기가 된다. 영화 조커는 먼저 개봉했던 '애드 아스트라'처럼 첫 장면에서 '조커'가 흘리는 눈물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상영시간이 매우 지루하게 느껴 질 수도 있는 영화다.대신 오프닝에 등장하는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아서 플랙'을 본 순간부터 그의 연기에 빠져든다면 2시간이라는 런닝타임이 매우 짧게 느껴질 것이다. 아마 이 영화를 '보러간' 거의 대부분은 사람들은 '후자'의 경우겠지만 말이다. 

PLC(병리학적 웃음 혹은 울음)병을 앓고 있는 아서 플랙 (다음 발췌)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아서 플랙은 PLC(Pat hological Laughter or Crying-병리학적 웃음 또는 울음)병을 앓고 있는것으로 등장을 하며 역시나 늙고 병든 어머니인 '페니'를 돌보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나온다. 사회적 약자로 상담사와 대화 중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처럼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버려졌지만, 살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하는 광대가 아닌 무대에 서는 코미디언이 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아픈 어머니를 돌보면서 이웃에 사는 미혼모 '소피 두몬드'에 대한 감정을 키워가고 있었지만, 그의 내면에는 분노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하게 '나쁜'선택을 하게 되면서 그의 안에 쌓여 있던 온갖 울분을 해소하게 되고 결국은 '어두운 길'을 선택하게 된다.

연기를 위해 무려 23KG을 감량한 호아킨 피닉스 (다음 발췌)

  아서플랙의 깊은 내면세계는 음침하면서도 그 끝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깊이 빠져들게 된다. 실제 뉴욕을 배경으로 촬영한 이 영화는 아서 플랙이 겪고 있던 상황들이 너무나 현실적이라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개봉한 미국 현지에서 경찰과 FBI가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는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사람들의 공감대 형성'이 그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인데, 분명 '조커'는 빌런이고 악당이다. 총으로 세명의 사람을 쏴서 죽이고, 어머니를 살해하고, 가위로 사람을 찔러 죽인다. 그의 분노의 대상이 '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라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불특정 다수의 개개인들이 그의 범죄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배트맨'이나 '사회적 고위층'들과 싸운다.

'머래이 플랭클린' 역의 로버트 드니로 (다음 발췌)

  아서 플랙이 조커가 되고 그가 원하지 않았겠지만, 범죄의 제왕이 되어가는 모습이 무서운점은 그의 상황에 공감하고있는 관람객인 내가 아주 조금이나마 그를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하는 아서 플랙의 묘한 매력에 매료될수록 그의 모든 행동이 정당하게 느껴지면서 조커가 된 그의 모습속에 공포감을 느끼게 될 정도이다. '모방범죄'를 가장 우려하는 미국정부는 '공감'되는 악당의 모습에 제작 초기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그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을 지켜보노라면 '감히' 영화속 아서 플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말은 쉽게 내뱉지 못할 것 같다. 사실 이런 논란은 아주 오랫동안 반복적으로 되풀이 되는 것으로 예술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다. 이 영화가 사회적 폭력을 정당화하고 현재 사회 시스템에 대한 잘못된 메세지를 보내는 무책임한 영화라는 주장은 아주 오래되고 해묵은 이슈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우리 사회(그게 미국이든 한국이든)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문제점들을 민낯으로 드러냄으로써 제작진이 관객들에게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서플랙이 연모하는 '소피 두몬드'역의 재지 피츠 (다음 발췌)

  이 영화를 감독한 '토드 필립스'와 촬영을 맡은 '로렌스 셔'는 주로 코미디 장르를 만들어 온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토드 필립스라는 감독이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약간의 불안감이 생겼던게 사실이었고, 그의 B급 감성을 알고 있기에 '조커'라는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을 할 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크린에 보이는 영화를 보면서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미친 연기력을 가진 배우 한 명이 혼자서 2시간이라는 러닝타임 내내 광기를 뿜으며 압도하는 놀라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유럽의 평단에서는 '악마에게 영혼을 바치고 받아낸 광기어린 연기력'이라는 비평이 나올 정도였는데, 그만큼 그의 연기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코미디언이 되는 게 꿈인 아서플랙 (다음 발췌)
서서히 변해가는 아서 플랙 (다음 발췌)
말그대로 미친 연기를 선보인 호아킨 피닉스 (다음 발췌)

  영화의 제작비는 겨우 5,500만불에 불과하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들어간 제작비가 3억불에 가까웠으니 이와 비교해보면 초라하게 느겨질 정도의 적은 규모이다. 그래서 기존의 마블이나 DC에서 제작한 히어로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영화가 탄생을 했다. 화려한 볼거리나 액션장면 없이 빛과 조명 그리고 음악을 사용한 장면 연출과 주연배우의 열연으로 다른 어떤 히어로물 보다 강렬하고 충격적인 영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다. 어떠한 블록버스터급 장면도 나오지는 않지만 폭발하는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을 보면서 관객들은 영화에 몰입된다. 그것은 CG나 특수효과가 만들어 낼 수 없는 영화적인 연출기법과 미친 연기력의 결과물이다.

'조커' 분장을 하고 거울 앞에 선 아서 플랙 (다음 발췌)
카리스마가 넘치는 호아킨 피닉스 (다음 발췌)
아서 플랙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춤추며 내려오는 계단 씬 (다음 발췌)

  토드 필립스 감독과 아서 플랙을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는 완전히 다른 조커를 만들어 냈다. 기존의 히어로 장르의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원작과 다른 스토리를 만들었다. 사실, 조커를 이렇게 만든다는 것은 이전의 워너 브라더스였다면 상상도 하기 힘들었을 일이었겠지만, 새로 교체된 경영진이 영화에 간섭을 거의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번 작품까지 성공을 하게 된다면 영화제작 기조는 크게 바뀌게 될 것이고 마블 유니버스와는 전혀 다른 DC블랙의 세계관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생각이든다.

(다음 발췌)

  속편에 기대는 영화관을 나오면서부터 가지게 되었는데, 영화가 개봉한 시점부터 지금까지의 흥행 성적을 보면 적은 제작비로 인해 충분히 속편을 제작할만한 수익은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이 되지만, 과연 속편에도 호아킨 피닉스의 조커를 볼 수 있을지는 순전히 호아킨 피닉스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영화를 관람한 사람이라면 '배트맨'보다 '조커'의 매력에 더 빠져들어 그를 영웅처럼 받아들 일 수 있기 때문에, 제작사로서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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