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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진실이라더불편하다.내부자들(Inside Men.2015)

by 꿈꾸는구름 2019.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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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윤태호라는 작가가 웹상에서 연재한 일명 '웹툰'이 원작인 이 영화는 언론, 정치인, 재벌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본격 정치 드라마이다. 이미 원작인 웹툰이 온라인상에서 대단한 이슈와 인기를 몰고 있었기에 실사 영화화에 대한 기대감은 굉장이 높은 상황이었고, 주연배우가 이병헌, 조승우라는 점에서 더욱 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극중 전개되는 사건들은 실제 사건들과 매우 유사하지만 스토리전개는 아무래도 현실성이 떨어지는지라 결말은 원작인 웹툰 보다 영화가 더 깔끔하게 매듭지어졌다. 덕분에 '청소년관람불가'라는 매우 불리한 여건이었음에도 700만명이라는 관객몰이를 해 평단과 흥행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이루어냈다.

두 연기'신'들의 환상적인 조합, 조승우와 이병헌 (다음 발췌)

  내부자들은 정치인, 기업가, 언론인의 뒷 이야기를 다루는 대표적인 영화로 자리잡았으며, 또 실제로 비슷한 일련의 사건들이 현실에서 벌어짐으로써 뜻하지 않게 현실고증이 잘 된 영화로 재평가 되기도 하는 씁쓸함을 주기도 했다. 기업가의 정치인에 대한 성접대 사건이나, 기업인의 이익을 위한 정치인과의 금전적인 뒷거래,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는 언론인, 대중들에게 거짓을 선동하는 언론인 등 우리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으나 이미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의 나열이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현실같은 현실감을 제공하고 있다. 마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느낌으로 그들만의 세계를 보고 있자면 한편으로는 박탈감도 들고 자괴감도 들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복잡한 삶속에서 살고 있지 않은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것이 소시민의 속성인가 보다.

든든한 지원군 하나 없는 검사 우장훈 역 '조승우' (다음 발췌)

  일단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부터 조연까지 자리하고 있어 연기에는 당연히 호평 일색이지만, 영화의 스토리나 개연성, 연출 부분에서 미흡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커버했다는 평들이 지배적이긴하다. 원작인 웹툰도 미결된 작품이기에 결말에 대한 고민은 원작자와 감독이 꽤나 고심을 한 흔적이 보이긴 한다. 게다가 아프고 쓰린 현실을 드러내야 하는 소재를 다루었기에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여러모로 불편하고 불리한 환경에서 관객 500만 동원이라는 기염을 토했으며 개봉 중간에 '내부자들-디 오리지널'이라는 3시간 40분 분량의 감독판을 개봉하기도 한다. 기존 편집본은 2시간 10분이다. 조승우는 감독이 처음부터 원작에는 없는 가상의 인물인 우장훈 캐릭터를 연기할 적임자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제의를 거절하자 분량을 수정하고 이병헌을 통해 회유책을 썼다고 하는데, 세번이나 출연 제의를 거절했지만 감독의 삼고초려끝에 출연을 수락했다고 한다. 조승우는 자신이 동안이라 검사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우장훈이라는 캐릭터가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과 대배우인 이병헌과 백윤식 사이에서 생기는 연기에 대한 압박감으로 인해 이 영화의 출연에 망설였다고 한다. 그러나 반대로 출연을 결정한 결정적 계기 또한 이병헌과 백윤식이라는 배우들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두 배우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두번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치인과 기업인들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유명 논설주간인 이강희 역 '백윤식' (다음 발췌)

  백윤식은 영화 개봉 전 자신의 분량이 편집에 의해 많이 삭제된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기도 했었다. 유명 논설주간으로 등장하는 이강희를 이해하는데 편집된 장면이 큰 도움이 되고, 극중에 자신의 역할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강한 인상을 주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이런 장면들이 많이 편집되 데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불만과는 별개로 영화의 홍보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을 하여 프로로서의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개봉된 감독판에서는 백윤식이 아쉬움을 나타내었던 삭제장면이 모두 복원되었다.

정치깡패 안상구역 '이병헌' (다음 발췌)

  이병헌은 영화개봉당시 개인적인 스캔들로 사람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렸는데도 불구하고, 극중 안상구의 역할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인상적으로 연기를 해내서 모든 잡음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개인사나 인간성으로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배우로서의 그의 연기력은 신이 내린 재능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하긴 배우라고 인간성이 무조건 다 좋아야하는건 아니니까, 그의 연기를 보노라면 그에게 손가락질하던 모든 사건들이 잊혀지게 되니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라는 말도 틀린말은 아닌것 같다.

굉장한 존재감을 드러낸 조상무역 '조우진' (다음 발췌)

  개인적으로는 가장 인상적인 조연배우로 '조상무'역을 연기한 '조우진'이 기억에 남는데, 대기업의 엘리트 사원같은 외적 이미지와는 달리 잔인하도록 냉철하고 인정사정없는 냉혈한 같은 배역을 그 인물인듯 연기했다. 말투도 그렇고 행동도 매우 반듯한 사람인것 처럼 보이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때리고 손을 톱으로 잘라대는 그를 보면서 사람은 외모만 봐서는 그 속을 모른다라는 말이 실감이 되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 영화 이후에 배우 조우진으로서도 그간의 무명생활을 털어 버리고 다양한 오락프로그램과 또 따른 매력을 선보이는 영화에 다수 출연중이라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는 그를 보자니 흐뭇하다.

우장훈 검사의 오른팔인 방계장 역의 '조재윤' (다음 발췌)

  기존에 개봉한 2시간 10분짜리 편집본에서는 시간상 많은 내용들을 잘라낼 수 밖에 없어서 웹툰에서 보여준 기존의 등장인물 위주의 스토리 전개에서 사건 위주로 흘러가게 되어 연출력에 대한 혹평을 받게 되었는데, 중요한 장면들이 더해진 3시간 40분짜리 감독판에서는 모든 이야기들이 더해져 각각의 캐릭터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500만 이후에 개봉한 이 감독판 덕분에 두번째로 극장에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았는데 700만을 돌파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기업의 비자금을 받고 있는 대선 후보 국회의원 장필우 역의 '이경영' (다음 발췌) 

  2016년 청룡영화상에서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병헌)을 수상하게 되는데, 어느때보다도 남우주연상 경쟁이 치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병헌의 수상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참고로 그해 남우주연상 후보로는 '곡성'의 곽도원, '밀정'의 송강호, '아수라'의 정우성, '터널'의 하정우가 후보였다. 작품상을 받은것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였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는 정치적 부패에 대한 민중의 분노를 반영한 수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수상을 결정한 심사위원들 역시 한국사회가 가진 집단적인 스트레스, 집단적 무의식을 제데로 짚어준 작품이라는데에 의견을 함께하며 시상을 결정했다고 한다.작품의 완성도 보다는 소재와 주제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안상구의 오른팔인 박종팔 사장 역의 '배성우' (다음 발췌)

  결말에서 우장훈은 정의를 위해 싸우고 악한들을 물리쳐 공을 세우지만, 그 공을 인정받아 더 높은 직책을 맡아 국가를 위해 일하긴 커녕 작은 법률사무소를 차려 근근히 먹고 살아가고 있다. 그 공을 세우기 위해 내부자들의 일원이 되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그가 공개한 동영상속에 그도 등장하기에 결론적으로 검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서 그도 자유로울 순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이 영화에 현실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인정하기에는 꽤나 쓰리고 아픈 이야기이지만 또 그와 함께 우리 사회가 내부적으로 앓고 있는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이 영화를 제작한 감독과 제작진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치고 싶은 마음이다. 극중 이강희 논설주간이 한 대사처럼 '민중은 개, 돼지입니다.'라는 말이 사실이 되지 않기 위해서 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사회를 구성하고 있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국민의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지게 된다'는 말도 있듯이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현실에서 벌어진 최순실게이트와 같은 만화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법이다.

영화 '내부자들'의 복잡한 인간관계도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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