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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시대를앞서간페미니즘.뮬란(Mulan.1998)

by 꿈꾸는구름 2019.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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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 뮬란의 포스터 (디즈니 제공)

  1998년의 작품 치고는 꽤나 진취적인 '성(性)'을 다루고 있는, 게다가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 놀라운 영화이다. 제작사는 또 '디즈니'였으니, 그간의 디즈니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매우 다른 형식의 작품이다. 동양을 기본 소재로 하고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한 소녀의 이야기라는 점은 가족애와 사랑, 자국애를 주로 다루었던 디즈니의 제작 기본 모토와는 결을 달리하는 작품이다. 한 소녀가 병들고 나약해진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장을 하고 군에 입대해 공을 세우고 집으로 귀가하는 내용은 지금도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파격을 뛰어넘는 내용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단순한 '페미니즘'이라고만 치부하기에는 그 강도가 너무 세다.

뮬란과 아버지 (다음 발췌)

  이야기의 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고분고분하고 순종적인 딸도 부모들이 바라는 조신한 신부감도 아닌 뮬란은 갑자기 벌어진 훈족과의 전쟁으로 각 가정마다 징집령이 내려지자 병든 아버지를 대신해서 남장을 한 채로 전쟁터로 나가고, 결국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집으로 돌아온다.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목란사>에 나오는 '화목란'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남북조시대에 활약한 것으로 전해지는 화목란은 12년간이나 전쟁터를 누볐고, 집으로 돌아와 여성으로 꾸미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녀가 여자인것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중간에 뮬란이 부상을 당하면서 여자인것이 금새 밝혀진다.

뮬란과 선조들의 수호신인 용 '무슈' (다음 발췌)

  여성으로 정체가 탄로 났지만 영화에서는 공적도 여성인 채로 쌓고 그 모습 그대로 모두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점이 설화와 영화가 다른 점이다. 영화 후반에 나오는 무려 궁으로 쳐들어가서 황제를 구하는 '전술'은 동료 군인들이 후궁으로 여장을 하고 감시를 피하는 것이니 영화에서는 '여성성'에 대한 남성과의 성적 평등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영화전반에 흐르는 중심적인 소재는 성에 대한 정체성과 함께, 여성으로서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한 의의를 다루고 있다. 그 시대에 여성으로서 강요를 당하고 있었던 여러가지 모습들을 깨고 나온 '뮬란'은 여성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게 아니라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를 할 수 있는, 남성과는 다른 능력도 있음을 보여주는영화라고 볼 수 있겠다.

자아에 대해 고민을 하는 뮬란 (다음 발췌)

  성적인 자아를 찾는다고 해서 단순 '남성'과 '여성'의 차이점에서 나오는 구분법을 말하는게 아니라, 여성으로서 사회적지위와 선입견을 버리고 하나의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회적 위치와 역할에 대한 내용이다.영화의 OST인 'Reflection'이 흘러나오고, 화장한 얼굴을 반쯤 지우고 연못에 비치 자신의 모습을 보며 고뇌하는 뮬란의모습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았던 그 당시에는 그 장면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그저OST가 좋아서 인상적이었는데 이 장면이야말로 이 영화의 주제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 당시의 화장법이 정말 특이했는데 여러 민족의 문화가 뒤죽박죽으로 섞인 시대여서, 지금보면 일본의 '가부키'를 연상시키는 화장법이 실제로 유행했다고 한다. 화장을 반만 지운 채 자신의 얼굴이 '비친' 모습을 보며 사회의 '시선'에 대해 고민했을 '뮬란'이 어떠한 기분이었을지 '남성'인 나로서는 짐작도 가지는 않지만,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다고는 해도 그 당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가부장적인 사회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한국에서도 여전히 볼 수 있는 차별적 시선이다.

군대에서 공을 세우는 '뮬란' (다음 발췌)

  이분법의 기준은 참 쉽고 적용대상들에겐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순종적이고 조신한 아내, 담대하고 씩씩한 남편, 이런 고정적인 기준에 억지로 맞추어가며 살아가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 '뮬란'이 있을 수 있었던 건 오로지 그녀의 가족들 덕분이다. 천방지축이고 덜렁거린다고 해도 가족들은 결코 그녀를 몰아세우지 않았다. 중매쟁이에게 글러먹은 신붓감이라는 소리를 듣고 기가 죽은 '뮬란'에게 조금 늦지만 아름답게 피는 꽃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전쟁터에서 공을 세운 그녀가 가져온 전리품보다 그녀의 무사귀환을 진심으로 기뻐한다.  

 '뮬란'과 용맹한 중대장 '샹' (다음 발췌)

  영화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남성과 여성, 남성적, 여성적이라는 표현뒤에 내제되어 있는 것들뿐만 아니라 개성이나 다양성을 어떤 시선으로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을 하게 한다. '뮬란'이 지금 이 시대를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여전히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는 있지만, 아주 오랜 시간 가지고 있던 선입견과 고정된 관념들을 서서히 깨고 있는 현대에 모습을 보면 조금은 흐뭇해 하지 않을까.

  2020년에 개봉을 목표로 '뮬란' 실사영화가 제작되고 있다고 한다. '뮬란'역에는 1000여명의 후보 배우들을 제치고 '유역비'가 캐스팅되었다고 하는데 그 싱크로율이 대단하다.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 비교 (네이버 발췌)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투자되어 견자단, 이연걸, 공리 등도 캐스팅되어 제작이 된다고 하니 기대해도 좋을듯하다. 역대 디즈니 제작 영화중 최대의 제작비가 투자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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