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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그의뜨거운진심.라스트미션(2017)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올해 90살이 되었다. 1960년대와 70년대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대스타가 된지도 벌써 50여년이 흘렀고, 이제 그의 이름은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가 된 이후에 감독으로도 데뷔를 하여 수많은 작품을 내놓았는데, '그랜토리노''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같은 작품은 작품성으로도 높이 인정을 받아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인정을 받은 바 있다. 원제가 'The Mule'인 이 영화는 뜬금없게도 '라스트 미션'이라는 괴이한 제목으로 국내에 개봉을 하였는데, 아마도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작품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그런 작명을 하지 않았나 싶다. 90세라는 나이가 그런 나이이다보니 이해는 간다. 

주인공 얼 스톤 역 클린트 이스트우드 (다음 발췌)

  영화속 주인공인 '얼 스톤'은 실존인물로 87세에 마약운반책을 맡았다가 실제로 검거된 사람이다. 그는 유명한 원예가로 그의 이름을 딴 튤립이 있을 정도의 명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멕시코 카르텔의 마약운반을 하게 된 계기와 검거당하기까지의 스토리는 영화화하기에 제격인 요건을 갖추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특유의 사회비판적인 시선과 가족애를 담으려는 노력을 한 흔적을 영화곳곳에서 보여준다. 하지만 육체의 기력이 쇠진한 만큼 창장력에도 쇠진해버린 기운이 아쉽게도 느껴진다. 그의 노쇠한 팔과 손가락에 새겨진 수많은 주름과 세월을 가득 담은 얼굴, 이젠 어눌하게 느껴지기까지하는 발음 등은 그 자체로도 영화적이고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어디까지나 영화는 이미지 만으로 완성이 가능한 예술장르는 아니기에 그에 비해 부족해 보이는 이야기 구조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자 아쉬움이다.

얼 스톤과 그의 아내인 메리 (다이앤 위스트)

  은퇴한 원예가인 얼 스톤은 그동안 일에 매진하느라 집과 가족에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사람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온라인판매가 급증하자 인터넷의 필요성에 대해 불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던 얼 스톤의 사업은 자연스레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고 그의 화원은 시들고 병든 식물과 꽃들만 남게 되었다. 딸아이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오랫만에 집을 찾은 그는 가족들과 어색한 해후를 하게 되지만 그간 느꼈을 가족들의 서운함이 그의 상상보다 매우 컸다. 그는 늦게나마 가족들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을 한다. 조카의 친구인 한 젊은이의 권유로 물건을 '운반'만 하면 거금을 준다는 일을 시작하게 되는 얼 스톤.

얼 스톤과 아빠에게 서운한 감정이 가득한 딸 '지니'(타이사 파미가) (다음 발췌)

  그는 중간에 그가 운반하고 있는 '물건'이 마약임을 알게 되지만 모른체하고는 '돈'을 위해 운반일을 계속한다.  낡은 트럭에 87살의 노인이 마약을 운반하고 있으리라는 의심은 아무도 하지 않기에 그의 운반일은 계속되고 그에 따라 돈도 많이 벌게 된다. 많아진 수입 덕택에 새트럭도 구입하게 되고 넉넉해진 경제생활 덕분에 가족과의 관계도 더 쉽게 돈독해진다. 하지만 새로운 카르텔의 두목이 얼 스톤을 이전과 다르게 '복종'시키려하고 얼 스톤은 이에 반감을 가지게 된다. 그는 마침내 가족과 화해를 하고 죽어가는 아내를 위로하고 용서를 받게 되지만 결국은 마약단속반에 검거되어 재판장에 서게 된다. 자신을 '판단력이 흐려진 노쇠한 참전용사'로 어필을 하며 선처를 구하는 자신의 변호사의 말을 끊으며 나지막히 던진 그의 한마디는 'Guilty (유죄)'.

마약 단속반의 의심을 받게 되는 얼 스톤 (다음 발췌)

  영화속에 등장하는 '얼 스톤'은 시대의 흐름과 역행하는 나이든 노인의 모습을 여러장면에서 보여준다.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며 지나간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한다거나, 아주 오랫동안 그를 지배하고 있었을 '고정관념'을 깨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을 나이들어 늙어버린 사람으로 스스로 치부하며 실수에 대해서도 아주 관대하게 처신을 한다. 그의 이런 자세는 현대에서 소외된 계층으로 분류되는 노년층의 단면을 보여줌으로서 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현 상황을 대변해서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스스로는 변화를 거부하고 자신이 아닌 외부를 탓하며 고립된 상태에서 생활을 하는 노년층에 대한 경각심을 사회적으로 일깨워준다고도 볼 수 있겠다.  

주름진 얼굴 자체가 한편의 영화로 느껴지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다음 발췌)

  그가 마지막에 던진 묵직한 한마디가 주는 여운은 영화내내 보여준 주인공의 고단하고 굴곡진 삶을 마무리 하려는 듯 보인다. 그것은 마치 영화배우이자 감독으로 한평생을 보낸 고령의 노인이 마지막을 고하는 인삿말같아서 한쪽 가슴이 시렸다. 사실 이 영화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들에서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진다. 그의 그 모습 자체가 풍부한 드라마를 담은 한편의 영화같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의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그것이 그저 '아쉬움'으로만 느껴지는 이유는 대배우를 이제는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스크린에서 더는 못볼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의 '뜨거운' 영화에 대한 진심이 묻어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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