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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시간은흐르고흘러돌아온다.루퍼(Looper.2012)

by 꿈꾸는구름 2019.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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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주인공 '조'(조셉 고든 래빗)의 마지막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결국 나에게로 돌아온다.' 영화의 주제를 한마디로 응축해 담고 있는 이 말은 마지막에 남겨져 많은 여운을 준다. 비록 액션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영화가 끝난 뒤 생각의 여지가 생기는 영화였다. 시간여행 영화의 매력이라면 과거와 미래를 오가는 시간여행이 주는 특별한 기대감 같은 게 있어서일 것이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미래에는 존재한다는 설정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굉장히 독특한 설정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러닝타임도 짧지만 그 몰입감이란 게 대단하다. 연출과 각본을 쓴 '라이언 존슨' 감독은 지금은 스타워즈를 연출하는 스타 연출자가 되었지만 스타워즈를 연출하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영화 '루퍼'때문이다. 시간여행이라는 흔한 소재에 독특한 설정을 추가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출력으로 영화를 이끈다. 과연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공들인 시나리오의 가치가 돋보인다.

'루퍼'라는 암살자인 조(조샙 고든 래빗) (다음 발췌)

  '루퍼(LOOPER)'의 사전적 의미는 1. 고리를 만드는 사람 2. 자벌레 3. 재봉틀 등의 실 고리를 만드는 장치 등 이다. 영화상의 의미는 미래와 현재에 연결된 암살자로 시간 고리를 만드는 사람 정도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2044년 캔자스에는 타임머신이 없지만 30년 후인 2074년에는 개발되나 불법으로 간주되어 사용되지 못한다. 하지만 거대 범죄조직에서는 처리해야 될 사람을 과거로 보내 '루퍼'라는 암살자를 통해 처리를 한다. 이 '타깃'의 등에는 살인에 대한 대가로 은괴가 붙어져서 온다. 이들은 계약해지(2074년에서 온 자신을 암살하는 일로 자신들의 범죄에 대한 보안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막기 위함이며, 대량의 금괴를 보상으로 받게 된다.)가 될 때까지 암살자로서 살아간다. 2044년에는 인구의 약 10%가 염력을 소유한 돌연변이들이다. 영웅을 바랐으나 일반적으로는 동전을 공중에 띄우는 정도의 '하찮은' 염력을 발휘할 뿐이다. 

미래에서 보내어진 '타겟'을 처리하는 '루퍼' (다음 발췌)

  조의 친구이자 같은 '루퍼'인 세스(폴 다노)는 계약해지를 위해 미래에서 온 자신을 죽이는데 실패를 한다. 조는 자신의 은괴 보관함에 세스를 숨겨주지만 결국 조직 관리자인 아베(제프 다니엘스)의 명령에 따라 세스의 위치를 알려준다. 세스는 조에게 미래의 보스는 악랄한 사람이고 '루퍼'들을 처리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세스는 조직원들에게 쫓기게 되고 30년 후의 미래의 세스가 도망가는 도중에 자신의 손가락이 없어지고 얼굴에 없던 흉터가 생기고 운전중에 발목도 없어진다. 과거의 세스가 몸이 잘리는 처단을 당하는 중임을 대비해 보여주는 장면인데 세스는 결국 사지가 절단이 되어가며 목적지로 향하지만 결국 조직원에 의해 살해당한다. 짧은 장면이었으나 이 영화의 '타임 패러독스'에 대한 설명을 정확하게 하고 있는 장면이고 피 한 방울 나오지는 않지만 섬뜩함을 주는 매우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과거의 자신에게 어떤 물리적인 영향이 생기면 미래의 자신에게도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는 사실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엄청난 실력을 갖춘 미래에서 온 조(브루스 윌리스) (다음 발췌)

  미래에서 전송되는 사람은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장소로 언제나 머리에 두건을 차고 도착을 하지만, 어느날 조의 앞에 두건을 차지 않은 미래의 자신이 도착한다. 미래의 자신을 본 조는 당혹감에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미래의 자신에게 얻어 맞고 기절을 한다. ' 기차를 타고 멀리 도망치라'는 메모를 남기고 사라진 과거의 조. 조는 과거의 자신을 죽이지 못하고 과거의 조의 조언을 듣지 않은 채 모아놓은 은괴를 챙기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조직에서 집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조직원에게 들켜 도망을 치던 조는 건물 아래로 추락을 하게 되고 과거의 조가 나타나 도움을 준다. 이 부분에서 갑자기 화면이 전환이 되어 현재의 조가 미래의 조를 만나는 장면으로 돌아간다. 원래 조는 과거의 조를 죽이는데 성공을 하고 금괴를 보게 되면서 '계약해지'를 알게 된다. 은괴와 금괴를 모두 챙겨 현금으로 바꾼 뒤 중국으로 가서 돈을 흥청망청 쓴다. 얼마 되지 않아 가지고 있던 현금을 모두 사용하게 된 조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며 돈을 벌어 생활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현재의 조(조샙 고든 래빗)에서 미래의 조(브루스 윌리스)로 바뀌게 된다. 이 부분에서 헤어스타일의 변모가 가장 눈에 띄었는데 브루스 윌리스 본인에게는 아픔이겠지만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해 두 사람 간에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분장과 헤어팀의 세심한 노력이 돋보인다.

일반인들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조 (다음 발췌)

  30여년이 지나 사랑하는 여자(허청)를 만나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던 중 불시에 나타난 조직원들은 조를 데려가 계약해지를 진행하려 한다. 조직원의 오인으로 인해 사랑하는 여자가 총에 맞아 죽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고 조직원들을 제압한 조는 스스로 타임머신에 올라 과거로 향한다. 다시 원래 현재의 조와 미래의 조가 만나는 장면으로 돌아간다. 살인 후 늘 가던 식당에서 마주한 두 사람. 원래 타임랩스 영화에서는 현재와 다른 시간대의 자신이 만나는 걸 불문율로 여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현재와 과거, 미래의 자신이 서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시간 충돌'과 같은 설정은 되어 있지 않기에 두 사람의 만남이 주는 영향은 나타나지 않는다. 영화의 스토리 상으로도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정보를 교환해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 있기에 아마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게 설정한 것 같다. 젊은 조는 미래의 조에게 스스로 죽는 쪽을 택하라고 하고 미래의 조는 현재의 조에게 지난 30년의 이야기를 해주면서 설득을 한다. 세스가 말했듯 미래의 보스인 '레인메이커'는 악질이며 어느 날 홀연히 나타나 주변 조직들을 흡수해 나갔고 그는 전직 루퍼들을 제거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미래의 조는 2044년에 살고 있는 '레인메이커'가 될 아이를 죽여 미래의 자신의 부인이 죽는 걸 방지하는 게 목적이다.

현재의 조와 미래의 조가 만나는 식당에 나타난 조직원들 (다음 발췌)

  미래의 조는 '레인메이커'가 될 아이의 태어난 날짜와 병원을 알고 있다. 같은 날 3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며 정확히 어떤 아이가 미래의 '레인메이커'가 될 지 모르기에 모두 죽이기로 한다. 미래의 조는 첫 번째 아이를 찾아가 처리를 하지만 현재의 조는 세명중 한 명의 주소를 들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의 농장에 몸을 피한다. '루퍼'를 알고 있는 여성인 '사라(에밀리 블런트)'는 조의 설명을 듣고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조는 이들을 보호해 주기로 한다. 농장에서 생활하던 중 조는 아이가 보통의 아이가 아니라는 점을 파악하게 되고 이들을 찾아온 조직원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이 아이가 굉장한 염력을 가진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이 아이는 염력을 이용해 사람을 죽일 정도의 능력을 지녔던 것이고 바로 이 아이가 미래의 '레인메이커'였다. 

사라(에밀리 블런트)와 미래에 '레인메이커'가 될 아이(피어스 가뇽) (다음 발췌)

  차마 아이를 죽일 수 없는 조는 멀리 떠나라며 놓아주지만 뒤늦게 찾아 온 미래의 조는 아이와 엄마를 추적하고 총을 쏘며 다가오는 조를 보자 아이는 엄청난 염력을 사용하여 조와 엄마를 공중에 띄운다. 위험한 순간에 엄마가 아이를 달래기 시작하고 아이는 마음이 약해져 염력을 풀고 두 사람을 놓아준다. 이를 지켜보던 조는 모든 것은 흐르고 흘러 돌아온다라는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 자살을 하여 모든 일을 마무리 짓는다. 미래의 조 역시 현재의 조의 죽음으로 그 자리에서 사라진다. 엄마의 따스한 보살핌 속에서 평화롭게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난다. 그 아이는 미래에 과연 '레인메이커'가 될까. 

연결고리를 끊는 결단을 내리는 현재의 '조' (다음 발췌)

  순환되는 연결 고리를 끊음으로서 영화는 끝을 맺는다. 많은 시간을 보낸 미래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면 그를 존중할 수 있을까. 현재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이 되는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논리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는 구조상의 다소 부실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파고들어 살필만한 부분은 아니기에 그냥 넘기고 즐기면 된다. 시간여행이라는 소재의 다양한 쓰임새는 정말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영화이다. 조셉 고든 래빗의 연기는 역시나 매우 훌륭했지만 더 기억에 남는 건 앞서 얘기했듯이 대머리인 브루스 윌리스로 변모해가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인상적이었고, 과거의 '레인메이커'를 연기한 '시드'역의 피어스 가뇽이라는 꼬마의 연기가 단연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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