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영화리뷰]기억한다는것은.코코(Coco.2017)

by 꿈꾸는구름 2019. 11. 24.
반응형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포스터 (다음 발췌)

  디즈니가 다양성을 가지기 위해 미국이 배경이 아닌 다른 곳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 역시 배경이 '멕시코'이다. 뮤지션이 되고 싶은 아이 '미구엘'과 음악만은 절대 안 된다는 가족들.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이 유명한 가수인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을에서 열린 경연대회에 나가려던 미구엘은 가족의 반대에 부딪힌다. 미구엘은 델라 크루즈의 무덤에 있는 기타를 훔쳐 대회에 나가려다가 죽은자들의 세계에 가게 된다. 영화 '코코'는 멕시코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후세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멕시코의 '죽은자의 날'은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로 가정이나 공원, 건물 등에 제단을 만들어 죽은 이들을 기억하고 기린다고 한다. 영화에서는 이 '죽은자들의 날'이 중요한 소재이다. 이 날을 통해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없어지고 미구엘은 사후세계로 가게 되기 때문이다.

'에르네스토 델라 크루즈'의 기타를 치는 '미구엘' (다음 발췌)

  영화 코코는 전체적으로 굉장히 밝고 명랑하게 사후세계를 그리고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후세계보다 더 즐겁고 유쾌한 곳으로 묘사를 하였는데, 특히 이승에 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들을 기억하고 평소에 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만 저승에 있는 죽은 사람들이 저승에서 지낼 수 있다는 설정도 매우 흥미로웠다. 멕시코라는 나라가 흥이 많은 나라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죽음'에 대해서도 이와 같이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고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은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이승에서 생활하는 남은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잊으면 죽은 사람의 영혼은 저승에서도 사라져 버린다는 설정은 뭔가 마음이 찡하면서도 슬픈 부분이었다. 

미구엘과 할머니 (다음 발췌)

  사후세계로 가게 된 미구엘은 '헥터'라는 인물을 만나게 되고 이승으로 돌아오기 위해 '헥터'의 도움을 받는다. 조상의 축복을 받아야만 다시 이승으로 갈 수 있는 미구엘의 이야기는 여러 인물들을 저승에서 만나면서 조상이라고 생각하는 '델라 크루즈'를 만나기 위해 갖은 모험을 한다. 결국은 '델라 크루즈'를 만나게 되지만 반전이 있었으니, 자신을 도와주던 '헥터'가 바로 자신의 고조할아버지이고 '델라 크루즈'는 헥터의 옛 동료였으며 그의 노래를 빼앗기 위해 그를 죽인 것이다. 헥터는 가족에게 돌아가고자 했지만 그의 악보를 노린 델라 크루즈가 헥터를 살해한 것이다. 그것을 알게 된 두 사람은 갇히게 되지만 저승에 있는 다른 가족들이 그들을 돕는다. 하지만 미구엘이 이승으로 돌아가기 직전에 헥터는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잊혀지기 시작했고, 이젠 늙어버린 그의 딸인 미구엘의 증조할머니인 '코코'가 점차 아버지인 '헥터'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저승에서 조상들의 도움을 받는 미구엘 (다음 발췌)

  그렇게 저승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헥터를 두고 이승으로 돌아 온 미구엘은 증조할머니인 '코코'에게 그녀의 아버지인 '헥터'가 불러주었던 노래를 불러 그녀의 기억을 되살린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해내고 같이 노래를 부르며 숨겨두었던 아버지의 사진을 꺼낸다. 이 영화의 중요한 소재는 '노래'이다. 누구나 할 수 있고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중요한 소통 수단인 노래는 그 자체 만으로도 가치가 있지만, 추억이 담긴 공유되는 노래는 사람 간의 유대감을 증진시킨다. 미구엘이 저승에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것도 노래이고, 자신의 우상인 델라 크루즈가 사람들의 우상이 된 것도 노래 때문이며, 증조할머니인 코코가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되는 것도 바로 노래 때문이다. 노래는 평범하고 흔한 요소이지만 가지고 있는 힘은 실로 막강하다. 

너무나 귀여운 미구엘 (다음 발췌)

  노래와 또 한가지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누군가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며 오랫동안 이야기하고 울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가족들, 우리의 친구들,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저 어딘가에서 영화의 저승세계처럼 밝고 즐거운 환경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이승의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들을 기억하는 일이다. 잊힌다는 건 슬픈 일이다. 특히나 가족에게 잊혀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보다 가슴 아픈 일은 없을 것이다. 죽음이 끝이 아닌 또 다른 세계에서 사라지는 것, 그 살아감의 원천이 살아있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있어야 한다는 발상이 참으로 기발하다. 미구엘의 '기억해줘'라는 곡은 아름답지만 의미가 많이 담긴 곡이었다. 디즈니의 다채로움은 이 오랜 영화사를 유지하는 힘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