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영화리뷰]우린약소국이다.백두산(ASHFALL.2019)

by 꿈꾸는구름 2019. 12. 19.
반응형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우리나라의 2019년 현재 GDP는 세계 12위이고, 국가경쟁력은 13위이다. 그리고 여권 지수는 세계 3위이며, 세계 수출량은 세계 3위이다. 이 정도만 들으면 대한민국은 강대국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것들로 인해 많은 진실들을 잊고 산다. 대한민국은 아직 전쟁 중인 '정전 국가'이며, 한반도의 가장 큰 화산인 백두산은 '사화산'이 아닌 아직 살아있는 '활화산'이고, 우리나라의 전시 작전권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 가지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어있는 약소국일 뿐이고, 마치 우리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이 우리를 영원히 보호해줄 것처럼 생각을 하고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절대 보수'성향이 가장 가장 나라인 미국은 그저 '동맹국'일뿐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이 영화 '백두산'은 재난 영화를 표방하고는 있지만 영화 속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마그마처럼 녹아 있다. 좋은 시나리오와 훌륭한 연출, 연기가 만나면 영화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2019년의 최고의 한국영화라 개인적으로는 생각한다. 

북한의 '리준평'을 연기한 '이병헌' (다음 발췌)

  이야기는 백두산이 1차 폭발을 하며 시작을 한다. 영화가 시작하고 5분도 안되어 폭발이 되기 때문에 이후 매우 빠른 전개로 치고 나간다. 백두산은 총 4개의 마그마층을 품고 있으며 각 층들이 순차적으로 폭팔을 하게 되어 결국에는 한반도 전체가 폭발과 지진으로 인해 황폐화가 된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부에서는 발 빠른 대처를 하려고 노력을 하지만 대응 방안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이에 3년 전부터 백두산의 폭발을 예고하고 연구해 온 강봉래(마동석) 교수를 찾는다. NSC에 참석하게 된 강 교수는 백두산 근처의 광구에 핵폭탄을 설치 해 폭발시켜 마그마를 다른 곳으로 인위적으로 유출시켜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는다. 이에 당국은 이중간첩이자 핵폭탄의 위치를 알고 있는 무력부 일급 자원인 '리준평(이병헌)'을 수용소에서 탈출시켜 그를 이용해 북한의 핵을 탈취해 폭발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해체팀과 폭파팀을 나누어 두 개의 특전사를 북한으로 보낸다.

특전사 '조인창' 대위를 연기한 '하정우' (다음 발췌)

  전역대기중이던 '조인창(하정우)'대위는 만삭인 아내(수지)를 안전하게 미국으로 보내준다는 조건으로 작전에 투입되고, 북한으로 이동 중 폭파팀을 실은 수송기가 추락하게 되어 '조인창'대위가 이끄는 해체팀만이 남게 된다. 한편 '4프로'도 안 되는 성공 가능성을 끌어 올리기 위해 강 교수는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을 가동하고, 여러 가지 돌발사태가 발생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리준평'을 만나게 되는 조대위팀은 그에게 작전을 인지시키고 도움을 요청한다. 첫 만남부터 '리준평'의 카리스마에 주눅이 든 조대위팀은 샤워를 하겠다는 그의 말에 순순히 샤워실에 들어가게 하는데 그는 이미 조대위의 지갑을 빼돌린 상태였고 지갑에서 광구 지도를 발견하고 파기해 버린다. 자신의 딸을 만나 중국으로 도주할 생각을 하고 있는 리준평은 핵폭탄을 찾을 때까지 순순히 협조를 하게 되고 한편으로는 중국 갱들과의 접선을 남몰래 유지한다.

지질학자인 '강봉래 교수'(마동석)와 '민정수석 전유경'(전혜진) (다음 발췌)

  지도를 파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조대위가 알아차리지만, 이미 지도를 외워버린 리준평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는 신세가 된다. 핵폭탄 시설에 도착한 일행은 핵폭탄을 해체하여 기폭장치를 제작하는 데 성공하지만 이들을 공격하는 무리들이 등장한다. 바로 미군 특수부대. 왜 미국이 한국을 공격하지라고 잠깐 생각을 했는데, 이들이 있는 곳은 북한 땅이며 이들이 들고 움직이는 것은 미국이 그렇게도 무서워하는 핵탄두이다. 이들은 이미 한국의 작전상 황실까지 점령을 한 상태이며 핵탄두를 미국으로 이송하려고 북한 땅까지 들어온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전시작전권'이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약간의 빡침이 들었다. 거의 대부분의 부하들은 부상을 입고 미군들에게 붙잡히게 되지만 조대위와 리준평 그리고 두 명의 부하는 각각 따로 간신히 탈출을 한다.

조대위의 아내 '최지영'을 연기한 수지 (다음 발췌)

  조대위를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킨 리준평은 계획대로 기폭장치와 조대위를 중국에 넘기려 하지만 조대위가 삼켜버린 추적장치를 따라온 미군들에 의해 다시 한번 위기를 맞게 된다. 위기의 순간에 등장한 두 명의 부하들에 의해 위기를 모면한 두 사람은 갈림길에서 광구의 지도를 전해 받고는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광구의 위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조대위는 차를 돌려 리준 평이 딸을 만나러 간 장소로 돌아가는데 여기에서 등장하는 또 한 무리의 사람들. 바로 중국 갱(사실 중국 갱들인지 중국 정부 인물들인지 상세하게 설명이 되지는 않는데 외관상 중국 갱들에 가까운 것 같다.)들이다. 이 부분에서 가장 깊은 빡침이 들었는데 호시탐탐 북한을 집어삼키려 노리고 있는 중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게다가 때마침 미군들까지 나타난다. 중국 갱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있는 리준 평과 그 사이에 낀 낡은 택시를 타고 나타난 조대위 일행까지 그리고 양쪽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는 미국과 중국. 지금 한반도의 상황을 한 장면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기폭장치를 이미 눌러버려서 멈출 수 없다고 말하자 황급히 자리를 뜨는 미군과 중국 갱들을 보고 있노라니 조대위가 이들에게 '꺼져'라고 말했던 일갈이 그토록 시원하게 느껴질 수 없었다. 동맹이니 혈맹이니 해도 결국은 자국의 이익이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다. 그들은 그냥 떠나버리면 되는 것이다. 폐허에 그 불안한 땅에 남아서 살아가야 하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인 것이다.

서로에게 맞서는 조대위와 리준평 (다음 발췌)

  총에 맞은 리준평이 홀로 기폭장치를 끌고 지하갱도로 들어가고 조대위는 홀로 차를 몰아 그곳을 탈출한다. 예정된 시간대로 핵폭탄은 폭발이 되고 그로 인해 '54프로'의 성공 확률로 계산되었던 계획은 극적으로 성공을 거둔다. 그리고 1년 후, 미국 시민권자인 강봉래 교수는 한국으로 돌아오고 한국과 북한은 공동 재건단을 만들어 폐허가 된 한반도를 재건하는데 힘쓴다. 그리고 조대위는 아이를 낳아 리준 평이 남긴 그의 딸과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결말을 맺는다. 영화에 등장하는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혜진, 수지는 모두 연기력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진 배우들이다. 수지가 약간은 여전히 아이돌의 이미지를 못 벗고 있어서 그렇지 무난한 정도의 연기는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의 흐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두 배우의 캐미스트리는 이 영화에 빼 놓을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다음 발췌)

  재난영화의 '클리셰'가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한국, 북한의 세계정세를 담고 있는 큰 내용과 개연성이 있는 시나리오는 재난영화임에도 이야기에 흥미를 끝까지 가지고 갈 수 있었다.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이병헌과 하정우의 캐미는 기대 이상이었고 능글거리는 이병헌의 유머와 그냥 그 자체인 듯 보이는 하정우의 유머는 급박한 재난영화의 호흡을 돌려주는 역할을 했다. 청와대의 민정수석으로 등장해 신념대로 움직이고 판단하는 전혜진은 안정된 연기로 영화의 전진을 돕고 있으며 스태미나보다는 머리를 쓰는 '강봉래' 교수로 등장하는 '마동석'은 의외의 연기력을 보여주어 곧 제작될 할리우드 영화 '이터널스'에서의 연기도 기대하게 한다. 무엇보다 CG효과가 상당히 완성도가 높은데, 대낮의 강남대로가 지진으로 붕괴되는 장면은 너무도 실감이 났고 팔당댐이 붕괴되어 한강물이 넘쳐 잠수교를 덮치는 장면도 기대 이상의 수준이었다. 좋은 이야기와 배우들의 연기, 거기에 기술력까지 더해진 완성도 높은 재난영화 한 편이 만들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많은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준 점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는 우리는 여전한 약소국이다. 미국은 그저 동맹국이지 우리를 보호해주는 국가가 아니다. 중국은 두말 할 것도 없고. 그 점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