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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희망을위해.쇼생크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1994)

by 꿈꾸는구름 201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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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재개봉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포스터에는 이렇게 쓰여있다. '두려움은 너를 죄수로 가두고, 희망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 이 두 문장에 이 영화의 모든 게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스포일러가 가득하다. 제목만 봐도 주인공이 쇼생크라는 곳을 탈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스포일러가 있든 없든 영화가 주는 감동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쇼생크'는 말그대로 1940년대 미국의 유명한 교도소이고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와 바람난 정부를 죽인 죄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생활을 하게 되지만, 갖은 고초와 난관을 헤치고 20년의 시간을 인내한 뒤 끝내는 쇼생크를 탈출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간략한 스토리는 그렇다. 원작인 '리타 헤이워스와 쇼생크 탈출'이라는 소설이 아주 짧은 내용임을 감안한다면 스토리 구조는 매우 단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에 담긴 메세지와 배우들의 연기, 감독의 연출력은 동시간대에 존재한 '포레스트 검프'나 '펄프픽션'이 아니었다면, 1995년의 단연 최고의 영화로 자리 잡았을 만큼 뛰어났다. 그래서 무엇이든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그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 무려 7개 부분에 후보로 올랐으나 단 한 부분에서도 수상을 못하고 무관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국내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단연코 평점 1위(얼마전에 바뀌었다-현재는 4위)였으니 영화의 가치는 훗날 관객들에 의해 재평가 받고 있다.

억압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얘기하는 '앤디'역의 '팀 로빈스' (다음 발췌)

  기본적으로 영화는 자유와 인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쇼생크 교도소는 자유를 빼앗긴 이들이 모인 곳으로 그곳은 폭력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모든 재소자는 바깥세상을 꿈꾸지만, 정작 가석방이 되어 자유의 몸이 되면 자유가 없는 삶에 길들여져 있어서 적응하지 못하고 자신의 자유를 반납하고 싶어 한다. 쇼생크는 재소자의 자유를 잠시 빼앗은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자체를 아예 감옥으로 바꾸어 버린 것이다. 자유를 빼앗는다는 것은 이처럼 단순히 그를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유를 빼앗긴 인간은 삶의 희망과 아름다움을 잃어버리고, 심지어 그것에 적응해 버린다. 새장에 갇혀버린 새는 나는 법을 잊어버리듯 자유를 잃어버린 삶만을 살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앤디(팀 로빈스)'는 그런 억압받는 교도소 생화 속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간수장에게 죽을 위협을 받으면서도 동료를 위해 맥주를 주라고 하고, 독방에 갇힐 것을 알면서도 교도소에 오페라 음악을 튼다. 비록 육체를 갇혀 있을지언정 그는 삶에 대한 희망과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감옥안의 해결사 '레드'(모건 프리먼) (다음 발췌)

  쇼생크 교도소 안에는 대부분 악질범들이 많기 때문에 형을 길게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교도소 터줏대감역할을 해 온 '브룩스(제임스 휘트모어)'란 인물이 등장한다. 그는 처음 교도소에 발을 들여놓은 후 50년이 지난 후에야 가석방으로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된다. 하지만 사면처리를 받아 세상으로 나가게 된 브룩스는 기뻐하는 대신 교도소 밖의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떤다. 자신을 내쫓지 말라며 완강히 거부하던 브룩스는 결국 강제 출소를 하게 되고 50년이라는 세월이 바꾸어 놓은 세상에 견디지 못하고 극한 결정을 내리고 만다. 갓 입소한 신입 죄수, 교도소 바께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쇼생크 교도소는 자유를 억압하는 답답하고 무자비한 공간이지만 반평생을 지내온 브룩스에게는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곳이다. 말 그대로 브룩스는 쇼생크라는 또 다른 세상에 길들여져 있던 것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과 타협을 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다가 마침내 들여져 버리는 우리 사회 모습의 반영이다. 그 속에서도 주인공 '앤디'는 끝까지 '희망'을 외친다. 

주인공인 '앤디'와 '레드' (다음 발췌)

  감옥이라는 장소는 수감자들을 감금하고 감시하는 장소이다. 간수들이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감자들의 희망을 꺽어버리는 일이다. 모든 일들에 통제를 받고 길들여지고 익숙해지면 수감자들은 스스로 희망을 버리게 되고, 간수들의 완벽한 통제를 받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수감된 죄수들에게 굴욕감, 상실감, 좌절감 등을 심어주어 그들의 '의지'를 꺽는다. 바로 삶에 대한 의지. '희망'을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앤디는 교도소에 있는 내내, 그곳에 없는 것들을 채우려고 노력을 한다. 도서관을 만들어 내고, 메말라 있는 죄수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선물하고, 희망 없는 예비아빠에게 검정고시 합격통지서를 선사한다. 희망은 위험한 거라며 이성을 잃게만들고 이곳에서는 쓸모없다고 말하는 '레드(모건 프리먼)에게 '앤디'는 말한다. ' 기억하세요, 레드. 희망은 좋은 거죠. 가장 소중한 것이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영화에서 '앤디'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이것이 촉매제가 되어 20년이란 시간동안 손바닥보다 작은 망치로 사람이 드나들 정도의 굴을 파고, 차곡차곡 자신만의 비자금을 만들고, 탈옥을 준비하게 하는 것이다.

'앤디'의 탈출구를 허망하게 바라보는 교도소장 (다음 발췌)

  두 주인공은 마치 멘티와 멘토같은 관계처럼 묘사된다. 교도소와 가장 어울리지 않게 생긴 죄수 '앤디'와 교도소에서 누구보다 적응 잘한 죄수인 '레드'는 자신이 잃어버린 것을 아직도 간직한 '앤디'에게 묘한 호감을 느끼고 결과적으로 '레드'는 가석방 후 위기의 순간에 '앤디'로부터 구원을 받는다. 사실 그 구원이라는 것도 '레드'의 믿음과 결심이 없었다면 얻지 못했을 구원이기는 하다. 영화는 줄곧 '레드'의 시선에서 사건을 보여주는데 이는 꽤나 현명한 방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서 '레드'는 '앤디'의 영향을 받아 점점 성장하고 변해가는 인물인데 그것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그의 시선과 심경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앤디'의 행동이 점점 설득력을 얻는 효과도 있다. 사실 감옥에 갇혀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앤디'같은 사람은 사정이 딱하긴 하지만 그리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20년간 '희망'을 가지고 목적을 이룬 '앤디' (다음 발췌)

  앤디에게는 '지와타네호(멕시코 지명)'라는 구체적인 '목적'이 있었고, 그런 목적이 있었기에 아무런 목적과 희망도 없이 감옥에 길들여진 다른 수감자들과는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그였기에 지옥같은 감옥에서도 '희망'을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비단 '앤디'가 갇혀 있는 감옥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이 목적과 희망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그냥 삶을 살아가는게 아닌, 살아지는 삶을 보내는 게 아닌 삶에 어떤 목적을 가지게 되면 희망이 생기게 되고, 그 희망을 가지고 목적을 향해 돌진하면 된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훨씬 가치있고 의미 있는 시간들로 채워지게 될 것이다. 쇼생크를 탈 출 한 앤디는 만기 출소한 레드를 위해 미리 약속한 곳에 약간의 돈과 편지를 남기게 되고, 레드는 앤디의 편지를 읽고 난생처음 이수지역을 이탈하여 그가 줄곧 얘기했던 '지와타네호'로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명장면은 앤디가 감옥에서 탈옥 한 뒤 옷을 벗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자유를 만끽하는 장면을 꼽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앤디와 레드가 눈부신 해변에서 재회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눈부신 바다와 하늘 보다 눈부셨던 것은 서로를 보는 두 사람의 미소였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장면 (다음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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