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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힘. 원더(Wonder.2017)

by 꿈꾸는구름 2019.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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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원더 포스터.(다음 발췌)

  선천적인 안면기형을 안고 태어나 27번의 수술 끝에 남들과는 다른 외모를 갖게 된 어기. August. 안면기형이 있지만 여느 아이와 다를 바 없이 가족들과 행족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어기가 편안함을 느끼며 생활 할 수 있는 장소는 오로지 '집안' 밖에는 없다. 어기 자신도 자신의 외모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으며 그게 어기를 세상으로 나서길 꺼리게 만드는 이유라는걸 가족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평생을 그렇게 보낼수는 없는 것. 10살까지는 엄마와 함께 홈 스쿨링을 하며 집에서만 지내지만 엄마와 아빠는 어기를 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한다. 어기가 학교에 입학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두의 설레임과 함께, 그리고 약간의 걱정과 함께 어기와 가족들은 처음으로 '세상'에 나선다.

어기의 첫등교를 위해 온가족이 함께한다. 매우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다음발췌)

  의식적으로 활기차고 밝게 시작을 했지만 역시나 우려했던 대로 세상은, 학교는 어기에게 만만하지 않은 곳이다. 온 가족이 온마음을 다한 응원을 보내지만 어린 어기가 이겨내기엔 힘겨운 싸움이다. 아이들이라고 모두 착하고 순진한것 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기를 바라보는 시선들은 그 또래의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다르고' '낯선' 것에는 호의적이지 않다.처음에는 신기하게 여기지만 이내 자신들과 '다름'을 알아차리면 '구분'을 하기위해 애를 쓴다. 그 아이들이 나빠서가 아니다. 그들도 한 인격체로써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이기에 그럴수 있는 것이다. 그 안에서 어기는 외롭고 힘든 싸움을 해나가야 한다. 지켜보는 관객도 마음이 아픈데 가족들은 어떨까. 영화는 어기의 중심으로 흘러가지만 어기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풀어나간다. 어기가 괴로운 학교 생활을 견뎌낼 수 있었던 이유는, 누나인 '비아'가 가족들의 무관심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친구'라는 존재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부모와는 다른 그러나 삶의 비중은 똑같은 중요한 존재이다. 세상에서 나를 잡아주고 지지해주는 든든한 울타리이기 때문이다. 믿음직한 친구는 위기때마다 그 존재감을 드러내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준다. 어기와 잭, 비아와 미란다처럼말이다.

'비아'역 '이자벨라 비도빅'. 너무도 착하고 이쁜 누나역(다음 발췌)

  4살이 되던 해 생일에 동생이 갖고 싶다는 소원을 말하던 비아(이자벨라 비도빅)는 바라던 대로 동생이 생겼지만 그 동생으로 인해 모든 관심과 사랑을 빼았기고 세사람의 뒷전에서 혼자 세상에 맞서 고군분투한다. 동생의 고통이 자기의 것이 될 수 도 있었다는 자책감을 갖은채 자신만의 삶을 해쳐나가려 노력한다. 그럼에도 비아는 매우 어른스럽게 동생을 미워하거나 질투하지 않고, 오히려 고통에 짜증내는 동생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준다. 당연해 보이지만 이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기에게만 쏠린 관심을 곁에서 보고 자란 비아는 나이에 비해 너무 성숙한 소녀이다. 그래서 마음이 더 쓰이고 험난한 삶을 시작한 동생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하지만 자신도 행복하지만은 않은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맘편히 바라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의 중심. '엄마'역 '줄리아로버츠'. 진정한 Pretty Woman.(다음 발췌)
훌륭한 조력자. '아빠'역 '오웬 웰슨'. 개인적으로 코믹 연기보다 이런 연기가 더 잘어울리는것 같다.(다음 발췌)

  그러한 점에서 어기의 엄마(줄리아 로버츠)와 아빠(오웬 웰슨)의 역할과 자세도 눈여겨 볼 만하다. 엄마는 어기를 남들과 동일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며 사회에서도 어기가 동등하게 대우 받기를 바란다. 그래서 교육도 동일하게 시키고 남들과는 다른 부분에 대해서 어기가 크게 신경쓰지 않도록 교육한다. 아빠도 마찬가지로 어기의 흉터는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라는 자세로 세상에 나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세상에 맞설때는 동등하게 맞설것을 어기에게 이야기한다. 가족이라는 테두리가 가지는 힘을 미국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유지하는 근본적인 힘이라고 생각하는것 같다. 이 영화 역시 기본적으로 가족을 한가운데에 둔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의 두 기둥인 엄마와 아빠역의 두 배우는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연기를 보여준다. 

세상에 나서는 어기(다음 발췌)
어기를 바라보는 동갑내기 친구들(다음 발췌)
어기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친구 '썸머'. (다음 발췌)

  어기는 학교에서 잭윌이라는 친구를 사귀게 된다. 교장선생님으로 부터 '착한아이' 역할을 부탁받고 처음엔 어기를 대하지만, 곧 어기의 본 모습을 알고 진정한 친구가 된다. 작은 오해로 둘 사이는 멀어지지만 과학 경진대회 준비를 계기로 다시 친구가 된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썸머'라는 여자친구가 어기에게 손을 내밀어 친구가 된다. 모두가 어기의 외모로 선입견을 가지고 판단을 하게 되지만 결국엔 어기의 내면을 알아보고는 그와 친구가 된다. 이 영화를 단순히 장애아가 겪는 정서적인 갈등, 장애아 가족이 겪는 어려움 등으로만 분류하고 단정짓기엔 조금 억울할 듯 한데 모든 청소년들이 그 시기에 겪을 수 있는 일들을 그린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남다른 외모를 가진 '어기'라는 설정이 있었지만 현실에서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을 보면 비단 남들과는 다른 '외모'때문만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이유로 그들을 자신들과 '구분'하려는 성향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저 '다름'이라는 구분선이 그들을 구분짓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속에서 홀로 싸워나가는 '어기'를 보면서 현실과 다르지 않은 안타까움을 느꼈다. 친구인 잭 윌, 비아의 친구인 미란다, 그 주변인들의 관점에서 어기를 바라보는, 혹은 그 반대의 입장과 상황도 이해되게 설명해준다. 그런 점에서는 성장영화의 요소도 담고 있다.

어기의 학교연설 중 (다음 발췌)

  영화 '원더'는 가족 영화이면서 친구의 이야기도 함께 담은 성장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의 마지막에 가면 어기의 남다른 외모는 전혀 신경이지 않는다. 다만 청소년기를 지나는 성장통을 겪는 세상 모든 평범한 청춘들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친구와의 우정, 가족과의 사랑, 이성과의 사랑 등 세상 모든걸 움직이고 중심을 잡아주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어기의 나래이션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장면에서는 진정한 친구의 역할을 관객에게 말해주고 있는것 같다. 친구를 사귀려면 용기와 인내도 필요하고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인정하는 솔직함도 필요하다. 그건 비단 어린아이 뿐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공통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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