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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가슴시린동화.가위손(EdwardScissorhands.1990)

by 꿈꾸는구름 2019.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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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영화의 배경장소인 마을과 가운데 있는 성 (다음 발췌)

  동화같이 밝고 알록달록한 마을 한가운데에, 어둡고 기이한 산꼭대기위 산보다도 더 어둡고 기이한 성이 하나 있다. 너무도 대비되는 이 장면은 이 영화의 주제를 한마디로 말하고 있다. 과연 어느 곳에 사는 사람이 더 밝고 선할까? 눈에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라는, 세상의 많은 이치들을 영화는 동화같은 말투로 거칠게 꼬집는다. 팀 버튼 감독의 작품이자 그의 페르소나인 조니 뎁을 만난 영화 '가위손'. 이전 영화인 '배트맨'에서 상업 영화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팀 버튼은 이 영화로 다시 한번 상업영화 감독으로서의 그의 재능을 세상에 알리며 유명세를 탄다. 어울리지 않게 그의 직장이었던 '디즈니'에서 이단아 취급을 받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남몰래 그리던 그는, 그의 삶의 사건 하나하나가 남긴 사건들로 인한 영향으로 이 영화를 만든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에드워드가 된 조니 뎁. (다음 발췌)

  가위손을 가진 남자 '에드워드(조니 뎁)'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이다. 자신을 만든 아버지가 자신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손을 선물하려다가 그만 죽게되고 그의 손은 가위로 남아 외로이 성에 살고 있었다. 외딴성에 살고 있던 에드워드를 화장품 외판원인 '펙(다이앤 위스트)'이 발견을 하고 그를 마을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바로 '가위손'이다.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발견은 조니 뎁이라는 배우이다. 아직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던 그는 이 영화에서 무표정한 인조인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서 대중에게 자신을 각인시켰다. 그 후로 팀 버튼감독의 영화에서 주연으로써 자주 얼굴을 보이면서 스타로써 발돋움하였다. 물론 그의 연기력이 뒷바침 되었던 것이지만 말이다. 그런 그가 훗날 '캐러비안 해적'의 '잭 스패로우'선장이 될 줄을 그누가 알았을까. 그의 잠재력은 이 영화에서 이미 빛을 발하지만 아직은 풋풋한 모습의 젊은 영화 배우일 뿐이었다.

실제 연인이 된 두 배우. '킴'역의 '위노라 라이더'와 '에드워드' 역의 '조니 뎁' (다음 발췌)

  그리고 여주인공역의 위노나 라이더. 전작 '비틀쥬스'에서 개성 강한 소녀의 모습을 연기했던 그녀는 이 영화에서는 여성미를 마음껏 내뿜는, 여리지만 내면은 강인한 소녀를 연기한다. 영화 촬영 도중 실제 연인사이가 된 두 배우는 촬영 후 뜨거운 러브 스토리를 만들었으나, 결론적으로 헤어져서 각자의 길을 간다. 그리고 이별 후에는 단 한번도 영화에 함께 출연하지 않았다. '가위손'은 '인간성'에 대한 고찰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에드워드는 마을에 내려 온 뒤 '펙'아줌마가 자신의 남편 옷을 내주며 살뜰하게 챙긴다. 옷을 넘겨받은 옷을 입지 못하는 에드워드를 도와서 옷을 입혀주는데 에드워드는 자신이 처음 입고 있던 옷을 벗지 않고 그 위에 옷을 입는다. 마치 자신의 가위손을 벗지 않는 것처럼 에드워드는 그 옷위에 아줌마가 준 옷을 입는다. 사람들의 사이에서 생활하기 위한 그 옷은 에드워드가 원해서 입은 옷이 아니라 사람들이 원해서 입는 옷이다. 그렇기에 에드워드는 자신의 옷은 벗지 않고 그 위에 옷을 입는 것이다. 옷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의 가치였을까. 누구의 욕구였을까. 분명한것은 에드워드의 요구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방송에도 출연하게 되는 '에드워드' (다음 발췌)

  신기하고 생소한 '에드워드'의 모습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은 금새 그의 가장 큰 콤플렉스인 '가위손'을 사랑하게 된다. 미완성인 그 손으로 미용을 하고, 화단을 가꾸고, 사람들의 환심을 산다. 물론 에드워드가 의식적으로 환심을 사려고 든건 아니었지만 본의 아니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자연스레 환심을 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이 시기심이 되는건 한순간이었다. 이웃들은 이슈가 생기면 서로에게 전화를 걸고 의심하고 추측하고 이야기를 전한다. 에드워드가 마을에 처음왔을때도 그랬고 그가 불미스러운 일로 오해를 받을때도 그렇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준다는 것은 내가 직접 체험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오해와 편견이 생기기전에 말이다.

성에서 홀로 얼음조각을 하는 에드워드 (다음 발췌)

  작은 오해로 사람들의 에드워드에 대한 호기심에 작은 틈이 생기고 그 틈을 비집고 시기심이 자란다. 사람의 군중심리라는게 그렇다. 자신은 명백히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더라도 다수의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 그게 자신의 의견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로 에드워드는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기심과 질투, 거기다가 미움까지 받게 된다. 그들이 자신들 마음대로 정의하고 사랑했던 '가위손'은 이제 더 이상 사랑스러운 재주를 가진 손이 아닌 흉측하고 기괴한 손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미움은 분노로 자라고 이내 에드워드는 자신의 자유의지로 온 게 아닌곳에서 다시금 자신의 자유의지와는 상관없이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영화에서 에드워드는 평소에는 무표정하게 있지만 사람들의 사랑과 친절앞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방응으로 '싱긋' 웃어 보인다. 만드렁진 사람인 에드워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표정인것처럼 조금은 과장되게 표현이 되지만 그의 웃음을 보고 있자니 그렇게 편하지만은 않다. 그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그렇게 친절하고 사랑을 담은 것들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중요한 도구인 '가위손' (다음 발췌)

  결론은 이루어 질 수 없는 슬픈 사랑을 얘기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사랑이야기 보다는 인간과 사회성에 대한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은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슬프지만 살아가는 내내 편견과 오해, 나를 속상하게 하는 사람들은 늘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그냥 흘려보내는게 맞는것이다. 마치 에드워드 처럼. 다만 내게 다가온 사랑과 친절에 싱긋 웃어보이면 되는 것이다. 결국 세상과 부딪혀 살아가는 삶의 사건들을 끌어 안을지 흘려보낼지 결정하는건 자신의 몫이니까. 물론 영화를 본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에드워드'가 성안에서 홀로 얼음조각을 할 때 흩날리던 눈이 마을로 내려가 그 아래에서 춤을 추던 '킴'의 사랑스러운 모습은 잊을 수 없기는 하다. 동화책을 읽으며 심리학을 공부한 느낌이랄까. 이후로 계속된 기이하고 요상한 영화들속에서 틈틈히 보인 팀 버튼 감독의 사회성 강한 메세지를 보노라면 '가위손'에서 본 느낌이 전혀 틀리지는 않았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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