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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WhoAreYou?.라이온킹(LionKing.1994.2019)

by 꿈꾸는구름 201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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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2019년 3D 영화의 메인 포스터(다음 발췌)

  25년 전에 보았던 2D애니메이션인 '라이온 킹'이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개봉했다. 25년 전의 그 기억에 실사에 버금가는 그래픽을 선보인다는 광고 글귀에 기대를 안고 관람했다. '실사에 버금간다'는 말이 무색하리만치 그래픽 기술은 놀라운 발전을 했고, 실사인지 그래픽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얼마전 개봉했던 '알리타' 보다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자의 갈퀴가 흩날리는 모습은 보는내내 감탄을 자아내게 했으며, 비맞는 동물들의 질감과 빛의 난반사까지 잡아내는 기술에 혀를 내둘렀다. 이게 애니메이션 영화인지 다큐멘터리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2019 라인온킹. 무파사와 심바(디즈니 발췌)
1994 라이온킹 무파사(디즈니 발췌)

  얼마 안가면 배우들의 초상권을 사들여 그래픽으로만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대가 곧 올 것 같다. 그 정도로 그래픽 기술은 많은 발전을 하였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의 상상력은 더 빛을 발하여 멀지 않은 미래에는 영화 현장이 아니라 수십대의 컴퓨터 앞에서 영화가 제작되는 현실이 다가올 것이라고 본다.

2019 라이온킹. 심바.(디즈니 발췌)
1994 라이온킹. 심바.(디즈니 발췌)

  자... 그래픽의 발전은 놀랍고 놀라운데 영화 얘기를 해보자. 이미 영화 개봉 후 논란이 많이 되고 있는걸로 아는데, 이미 94년에 영화를 매우 재미있고 감명깊에 본 나로서는 실사이미지에 넋을 잃은 처음 30분 정도는 영화의 몰입도가 상당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실사 이미지가 오히려 몰입도를 방해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는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동물들이 말을 하며 연기를 하는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표정 연기는 거의 없고 대사만 하는 실제 동물들의 영화를 보고 있는것 같아서 목소리 따로 동물들의 행동 따로 보는것 같은 느낌을 내내 받았다. 영화의 감정과 스토리를 전달하는데에 표정 연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앞서 말했지만 그래픽의 기술력이야 말할것도 없이 훌륭하지만 오히려 너무 실사 같아서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같은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디즈니하면 노래와 춤이 함께하는 뮤지컬 적인 요소가 가득한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데 말이다.

1994 라이온킹 심바, 품바, 티몬 (디즈니 발췌)

  94년 원작에서 보았던 동물들의 다양한 표정들이 보이지 않아 뭔가 가면을 쓰고 억지 연기하는 듯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특히나 영화의 감초 역할을 하는 심바의 친구인 품바와 티몬은 매우 아쉬운 캐릭터로 나온다. 그들의 표정이 얼마나 풍부했었는지를 다시금 느꼈고, 그 표정이 보이지 않을때 감정이 얼마나 전달이 안되는지를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영화의 주제가인 'Circle Of Life'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을 부를때의 모습들은 립싱크를 하고 있는게 너무도 분명히 보여서 감정이입이 전혀 되지 않았다. 94년 영화에서는 노래를 부르고 있는 티몬과 품바가 보였는데 말이다.

1994 라이온킹 티몬과 품바(디즈니 발췌)

  이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알라딘'과 비슷하지만 다른 부분을 찾는다면 '라이온 킹'은 원작에 지나치게 충실했다는 우를 범했다는 것이다. 같은 2D 애니메이션 원작에서 실제로 사람들이 등장해서 제작 된 '알라딘'의 경우 적절한 시대상을 반영하는 메세지와 각색이 들어간 반면에 '라이온 킹'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물론 사람이 등장하지 않아서 시대상이 반영 될 이유가 없겠지만 메세지의 다양화나 원작과는 다른 새로운 면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게 남는다.

2019 라이온킹 자주와 심바(디즈니 발췌)
1994 라이온킹 자주 (디즈니 발췌)

  그리고 영화를 다시보면서 느낀점은 94년에 영화를 보고 나서 그렇게 외치고 다녔던 '하쿠나 마타타'가 좋은 의미만 담은 말은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의미야 모두가 알다시피 '잘 될 것이다.' '근심걱정 모두 떨쳐 버려라.' 장도로 해석이 되는데 현실에서 큰 좌절과 아픔을 겪은 심바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기 위해 새로 만난 친구인 품바와 티몬이 심바에게 처음로 한 말이다. 심바는 이 말을 주문 처럼 외우며 현실을 잊는다. 정확히는 현실을 도피하는 것이다.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고 자신의 삼촌이 왕위를 차지하고 자신의 왕국은 몰락해가는 현실을 외면한 채 사자인 자신이 벌레를 잡아 먹으며 멧돼지와 미어캣과 함께 친구로 살아가는 것에 안주를 하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까맣게 잊으면서... 영화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너는 누구인가?''네가 누군지 잊지 말아라'이다. '누구' 즉 '자아'를 찾으라는 말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말고 살아가라는 얘기인 것이다. '라피키'의 인도에 다라 죽은 아버지인 '무파사'를 만난 '심바'는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말라는 충고를 전해듣고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왕국으로 '날라'와 함께 간다. 그리고 자신의 왕국을 되찾고 왕이 된다.

2019 라이온킹 (디즈니 발췌)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자신을 잊은 채 살아갔다면 그 나름의 인생이 있었겠지만 '왕'인 자신의 모습은 영영 찾지 못했을 것이다. '모두가 잘 될 것이다'라는 태평한 무사안일주의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삶에는 그런 부분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가 가슴속에 품고 있어야 할 중요한 사실은 자신이 '누구'인가 라는 질문과 현명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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