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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리뷰]민주주의를위해.변호인(辯護人.2013)

by 꿈꾸는구름 2019.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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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의 메인 포스터 (다음 발췌)

  우리나라는 반만년, 5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1970년~1980년대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프고, 슬프고, 억울하고, 지우고 싶은 그런 역사라고 생각이 된다. 물론 이전의 사료들이 충분치가 않아 더 그러한 역사들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1970년대에 태어나서 이땅에서 지금껏 살아 온 나로서는 역사를 돌아 볼 때 우리나라의 70~80년대의 역사는 유독 매우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내가 그 시대를 관통해 온 사람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 '그러한 국가'의 분위기 속에서도, 두려워하거나 물러서지 않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분연히 일어난 역사에 남아있지 않은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음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소중하지만 하찮게 대하고 있는 공기처럼 민주주의를 하찮고 당연하게 대하고 있는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지금의 평화로운 '민주주의'를 위해 그 시절 '시민'들이 어떤 고통, 공포, 좌절, 억압, 탄압을 받았는지는 겨우 몇 장면의 흑백자료와 역사가들의 말에 의해 전해들은게 다이지만, '변호인' 같은 영화를 통해 그나마 역사적 진실을 마주할 때면 꾹꾹 눌러두었던 응어리들이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다.

변호인에서 '송우석' 역할을 한 송강호 (다음 발췌)

  영화 '변호인'은 1981년에 실제로 있었던 '부림사건'을 기초로 하고 있다. '부림사건'은 제5공화국 군사독재정권(전두환)이 집권초기에 통치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일으킨 부산지역 최대의 사건으로 양서협동조합을 통해 사회과학 독서토론을 하던 학생, 교사, 회사원 등을 영장없이 체포한 뒤, 짧게는 20일 길게는 63일 동안 불법으로 감금하여 구타 및 고문을 가하였다. 이로써 독서모임이나 몇몇이 다방에서 나눈 이야기들은 정부 전복을 꾀하는 반국가단체의 '이적 표현물 학습'과 '반국가단체 찬양 및 고무'로 몰리게 되었다. 한마디로 '빨갱이''좌파'로 몰린것이다. 당시 검사측은 이들에게 징역 3~10년을 구형하였고, 재판정은 5~7년의 중형을 선고하였다. 당시 변론은 부산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전 대통령), 김광일 등이 무료로 맡았는데, 특히 노무현은 고문당한 학생들을 직접 접견하고 권력의 횡포에 분노하여 이후 인권 변호사의 길을 가게 된다. 옥고를 치르던 이들은 1983년 12월 전원 형집행정지로 풀려나게 되었으며, 이후 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하였다. 이 무렵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던 노무현 변호사의 동료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

세무 변호사로 잘나가던 송우석변호사 (다음 발췌)

  영화 속 송우석(송강호) 변호사는 고졸 출신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시 공부를 포기하려다 마음을 다잡고 고시를 거쳐 변호사가 된 입지적인 인물이다. 극 초반에 돈을 벌기 위해 변호사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어려웠던 과거를 비추어 볼 때 완전한 공감이 간다.  동료 변호사들의 조롱을 받으면서도 세무변호사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자수성가한 인물로 보여진다. 극 초반은 말그대로 '능글능글한' 송강호의 연기를 볼 수 있다. 매우 인간적이면서도 유머와 웃음을 잃지 않는 그의 모습은 평범한 소신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아울러 그 시절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겠지만, 정치적 사회적 사건에 대해서도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돈만 밝히는 '속물'이라고 사람들이 손가락질해도 많은 돈을 버는 그는 그 자체가 행복했다.

송우석과 그의 사무장 박동호(오달수) (다음 발췌)

  순탄하기만 할 것 같던 그의 앞에 단골집인 순대국밥집 아주머니(김영애)가 아들을 찾게 도와달라며 찾아온다. 처음에는 꺼림직해 하며 도움을 망설이지만 함께 찾아 간 구치소에서 그의 아들(임시완)을 직접 대면하고는 군사정권의 탄압과 억압에 충격과 분노를 느끼고 변호인을 자청하며 사건을 맡는다. 이 영화가 개봉 당시 아니, 개봉 전부터 극렬하게 호불호가 갈린 이유는 극중 '송우석'이라는 인물이 누가 봐도 (고)노무현 대통령의 과거사와 판박이기 때문이었다. 제작사에서도 '노무현' 그 당시 변호인을 모티브로 했다는 시인을 했기에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자와 반대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개봉전부터 갑론을박을 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영화에서는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중요한게 아니다. 80년 당시 군사정권의 악랄한 민주주의 탄압과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한듯 자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리고 그 중심에 군부와 경찰, 사법부, 검찰 등 국민을 보호하고 지켜 주어야 할 국가 기관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운 충격으로 다가 올 뿐이다. 이러한 일들이 실제로 자행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도 충격이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서 불과 40여년전에...

국밥집 아주머니(김영애) (다음 발췌)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법정드라마로 변모한다. 법정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국가보안법 위반자로 피고인이 된 '진우'와 그의 동료들을 열정적으로 변호하는 송우석 변호인의 모습이 집중적으로 그려진다. 영화 전반부에는 '능글능글'하던 송강호는 영화 후반부에서는 '포효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나 공안경찰인 '차동영'(곽도원)과 대질 심문하는 장면에서는 분노를 넘어 폭팔하는 연기를 보여준다. 법정을 울리는 그의 목소리와 분노의 눈빛은 잊을 수가 없다. 송강호는 이 연기를 위해 사흘전부터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연기를 위해 따로 '연습'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이 장면이 주는 카타르시스를 위해 그는 수백번을 되풀이하는 연습을 통해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진우(임시완)'와 접견중인 송우석 변호인 (다음 발췌)
공안경찰 차동영(곽도원) (다음 발췌)
법정에서 변호중인 숭우석 변호인 (다음 발췌) 

  민주주의는 그냥 누리는게 아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이름없는 '시민'들 '국민'들이 분연히 들고 일어나 용감하게 독재정권의 총칼에 맞서 싸운 결과물이다. 80년대의 국가 경제 상태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말그대로 먹고살기도 바빴을 그 시절 우리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들은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고자 용기를 내었던 것이다. 사회와 정치에 국민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 -알렉시스 드 토크빌-'는 말처럼 딱 그 수준의 정부를 갖게 될 것이다. 현재와 멀리 떨어져 있는 80년대가 아니더라도 불과 몇년전 겪었던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같은 일을 다시 겪지 않는 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기에 국민은 늘 깨어 있어서 국가를 견제하고 유지해야 하는것이다. 송우석 : 국가? 증인이 말하는 국가란 대체 뭡니까? 차동영 :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 몰라? 송우석 :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가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국가란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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