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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72

[영화리뷰]초콜렛상자에서발견한인생관.포레스트검프(Forrest Gump.1994)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살면서 본 몇 안 되는 사랑스러운 영화, 포레스트 검프. 관객의 감정을 붙잡고 억지로 끌어올리는 갈등 요소 하나 없이, 잔잔하지만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장면들의 연속으로 관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이끈다. 그리고 감동과 웃음도 선사한다. 잔잔한 호수같은 영화이다 포레스트 검프는. 평화로워서 뭐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욱 감동이 배가 되고 웃음과 울음이 절로 나게 되는 그런 영화이다. 톰 행크스란 명배우가 두 시간이 넘는(142분) 런닝타임을 홀로 이끌어 가지만 전혀 힘겨워 보이지 않는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스크린을 자유롭게 뛰어다닌다. 극 중 '포레스트 검프'처럼. 역사적 사실과 주인공의 삶을 교묘하게 실타래처럼 엮어 놓은 시나리오 기술에도 박수.. 2019. 8. 29.
[영화리뷰]늘어진런닝셔츠의멋짐이란.다이하드(Die Hard.1988)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는 한마디로 남자의 영화다. 맨 주먹으로 상대와 격돌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는 그런 남자의 영화다. 이런 영화에선 악당은 비열하다기보단 냉철하고 강하기 마련이고 주인공은 착하기보단 끈질기게 묘사된다. 강하고 치밀하고 때로 멋지기까지 한 악당들에게 대항하여 단 한 명의 사내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다. 그는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한 팔에 중화기 하나씩 들고 무지막지하게 상대를 향해 갈겨대거나 탐 크루즈처럼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채 쿨한 미소를 날릴 여유가 없다. 그저 늘어진 런닝셔츠 하나 걸치고 피곤에 찌든 얼굴로 이리 뛰고 저리 뛰기에도 바쁜 것이다.그는 그야말로 '아날로그' 액션 영화의 영웅이다. 이곳 저곳, 안 다니는 곳 없이 건물을 헤집고 뛰어다니.. 2019. 8. 28.
[영화리뷰]홀로안은공포감.인생은아름다워(La Vita E Bella.1997)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웃음에도 종류가 있다. 요즘 미디어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유머'란 보통 타인을 조롱하거나 자학의 코드를 담고 있다. 이처럼 상황과 당사자의 심경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깎아 내리거나 조롱 섞인 부정적인 웃음이 있는 반면, 절망적인 순간 삶을 소생시키는 힘을 주는 긍정적인 웃음이 있다.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의 는 그 후자를 이야기한다. 유대인 학살이라는 역사상 가장 어둡고 침울했던 비극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가 역설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고 희생을 이야기 하고 있다는 자체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이다. 영화가 시작되는 배경은 세계 제2차 대전이 일어날 무렵, 독일이 막 유대인들을 학살하려고 하던 직전의 모습을 비춘다. .. 2019. 8. 27.
[영화리뷰]숲을나오자숲이보인다.레이디버드(LadyBird.2017) - 결말을 포함한 다수의 스포일러 있습니다 - 영화감독인 그레타 거윅은 감독보다는 배우로 이름이 먼저 알려진 여성이다. 블록버스터에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요소가 강한 영화에 주로 출연을 하였으며 매우 독특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너무도 훌륭하게 연기를 해낸 배우로 인디 영화계나 소규모의 저예산 영화에 주로 출연을 해 온 배우이기도 하다. 하지만 미국 독립영화계에서는 오히려 최고의 스타 감독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린 건 꽤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녀의 첫 장편 단독 연출작인 '레이디 버드'는 그녀 본인의 경험을 모티브로 제작된 자서전적인 성장영화이다. 그레타 거윅의 뛰어난 각본과 연출, 그리고 주연배우인 '시얼샤 로넌'과 '로리 멧칼프'의 빼어난 캐미 등이 절묘하게 조화된 이 영화는 개봉 다음 해인 .. 2019. 8. 25.